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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 나보다 좀 위 연배인 동향 선배가 한 사람 있다. 이 양반의 식사 속도는 실로 놀랍다. 같은 식탁에 앉은 다른 사람들은 우아하게 몇 마디 대화를 나누면서 국물부터 몇 술 떠먹고 이제 슬슬 시작한다 싶으면 이 양반은 벌써 식사를 끝내고 디저트를 들기 시작한다. 한 3~4 분이면 족히 모든 것이 다 끝난다. 이 양반이 잘 알만 한 화제로 질문을 몇 개 던져놓고 식사를 해보기도 하고, 또, 식당에 좀 먼저 가서 먼저 시작해 보기도 하고, 별별 방법을 다 해봐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 선배가 식사를 빨리 하게 된 사연인 즉슨 참 눈물겹다. 사병으로 군 복무하던 시절에 선임하사가 식당 군기를 잡는다며 매 번 식사를 시작하고 정확하게 2분 후에는 “식사 그만”을 선언했고, 병들은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식기 트라이를 들고 짠밥 통으로 향해야 했단다.
실은 선임하사가 왜 그렇게 식사 시간을 짧게 줬는가 하면, 부대 한 켠에서 하사관들이 돼지를 키웠단다. 당시에만 해도 직업군인들의 월급이 형편없어서 부업으로 돼지를 키웠단다. 머 따로 사료를 사댈 돈도 없었을 거니와 돈이 있다 한들 애초부터 그럴 생각이 없었을 거고... 돼지들을 빨리 토실토실 살찌우려면 짠밥이 많이 나와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병사들이 살아남을 방법은 주어진 시간 2분 동안 최대한 빨리 먹는 것뿐이었다. 식판의 밥을 둘러싸고 벌어진 돼지와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결과로 식사를 빨리 하는 습관이 몸에 베인 것이다. 제대한 게 언젠데, 세월이 까마득하게 흘러도 그때 습관이 안 바뀐단다. 그래서 집에서도 식구들끼리 도란도란 함께 식사를 하는 경우는 아예 없단다.
일전에 식사 행동이 침실에서의 행동하고 상당히 유사하다는 내용의 글 한 번 올린 적 있지? 이 양반 침대 매너는 어떤지 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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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