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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아까 마케터 경추 디스크란 말에 죽는 병 아니다 댓글 달았다.
대책 없이 낙천적이지.. 하는 예쁜 말에는 낙천적이어도 된다. 잘난 척 했다.
에휴.. 정말.. 난 대책이 없다..
근데도 마케터는 곱게 대응했다..
마기자.. 사랑한다~ (친목질 경계! ^^)
두 가지쯤 얘기하고 싶다..
사과는 정식으로 진심으로 해야 한다는 거...
‘싸가지 없음’은 진짜 경계해야한다는 거...
한 15년 전쯤에 의료사고를 낸 적이 있었다.
(아참.. 난 마취과 의사다.)
내 잘못은 아니었지만, 환자는 수술 한달 후쯤 사망했고 나는 형사고발 당했었다.
재판하는 동안 마음에 묵직한 돌덩이 하나 넣고 다니는 거 같았지...
무죄.. 라는 판결을 들었지만 평생 상처로 남았다.
상황도 상황이었지만..
아직 마음 가장 깊은 곳에 남아있는 것은...
잘못된 사람이 50대 중반 가장이었는데,
아들이라는 아이가(늦둥이였는지, 앳된 목소리였어. 고등?)
내 방에 전화를 해서
자기 아버지가 왜 그렇게 됐는지 직접 듣고 싶다는 거야.
난 아이라서 당황했고, 한 번 더 객관적인 설명을 했고 전화를 끊었다.
이렇게 돼서 너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못했어..
고발된 상태라.. 혹 불이익 당할까봐...
갑자기 가장노릇을 하게 된 부인을 대하면서도 미안하다는 말 못했어..
상처 입은 심연같은 눈동자... 잊을 수가 없다..
그리구..
한 일년 전 쯤에는 이런 일이 있었다.
수술실에 한 40대 여자환자가 정형외과 수술 하러 들어왔는데,
내 수준(^^)에 별 환자 아니었거든..
근데 무지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거야..
그날 무지 바쁘고 힘들었는데, 짱나게...
그래서 뭐라뭐라 한마디 질렀다.
그리고 마취를 시작했지..
근데 한 달쯤 후, 원무과에서 온거야..
퇴원한 그 환자가 병원 원무과에서 한바탕하고 병원장 찾고 난리라고...
집으로 일단 돌려보냈는데 어쩌면 좋겠냐구...
그 분한테 전화를 했다.
막 뭐라더라.. 자기가 공황장애도 있고, 약 먹고 있는데..
그런 식으로 대했다고...
순간 마음이 짠~하더라.. 진심으로 사과했어.
“정말 미안합니다.. 수술실에서 불안해서 그러셨을텐데
그렇게 차갑게 대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마음 푸십시오.”
옳고 그름, 잘잘못...
그런 거 진짜 중요하지..
참된 가치가 무시되는 요즘 같은 세상에.. 더욱...
그런데.. 난 나이 먹을수록,
상처를 대하는 마음... 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누구든 상처를 받아서 아파하면 일단 안아줘야 한다구 생각해...
판단은 미루고... 큰 상처를 안은 사람일수록...
아무 말 없이 그렇게 해 줄 수 있다면 정말 좋고...
상처를 회복하는데 진심어린 사과가 필요하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하구...
그런데도 내 싸가지는 아직도 그대로네...
바른 소리.. 차가움...
아니야.. 좀.. 나아지고 있다 생각한다. 아니, 그렇게 믿구 싶다..
큰 병을 앓을 때, 가장 사랑하는 친구가
비싼 수업료 운운할 때, 열 받았지만...
난 진짜 비싼 수업료 치뤘으니까... ^^
너무 무겁나? 그래두 다 지나간다.. 흔적을 남기긴 하지만...
우리는 지금.. 사랑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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