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버이날, 저녁식사 자리였다. 자리에 앉자마자 올해 시집간 작은넘이 "아빠, 여름 티셔츠!" 밝게 웃으면서 불쑥 작은 박스를 내밀드라. 약간은 실망했다.
현금이 좋은데 ... 하지만 겉으로는 엄청 고마운 척 ^^ 사실은 고맙지 고마워. 고맙고 말고 ... 그런데, 현금보다는 조금 덜 ㅎㅎ~
도란도란 ~~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큰넘이 하얀 봉투를 내밀더니 "아빠, 이거 엄마 모르는거야" (아이들 엄마는 가게지키느라 참석 못했다.) '하이고, 그럼 그렇지. 바로 이거야 이거!'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실제로 좋은 기색도 마니마니 해줬고 ㅋ~
조금 있으려니 뒤이어 작은넘이 또 하얀 봉투를 내밀더라. "어? 선물도 주고 현금도 주는거야? 하이고~ 울 작은딸 이쁘다 이뻐~~ " 사위들도 있고해서 조금은 쑥스럽게 얼렁 뒷주머니에 봉투를 챙겨넣었다.
식사비는 큰 사위가 내고 ...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

혼자 짱구를 굴렸다.
큰애는 선물을 안사고 식사비 냈으니 돈이 조금 더 들어있을게고 ... 작은애는 옷을 샀으니 조금 덜 들어있겠지 ... 그렇게 집에 도착했다. 아이들이 사온 카네이션을 꽃아 놓고는 ... 오자마자 봉파리닷컴을 켜서 아빠의 글도 보여주고, 요즘 돌아가는 상황도 들려 주었다.
그리고는 아이들 넷이서 한참 봉파리닷컴을 보는 사이, 옷도 갈아입을 겸 작은 방에 들어가서 봉투를 열어보았다. 작은넘이 준 봉투를 보니 신사임당이 보인다. 얼렁 꺼냈다. 5만원권 한장. 음 ... 티셔츠 샀으니 당연 5만원했겠지 모 ... 큰넘이 준 봉투를 열었다. 만원짜리 열장 ... 음, 넌 저녁을 샀지만 큰넘이니 당근 10만원은 해야지 ...
그리고는 무심코 빈 봉투를 찢었다. 그런데 반동가리 난 봉투사이에 노란 색깔이 보이는거 있지. '아이구머니 ...' 얼렁 봉투를 까서 뒤집으니, 작은 넘이 넣은 봉투 속에 신사임당 한 분이 반쪼가리로 찢겨져 있네. 흐미, 내가 미친다 미쳐~~
또 그것이 뭔 자랑이라고 이 속알머리 없는 넘, 아이들에게 그대로 고해 바쳤다. "아빠!!!!~~~" 자지러기게 웃고 쌩난리가 났다. ㅎㅎㅎ~~~
"언니. 10만원 한거야?" "너도?"
내가 몬산다. 내 실수로 애들 다 뽀록 나부렀다. 우리 뭔일이든지 절대로 예단하지 말자. 정치도, 건강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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