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병원은 주 5일 근무라서 오늘 노는 날이거덩.. 근데 부르는거야.. 난 부르면 나와야 되는 사람이거덩..
아침 8시 전화받는데 엄니가 옆에서 소리지르는 거야.
야~! 오늘 나랑 11시에 어디 가기로 했쟈너!!
난 이케 엄니랑 환자랑 사이에 끼이면 젤 슬퍼... 둘다 소중하거든...
둘 다 더 소중해진 이유가 있어.. 내가 요 몇년간 환자를 착실히 했거든.. 수술을 8번인가 9번인가 했어.. 이젠 세기도 싫다.. 환자 해보니까.. 그거 참... 내가 열심히 환자할 때 엄니가 옆에 계시느라구 머리는 반백 비스므리 해졌구.. 허리도 할머니처럼 바뀌셨거등... 집에서 운전할 수 있는 인간이 나 밖에 없어.. 에고. 내 팔자야...
그렇게 내 팔자.. 하고 있는데. 엄니가 금방 회개하셨는지.. ^^ 나 혼자 택시타고 가께.. 하시더라.. 울 엄니 훌륭하시지? ^^
간단히 맹장수술(진짜는 충수돌기염) 두 명 하고 갈라구 했는데.. 아띠... 한 젊은이 뱃속이 떡인거야.. (아 미안.. 우린 복막염이 뱃속에서 넘 심해서 장이 막 엉겨있으면 떡이라고 그런다 화내지마.. ㅜㅜ) 근데.. 말이지.. 외과의사 보기에 안좋아보인거지.. 그래서 보호자 불러서 소장암 어쩌구.. 26살 청년이구.. 보호자는 엄니인거 같던데.. 내가 잽싸게 곁에 가서 겨드랑이에 손 꼈다.. 얼굴이 허얘지고 있는거야.. 젠장.. 저케 질르냐...
내가 옆에서 조곤조곤 말했다.. 그건 최악의 경우.. 아주 드문 경우이고.. 나이가 젊으니까.. 그럴 일은 거의 없을 거에요.. 수술을 진행해봐야 좀 더 확실해져요.. 나가서 앉아계세요.. ㅜㅜ
마음이 영... 그랬다...
저것도(외과의사) 젊어서 그러지..
그나저나.. 일 끝난 엄니 모시러도 못하겠다... 에휴.. 내 팔자.. 쫄따구 맡겨놓고 잠깐 나왔다.. 드간다.. 나 병 맞지? 그 와중에 여기다가 이걸 쓰고 있으니...
가람이맘,스나이퍼, 꺼벙이/고마워.. 역시 봉팔네가 최고야. ^^ 이제 밥 먹으러 가야지. 쫌 배고프네..
미니파더/혹시 1프로라도 왕따시키려는 흑심아니지? ^^ 난 원래(태생이?) 비주류야..
물론, 아름다운 내 나라에서 주류가 되고 싶은 꿈을 꾸는.. 같이 가자~~ ^^
인드라망/ 음.. 어려운 말이다. ^^
음.. 어려운 말이다. ^^ 
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