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평한옥수리]그녀가 감당이 되지 않는군요! 한옥에서 책과 이야기도 하고 친구들과의 시간도 만들고... 문화 공간으로 이용을 하시고 싶다던 시인들을 만나러 새볔에 길을 나섰다.... 그가이꺼 여럿 달라 붙어 풀 뽑고, 쓰레기 치우면 될것을 뭐가 어렵단 말인가? 도착 후 대문을 열면서 심각성을 느끼기 시작 했다. 니가 나를 버리는데, 낸들 너를 못버릴소냐 한옥은 지속적 관심을 보일것을 나에게 보여 줬다. 바람에 기우러진 측백은 베어 버렸다고 하더니 잔해가 어지럽다.
단풍나무는 뭐가 신나서 저렇게 펼쳐 놀고 있는지?
이런 자태를 뽐내던 그녀는 어디가고 !
풀들은 저렇게 세멘트 틈새에서도 살아 볼려고 기를 쓰는데, 나는 저것들을 뽑을려고 기를 쓰고 마당 틈새에서는 오동나무, 뽕나무까지 내키를 넘어 자라고 있다.. 일년만에~~~
작년 태풍때 처마밑 물받이는 홀로 분투를 하다 나를 부르며 순국했다...
내가 관심을 가지지 않는데, 한옥이 나에게 관심을 보일 필요는 없는 그런 관계였나 보다... 그녀는 일방적 사랑을 요구하고 있다. 심란하다 이제 어쩔것이냐! 싸울것인가? 작전상 후퇴를 할것인가? 군만두에 소주를 마시면서 고민을 했다.
수도만 고치는데 하루 걸렸다. 마당의 수도꼭지는 부러져 있지, 세면장 샤워기는 깨져서 새고 보일러실 공기 빼는 밸브도 새고 있다... 공구도 맞는게 별로 없고, 부품사러 장흥읍내까지 두 번 아궁이 있는 방이 좋아 내가 마지막으로 내손으로 고치겠다며 남겨둔 방! 벽지를 걷어 보니 25년전 신문으로 초배를 했다... 초배지 위에 벽지가 두장 있는걸로 보아 약 10년마다 한 번 씩 도배를 했거나 주인이 두번 바뀌었는지도!

아침이 되면 빨리 퇴각을 해야 겠다는 생각뿐.. 내가 감당할 수준을 넘어 섰다고 판단 했다... 몸으로 땜방을 하는 건 땀방울에 대한 모독이다. 장평한옥에서 도망 가야만 될 구실만 찾았다.... 내가 손댈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섰고 틀어진 관계는 구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했다. 장평한옥을 사랑해 주세요! 그리고 관심을 가져 달라는 부탁만을 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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