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엊그제 귀하신 젊은 부부와 함께 저녁을 먹고 나오는데
가든 앞 한 모퉁이에 남몰래 숨어 있는 꽃이 하나 있었습니다.
있을 때는 몰랐었는데 ....
모르고 스칠 뻔 했던 꽃....
주인아주머님께 물어보니
/덴드롱/
길다란 꽃줄기 .... 연초록 잎사귀들과 하이얀 꽃잎들 ....
그리고 붉디붉은 꽃술 .... 누굴 유혹하려는지 뱀의 혀처럼 낼름거리면서
상대방을 훑어낼듯한 그 꽃침은 ....
아름다움 그 자체였습니다.
단순한 오리지날의 색상 대비가 심플해 보였고 ....
그러기에 깨끗해보이면서도 귀티가 물씬 풍기는 그런 꽃이었습니다.
풍성한 줄기와 푼수(?)처럼 달려있는 무수한 꽃들이 꽤 인정도 있어 보였구요.
줄기는 위를 향하는데 꽃들의 시선은 하나같이 모두 땅을 향해 있는걸루 보아
수줍음이나 겸손의 미덕 또한 상당해 보였습니다.
아닌가요? 그럼 내숭?
ㅎㅎㅎ~~
갑자기 고은 시인님의 <그 꽃>이란 시가 생각났습니다.
외우기 좋고 의미도 많아서 늘상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는 시입니다.
그 꽃/고은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어찌 위대한 시인께서 저와 같은 이 어리디 어린 속내음을 가지고
이 시를 썼겠습니까만 .... 여하튼 이 시가 생각날 정도로 .... 그냥 갔더라면
두고두고 아쉬웠을 아름답고 이쁜 꽃이었습니다. 밤이라서 그래보였나요?
암튼 그땐 그랬습니다 .... 낮에 다시 한번 보아야겠네요 ㅋㅋㅋ~~~
순간 핸폰으로 그 모습을 담아보았습니다만 저녁이라 .... 그래서 웹상에서
가장 좋은 걸루 옮겨보았습니다.
그런데 주인아주머니 설명을 들으니 덴드롱이 줄기식물이더군요.
가만 놓아두면 벽이고 창문이고 천정이고 .... 줄기차게 뻗어 올라간다고 하네요.
덴드롱 ....
이 아름다운 꽃도 욕심은 한이 없는가 봅니다.
어느 정도 가다가 가만히 있으면 더 아름다워 보일 것을
어찌하여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뻗어만 가는 것일까요.
<내려갈 때 본 그 꽃, 덴드롱을 생각하며>
|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