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총 게시물 6,555건, 최근 0 건
|
|
|
|
[일상] 사람을 [발견] 하는 일 |
|
글쓴이 :
 시적모험
날짜 : 2011-03-26 (토) 02:01
조회 : 6807
추천 : 31 비추천 : 0  
|
시적모험 기자 (시기자)
기자생활 : 5,132일째
뽕수치 : 62,093뽕 / 레벨 : 6렙
트위터 :
페이스북 :
|
아랜, 예전에 딴데서 끄적여논 글인데, '컨텐츠 보강차' 올려둡니다. (딴것들도 종종)
나는 나를 해명할 만큼의 진실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 말은. 수년 전,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서 절 못마땅히 여기던 어떤 이가 불식간에 던진 '이 화냥년아' 라는 말에
그저 배시시 웃는 나를 보며 의아해하던 지인들에게 내가 던졌던 말입니다.
다들 자기 일인냥 분노하며 난리를 쳤으니 여자에게 저 말은 꽤나 치명적인가
봅니다. 값싸게 내놓는 계집쯤으로 받들면 되겠습니까?
모릅니다 나는. 그래서 나는 저 말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난 저리 되었던 적이 있었을 수도 있고, 또한 앞으로 될련 지도 모릅니다.
내가 나를 규정할 수 있을 정도로 세상 모든 관점들을 수집하진 않았으니깐요.
결국 나는 다면체로서 존재합니다.
실상 그 면면엔 내가 최소한으로 인지하는 본연의 모습이 없다 할 지라도
내가 따로이 불쾌해 하거나, 상대를 설득할 이윤 없습니다.
내 안엔 여전히 내가 디뎌보지 못한 곳들이 많으며 때때로,
그 곳들은 의외의 인물에 의해 발견되기도 하니깐요.
나란, 죽을 때까지 미지의 영역입니다.
어떤 무리를 이루는 관계들을 포용할 때 우리는 그 무리내의 다양성에 주목합니다만,
그에 못잖게 개개의 인간이 보유한 다측면에 대해서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인간에 대하여 입면도로만 접근을 하면 우리는 그 인간의 뒷켠에 자리한
비밀의 정원이나, 군불 지핀 사랑방 같은 것을 발견치 못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을 들여다보는 것도 일종의 재주입니다.
내가 상대의 어느 측면을 바라보냐에 따라,
상대는 노래할 때도 있겠거니와 때론 늑대처럼 달려들 때도 있을 겁니다.
이걸 혹자는 '관용의 능력'이라던가 '배려의 힘'이냐고 하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이건 그냥 '발견하고자 하는 자세'로 족한 겁니다.
대단한 성인군자의 마음을 빌려오지 않아도, 잠시만 정성껏 들여다 보면,
상대의 볕, 상대의 꽃, 상대의 바다가 어디에 있는 지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꼭 굳이 커다란 셰퍼드가 짖어대는 정문만을 이용하지 않으셔도 된단 소립니다.
한 사람을 두루 둘러본 후, 가장 꽃길이다 싶은 곳으로 가 살짝 노크만 하면.
비록 그게 전부는 아닐 지라도, 우리는 어떤 사람의 예기치 못했던 내면과도
악수를 나눌 수 있습니다.
주체가 내가 된 경우에도 마찬가집니다.
비록 어떠한 이가, 하필 나의 꽃길을 두고 진흙탕길로 나를 밟으며 들어왔다 해서,
그에게 물을 끼얹으며 내칠 필욘 없습니다. 그 길을 밟아 짓이긴 것은 상대이지만
어쨌거나 그러한 길의 소유자는 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길이 있으니, 그가 들어선 것이며. 그 길이 내가 미처 몰랐던 뒤안길이였다해도
황량히 버려진 무관심에 대한 책임은 나한테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나도 두루두루 나를 둘러 보아야 합니다.
자주자주 산책을 나가, 내 어느 곳이 질퍽한 지.
내 어느 곳이 황폐한 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으쓱하고 음침한 뒷골목에서 혹 나도 모르게 피살된 누군가의 시체를
찾아낸다면, 그제서라도 고이 상여를 받드는 마음과 눈물을 보이면 됩니다.
그리곤 다신, 그런 이가 없도록 가로등을 켜고 빗을 들어 쓸고 닦는 날들을
이어가면 되는 겁니다.
누구라도 개같은 본성을 가지고 있으며, 누구라도 개같지 않은 본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단순히 그 양반은 개다. 그 양반은 인간이다. 라는 구도 안에
가둘 순 없습니다. 이는 나로선 조율의 문제이자 상대로선 접근의 문제일 뿐입니다.
그러니 본인에 대하여 너무 심각하게 해명치 마십시오. 억울해하지 마십시오.
하트로 안 된다면. 위트라도 가져다 쓰십시오.
제가 유시민이 지닌 장점 중, '독설'을 좋아하는 이유도 이것에 있습니다.
그가 상대를 발견해내기 때문입니다. 그가 상대에게 성찰할 기회를 주기
때문입니다. '싸가지 없는 것' 이라고 일단 아픈 소릴 내지릅니다만.
결국 그들이 말하잖습니까 쨌건, '옳은 말' 이라고.
늘 경청하십시오. 비록 그게 쌍소리일 지라도.
그것 또한 누군가에게 들킨 '자신'입니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1-03-26 04:26:34 바보문예에서 이동 됨]
|
|
|
글쓴이 :
시적모험
날짜 : 2011-03-26 (토) 02:01
조회 : 6807
추천 : 31 비추천 : 0
|
|
|
|
 |
|
총 게시물 6,555건, 최근 0 건
|
|
|
|
|
|
|
 |
|
 |
|
|
|
|
<사진영상> |
인생 ▼
|
연애결혼가족 ▼
|
조리건강미용 ▼
|
여행등산해외 ▼
|
패션공예 ▼
|
IT생활 ▼
|
생활법률경제 ▼
|
반려동물, 식물 ▼
|
생활유머 ▼
|
|
|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