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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외미마을 이야기>는 제가 이 동네로 이사온 후 친구가 된 털보네 주변 이야기입니다.
최 털보는 외동아들 재헌이 말고
또 하나의 아들이 있습니다.
이름이 <개>입니다.
제가 털보랑 어느 정도 낯이 익을 무렵입니다.
털보가 "개!" 하고 큰소리로 부르니
쬐만한 개 한마리가 털복숭이를 종알종알 굴리며
엉금엉금 어디선가 기어 나옵니다. 의자 밑이네요.
그리고는, 털 속에 감춰진 버찌같은 두 눈을 초롱초롱 굴리면서
앙증맞게 지네 주인을 쳐다봅니다.
"친구야~ 지금 뭐라고 불렀냐?
털보는 "개!" 간단하게 말하고 입을 다물어버립니다.
미처 눈치채지 못한 제가
"이름이 몬데? 하고 물으니, 털보가 천연덕스럽게
"개가 개지, 개가 무슨 이름이 있냐? " 이럽니다.
"야~ 장난하지 말고!"
"허참! 난 말이야 .... 개들한테 이름을 붙여주는게, 도대체가
이해가 안가. 개면 개지 개한테 뭘 더 해주냐?"
눈썹 하나 깜딱 안하고 결연히 대답합니다.
그래서 장난하나싶어 또 확인차 물었습니다.
그래도 진지하게만 대답하는 털보 ....
그 사이 손님이 오자 가게 안으로 쏙 들어가 버립니다. 나원 ....
마침 오가는 동네 손님들이 "개" 하고 부르니
이 녀석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치어다보는데
그때서야 털보 말이 진짜임을 알았습니다.
개도 지 이름이 <개>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더라구염 ^^
그런데 부르는 분들도 <개>라고 부르는게 쫌 이상한 모양입니다.
그래도 뭐, 주인이 그렇게 부르니 할 수 엄끼도 하고 ....
달리 이름도 없구요 .... 그러니 다들 개라고 부르면서도
어쩐지 어색하고 잼나다는 표정으로
늘상 장난끼 어리게 불러댑니다.
유독 털보만 변함없이 <개!>하고 짧고 진지하게 불러댑니다.
하기사 팔십이 넘으신 노모께서도 "개~~"하고 점잖게 불러대시는데야
정말 어울리지않지만도 뭐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ㅋㅋㅋ~
재헌이가 <개>를 쓰다듬어 주고 있네요.
본시 <개>는 유기견 출신이었습니다.
어느 추운 날 바로 앞, 다리 부근에서 덜덜덜 떨면서 오갈 데 없이 방황하는
개를 보고는 털보가 데려와 자식처럼 키우고 있는데 ....
한 식구가 된지 어언 10년 이상이 되었습니다.
(그 당시) .... 몇 개월 전에 .... 털보가 상당히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더군요.
이유인즉슨 .... <개>라는 녀석이 어찌된 영문인지 앞다리가 분질러져서
거의 장애상태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술비가 자그마치 40~50만원이
들어간다고 하더라구요. 후~ 이걸 어떡하나 .... 마침 외동아들 재헌이 수술비로
엄청 걱정할 때입니다. 그렇다고 다시 내칠 수도 엄꼬 ....
종당에는 수술을 했습니다.
근데, 요넘 참 희한합니다. 오가다 장난삼아 지한테 발길질 해댄 사람은
여지없이 기억하고 있다가는 100m 전에서부터 아주 요란하게 짖어댑니다.
그러면 벌써 털보는 누가 오는지 안보고도 알아챕니다 ㅎㅎ~~
짖어대는 정도에 따라 구분이 됩니다.
이넘, 제가 하도 살갑게 대해주니, 저만 가면 어느새 어디서 나오는지
아장아장 걸어와서 버찌눈으로 말꼼히 쳐다보며 제 무릎에 부벼댑니다.
귀여운 뽕순이 같은넘 ㅋ~
여기서 이사하고 몇 년이 지나 올설에 들렀더니 이넘이 글쎄
어디서 나왔는지 예전하고 똑같이 반가워합니다.
나참 .... 이해하기가 힘드네요.
이래서 소위 반려동물을 키우는건가 봐요.
털보가, 얼른 채송화 심고 ....
어머님 저녁해드리러 가야한다고 서두르고 있네요...
나이 쉰 넘어 사랑니 빼더니 .... 온통 얼굴이 샛노랗게 떠가지고 ....
그래도 글쎄 워낙에 가만 있지 못하는 성격이라 부지런히 움직이고는
둘째아들 <개>를 불러 같이 집으로 가네요 ㅋㅋㅋ~~
개는 마냥 좋아서 엉덩이를 흔들흔들~~~~
친구야, 잘 갔다와 .... 이따 밤 12시에 보자~
어제 겡식이 아우님이 가져온 닭똥집에 막걸리 한잔하고 자야지ㅋㅋ~~
그나저나 .... 으이그~~ 저맛에 개를 키우는 건가?
치~~ 잘났네 증말~~~♬♩~~
<털보네 주변이야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다음은 갱상도 마산싸나이 겡식이 아우님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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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