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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이 다 가기 전에 마무리했어야 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는데, ... 구월이 오지 말았어야 했다. 기어이 구월은 오고 말았고, 나는 이렇게 또 떠밀려서 힘겹게 구월을 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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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업무로 젊은 친구 둘과 함께 지난 주 일주일간 스페인 마드리드 출장을 갔다 왔다. 내가 낯을 좀 가리기도 하고 말도 좀 안 되고, 새로운 곳에서 임기응변에 능하지 못하고 하다 보니 젊은 친구들이랑 같이 가면 편한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새로 알게 된 사실 하나. 왜, 공항 여행사 창구에서 체크인 하잖아. 그걸 인터넷에서 미리 할 수 있더라? 그렇게 하니 창구에서 꼬불꼬불 길게 줄 서서 기다릴 필요도 없고, 또 좌석도 자신이 지정할 수 있더라. 나는 촌스럽게도 창가 좌석에서 창문을 통해 숲이건 사막이건 호수건 바다건 저 밑에 까마득히 보이는 풍경 보는 것이 즐겁고, 열 시간을 훨 넘는 비행시간도 그냥 견딜 만한데, 대개의 경우 그런 행운은 내게 잘 오지 않더라. 마침 젊은 친구가 인터넷으로 미리 체크인 하면서 내 자리를 창가에 잡아줬는데, 갈 때는 이늠시키가 잡아준 자리가 날개 바로 위 쪽 창가여서 아예 암 것도 볼 수가 없었다. 이늠시키 무슨 억하심정으로다가...
돌아오는 길에는 내가 단단히 일러줘 바깥 경치가 아조 잘 보이는 곳으로 잡아줘서 그리 힘든 줄 모르고 시간을 보냈다.
업무를 보는 짬짬이 시내 구경을 했는데, 유럽 어느 도시를 가 봐도 그렇듯이 악기 하나 달랑 들고 길에 나앉아 모자나 악기 케이스 앞에 놔두고 연주하는 장면 흔히 볼 수 있자나? 돈도 벌면서... 나는 그게 제일 부럽더라. 거리의 악사는 내 노년의 롤모델인디...
자신의 몸으로 행위예술인가 마임인가 뭔가 하고 있는 친구들도 자주 보게 되잖아? 뭐 기발하기는 하지만 저거 얼마나 힘들까 싶었는데, 딱. 아조 충격적인 장면을 보았다.
이건 뭐 행위예술가라기보다는 요기(yogi) 인가본데. 노 수도승이 통 대나무 막대 위에 태연히 앉아있고, 잚은 수도승이 그 대나무 막대를 한 손으로 가볍게 들고 앉아있었다. 이런... 주머니를 뒤져 동전 두어개를 상자에 던져넣었더니 대나무 막대 위에 앉아있던 수도승이 가볍게 미소를 지으면서 돈 상자 옆을 가리켰다. 뭔 쪽지들이 꼬깃꼬깃 꽂혀있어 하나를 뽑아 펼쳐봤더나 뭐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 진리는, 행복은 바깥에 있지 않고 너 안에 있느니라... " 어디서나 듣는 뻔한 얘기지만 저 수도승들의 자세를 봐라. 그냥 듣고 흘릴 말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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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내공의 힘인가.....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