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통께서 말씀하셨었다. 솥뚜껑 운전하는 여자도 있지만 오솔길을 함께 걷고 싶은 여자도 있는 거라고, 자전거를 타다 보면 노통 말씀한 그 비스무리한 오솔길이 보일 때도 있다.
오솔길 첫급을 꼽자면 30여년 전 판교 인근 정신문화연구원 뒷길로 걷던, 지금은 이름을 알지 못하는 저수지 길이 아릿하다. 가을날 저물녁 쑥부쟁이 벌개미취 꽃 피던 시절 오솔길, 발을 멈추고 종이배를 띄우기도 했었거늘...
두번째는 선암사에서 송광사로 가던 산 기슭 비탈자락 길이다. 별 감흥이 남아 있지 않다.
마지막으로는 인천공항에서 자기부상열차를 타고 종점에 내리면 무의도 가는 배를 탄다. 배 타고 5분 가면 내린다. 무의도 국사봉을 거쳐 호룡곡산을 타서는 내려와 서쪽 바다를 보며 걷는 오솔길이 쥑인다. 겨울날이면 서해를 건너 온 바다가 눈보라가 되어 매섭게 뺨때리며 덤벼든다.
배호 노래 파도가, 부딪쳐서 깨어지는 물거품만 남긴채 가버린 그 사람을 못잊어 웁니다, 신파로 달려 드는 거다. 그런 바다가 보이는 오솔길 언덕에서 눈보라를 맞아 보았는가? 양수리 오솔길을 발견하고는 꺼낸 기억이다. 그대들의 오솔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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