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경계선을 넘어 충북까지 점심 먹으러 다녀왔다. 오며가며 창 밖을 보니, 나무마다 새순이 자라, 산이 포동포동 살이 찌는 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내 기대를 저버리고, 우렁각시는 우리집에 오지 않았다. 배추는 알맞게 폭 절여진 채로 그대로 있다. 그대신 우리집에 우렁남편이 있어서 다행이다. 나보고 피곤한데 한 잠 자라고, 자기는 지금 마늘 까고 있다. 마늘 다 까면, 쪽파도 다듬으라고 했다. 나는 한 잠 자라는 시간에 이 짓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점심 먹으러 간 집은 대청호변에 있는 작은 식당인데 충청북도 요식업체 중에 판매율 1위라나 뭐라나... 간단하게 송어회를 비벼서 먹는 것인데, 한참 먹다가 국수를 넣어서 비빈다. 그 다음에 매운탕에 공기밥까지 먹으면, 임금님이 부럽지 않지.
그런데 말이다. 오늘 우리 상 바로 옆에 한 가족이 우리보다 한 발 늦게 와서 자리를 잡는데 척보니, 딸이 부모님 모시고 온 것은 아니고 아들, 며느리가 부모님 모시고 왔더라. 할아버지 할머니는 우리상과 붙어있는 상에 앉으셨는데 아들, 며느리와 손자, 손녀는 그 다음 상에 앉더라. 여섯이서 왔으면 셋씩 앉던지 해야지 말이야 다 먹도록 봐도, 할머니는 계속 할아버지 시중을 들어가며 잡수시고 아들, 며느리네 식구는 지들 끼리 키득대면서 먹는데 확 패 주고 싶더라.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우리 봉팔러들은 그런 사람 없지? 오랫만에 부모님 뵈러 와서 모시고 식사하는 것이면 부모님 곁에 앉아서, 시중도 들어 드리고 말 시중도 들어 드리고 그래야지 말이야...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