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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바보생활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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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민들레
날짜 : 2011-05-05 (목) 11:06
조회 : 5864
추천 : 14 비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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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기자 (민기자)
기자생활 : 5,148일째
뽕수치 : 34,027뽕 / 레벨 : 3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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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푹 쉬어"
아침에 밥 하려고 일어나려는데 남편이 붙잡는다.
"푹 쉬는 게 다 뭐야? 오늘 김치 담아야지..."
지난 주부터 지독한 감기에 걸려 골골하고 있다.
출근 안하는 날이니 푹 쉬라는데
출근 안하는 날 할 일은 따로 있더라.
오늘 어린이 날이네.
시집가서 아들을 낳아 고등학생, 중학생이 되었는데도
우리 엄만, 어린이날 내게 선물을 주셨다.
환갑이 넘어도 자식은 자식이라는 말이다.
그런 우리 엄마가 어린이날 새벽에 돌아 가셨다.
아버지는 그보다 10년쯤 일찍 돌아가셨는데
그 날도 5월이다. 5월 11일
가정의 달이라는 5월에 난 부모님을 다 잃었다.
이제는 돌아가신 지가 오래 되어 일부러 기일에 산소에 가지는 않는다.
시부모님이 살고 계시는 가까운 곳에 부모님 산소가 있어서
그냥 오다가다 다녀오는 정도...
아들이 어린이날 특별한 계획이 있냐고 묻는다.
"없다. 토요일 7일 우린 김포에 간다.
어버이날에 즈음하여 할아버지, 할머니 뵈고
겸사겸사 간 길에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산소에도 다녀 오려고..."
그렇다면 어린이날은 저희들이 알아서 지내고
토요일 본가에는 저희들도 가겠단다.
그래서 내가 오늘 김치를 담는다는 것이다.
아침 일찍 먹고 시장에 갔더니, 장이 제대로 열리지도 않았다.
그래도 대충 채소 가게는 문을 열어서 장을 봤는데
배추 3포기 한 망태에 4,000원이다.
이건 뭐 사 먹는 사람은 좋다지만, 농사꾼은 어찌 살라고...
두 망태만 살 계획이었는데, 세 망태를 샀다.
무는 한 개에 1,000원 3개만 샀다.
마음에 드는 미끈하게 잘 생긴 오이는 2개에 1,000원이란다.
15,000원 어치 사니까, 덤으로 3개를 준다.
내가 시집가니까 시할머니 78세, 시어머니 48세다.
그 날부로 살림이 내게 넘어왔다.
어머니는 들일이 많아서, 시할머니 감독하에 내가 맡게 되었는데
우리 엄마가 그러셨다.
"너 어머니한테 잘 해라. 며느리 노릇만 하다가, 시어머니 노릇도 못해 보고
며느리에게 살림을 넘겼으니, 딱 하다."
어머니가 바로 낀 세대였던 거다.
그런데 지금 내 신세가 그렇다.
우리가 본가에 간다 하면, 큰아들, 작은아들 다 온다.
한 번에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 다 찾아보는 것이 되니 마다할 이가 없다.
장 봐 가지고 와서, 배추 9포기 다듬어서 절여놓고
오이 15,000원 어치 33개 씻어서, 부추 한 단 썰어넣고
양파 3개, 사과 2개, 곁다리로 새우젓도 넣고 믹서에 드륵륵 갈았다.
오이 소백이 나 그런 건 못한다. 특별한 경우에는 멋내서 하지만...
그냥 들들 버무렸다.
어머니네 한 통(어버이날 분명히 시누가 올 것이다, 당근 어머니는 딸을 주고 싶은 것이다) 넉넉히 담고
우리도 한 통, 큰아들네도 한 통, 작은 아들네도 한 통
집집마다 나눠 담아 놓았다.
그런데 문제는 소금에 절여지고 있는 저 배추다.
커다란 배추가 9통, 4등분 해서 절여 놨으니 36쪽이다.
골골하면서 일하는 마누라가 안타까운지
남편이 점심은 나가서 사 주겠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회비빔국수...
나가서 맛나게 먹고오면, 우렁각시가 와서 담아 놓고 가면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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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민들레
날짜 : 2011-05-05 (목) 11:06
조회 : 5864
추천 : 14 비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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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