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시라 ? 텐샤가 생활방 방장을 맡는다고 ? 내가 생활방 복귀를 안 할 수 읎지.
지난 일요일 아침에 있었던 일들....
일요일임에도 둘 다 바쁜 하루가 기다리고 있는 날이다. 나는 사무실 나가서 밀린 잡일들 해야 했고, 와이프는 하루 종일 강의를 들어야 될 일이 있고(다시 말하지만 우리집 와이프는 깨어있는 여성이고, 항상 공부하는 주부다. 와이프가 만든 저 짤방 작품 보고 믿어라) 해서.
와이프가 아침 밥상을 차리기에 앞서 어디서 선물 들어온 한라봉을 몇 개씩 까서 비닐 봉지 두 개에 나눠 담아 왔다. “뒀다가 시들면 맛이 없으.... 이거 한 개씩 갖고 가좌”면서. 맞는 말이고 좋은 말이지만 새삼스럽게 “뒀다가 시들면 맛이 없으” 이 말을 왜 했을까 하는 생각이 휘릭 스쳐 지나갔다. 잠시 후에 아침 설거지(이거는 15년째 내 몫이다)를 할라고 씽크대 앞에 서는 순간 좀 전에 스쳐 지나간 의문이 해결되었다. 흰 곰팡이가 아주 약간 피어있는 부산 오뎅 넙적한 거 세 개가 비닐 봉지에 담긴 채 버려져 있었다.
점심 도시락을 마련할라고 가는 길목에 있는 단골 김밥집에 들렀다.
와이프: 아줌마 김밥 두 줄 싸 주셔요. 한 줄씩 따로 싸 주셔요. 단무지는
넣지 마셔요.
( 그러고 있는데 웬 아저씨 한 사람이 들어왔다. )
아자씨: 아줌마 김밥 세 줄 싸 주셔요. 하나는 단무지 넣지 마셔요.
단무지 대신 계란 넣어주셔요. 사장님: 단무지 안 넣은 거는 해드릴 수 있는데 계란은 못 넣어드려요. 아자씨: 왜요? 전에는 그렇게 해줬잖아요? 전에 그렇게 해준 거 먹은
적이 있는데... 사장님: 우린 그렇게 해준 적 없어요. 안 돼요. 와이프: 아자씨, 이 가게에 그런 거 없어요. 우리는 5년째 단무지 안 넣는데.
대신 뭐 넣어주는 거 일절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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