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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4-5 년쯤 전에 2년 동안 토요일을 통째로 내 맘대로 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아조 신나는 일이다. 그 전부터 낡은 집 고치는 일을 취미로 해보고 싶었는데, 마음만 있었다. 마침 와이프가 어디서 뭘 물어왔다. 집고치는 거는 딱히 가서 배울 곳이 마땅치 않고, 전통가구 만드는 장인 밑에서 좀 배워보지 않겠냐고. 해서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서 운영하는 전통공예건축학교 라는 데를 등록했다.
내가 등록한 “소목” 과목은 그러니까 가구 만드는 목수일을 말한다. 박명배 선생님이라고 그 분야에서는 상당히 인정받는 분이었나봐. 실제로 배워보니 전통가구(소목)의 구조와 제작 원리를 아주 잘 가르쳐 주셨고, 인품도 훌륭한 분이셨다. 토요일 오전 3시간씩 기초반 두 학기, 연구반 두 학기, 총 네 학기를 다녔다.
한 학기에 작품 한 점씩을 만들었다. 첫 학기 보석함, 둘째 학기 서안, 셋째 학기 문갑, 넷째 학기 사방탁자. 총 네 점을 만들었는데, 이 네 점 속에 나무로 만드는 모든 형태, 기능, 공정이 다 들어있어서 이넘들만 잘 이해하고 만들어내면 기초적인 기술은 다 익히는 거라고.
대개 3 시간 수업이면 시간외의 노력이 그 몇 배는 되어야 제대로 따라갈 수 있을 것인데, 나는 그럴 사정은 되지 못해 겨우 깍두기 비슷하게 2년 내내 끌려 다녔다. 나무 작업이 다 끝나면 마무리로 칠하는 작업과 장석을 다는 작업이 남는데, 나는 네 개의 작품을 하는 동안 나무작업 겨우 따라가는 것으로 만족하고, 칠과 장석 작업은 하나도 하지 못했다. 뭐, 사실 나는 칠도 장석도 하지 않은 것이 더 예뻤다. 내 눈에는 그랬다는 거다. 와이프도 그 점에 동의했다.
2년 과정을 마친 그 다음 해에 박명배 선생님이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로 되셨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오잉? 고뢔? ..... 해서 하는 수 없이 나는 인간문화재의 제자가 된 것이다. 누가 머라 해도 나는 중요무형문화재 55호 소목장 박명배 선생님의 제자다.
증거로 사진 몇 장 올린다.
야들은 보석함이다. 여기다 칠을 하고 장석을 달기만 하면 된다.
야들은 서안이다. 책상다리 하고 앉아 책 펴놓고 조는 곳이다. 이넘도 아직 칠과 장석 마무리가 안됐다.
이렇게 해서 한 삼십년 정진하면 이런 작품 나온다. 작년 연말에 있었던 박명배선생님 전시회 도록에서 찍은 것인데, 전시회 열리기도 전에 모든 작품이 판매완료 되었단다.
관련 질문 환영한다.
그런데, 아는 거는 암 것도 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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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