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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에게는 딸만 둘 있습니다.
아이들 어렸을 때 일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교통신호만은 철저히 지킬 것을 당부하고 또 당부하고 ... 그렇게 교육시켰습니다. 그래서 신호를 위반하다 걸릴 때만큼은 과감하게 매를 들었습니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정도 이상이었습니다.
두고 두고 ... 신호등 앞에 서기만 하면 회초리를 든 아빠의 모습이 연상되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무심결에라도 신호를 위반하지 않도록 반사적인 행동으로 각인시킨다는 것이 저의 의도였습니다.
뭐, 공중질서를 잘 지켜라 그런 차원이 아닙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수도 없이 건너야 할 교통신호등. 이것을 어겨서 발생하는 불상사들 ... 이것만은 아이들한테 막아주자는 부모된 마음이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혼을 낸 건 휴지를 아무데나 버릴 때였습니다. 남에게 욕먹을 짓은 하지말자는 의도였습니다. 아이들에게 호되게 야단치고 회초리를 든 경우는 이렇게 딱 두가지입니다. 이외에 제 기억으로는 공부를 못한다 등등으로 혼낸 적은 별로 없습니다. 기본 이하로 점수를 받았을 때 한 두번 정도 ...
두녀석 다 그럭저럭 실망시키지 않고 잘 자라주었습니다.
모두 시집도 보냈습니다.
최근의 일입니다.
같이 길을 걷는데 먼저 가던 두 녀석이 신호등 앞에서 대기하다가 서로 깔깔대고 웃더라고요. 왠일인가 했더니 작은 녀석 하는 말
"아빠, 나는 지금도 신호등 앞에서는 아빠가 생각난다? "
"몬 얘기야" 하고 시덥잖게 물으니
옆에서 또 큰넘이 한마디 거듭니다.
"ㅋ~ 나두 그래. 그때 신호위반하다 걸리면 엄청 맞았지..."
"아하, 그랬었지 참. ㅎㅎ~"
정작 매를 들었던 저는 까마득히 잊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신호가 바뀔 때까지 이어집니다.
"근데 신기하게 신호등 앞에서는 머뭇거려져. 이리저리 살피게 되고 ...
"그래, 매맞은 덕인가봐. 아빠 고마워~~"
"고맙긴 짜샤~"
다같이 유쾌하게 웃으면서 푸른 신호등을 건넜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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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