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학교 시절 두발 자율화와 교복자율화 두 가지의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선배들 말로는 전두환이는 살인마라고 했는데 하는 꼬라지를 보니 프로야구도 만들어 주고 헤어 스타일도 살려주고 내 외모에 맞는 패션까지 완성 시켜주는 배려에 그래도 괜찮은 구석은 있는 대통령이구나 할 정도였다.
시행 초기여서 그랬는지 머리의 길고 짧음에 대해 선생님들의 간섭도 그리 크지 않았고, 또 당시엔 장말을 해야 멋있다고 착각들이 심해서 대부분의 또래 아이들 머리는 지금보면 촌스럽기 그지없는 덥수룩한 머리, 그 마저도 잘 감지도 않아서 냄새나는 지저분함 그 자체였던 것 같다. 그래도 머리통이 짱구였던 난 울퉁불퉁한 대갈통을 감출 수 있는 게 어디냐며 있는대로 머리를 기르고 다녔던 것 같다.
고등학교 시절.
갑자기 교련이라는 과목을 배우게 되었고 그 선생들이 다 군인 출신들이라는 걸 알았다. 교련선생님들이 군출신이여서 그랬는지 학생들의 장발을 눈뜨고 못 보았고 선생님들의 부지런함에 비례해서 학생들의 머리는 점점 짧아만 갔다. 그래도 용케 선생님들의 눈을 피해 학교에서 몇 안되는 장발을 유지했고 그게 곧 자랑거리인 그런 세월이었다. 고2 때는 등교길에 학교 앞에서 두발검사 한다 해서 그냥 하루 학교 안가고 제낀 적도 있는지라 선생님들이 가급적이면 눈감아 주곤 했었다.
문제는 고3 되면서 새로 온 교련 선생님이 부임하면서 부터이다. 교련: 야, 너 이름이 뭐야? 나 : 카이사르인데요. 교련:근데 너 머리가 왤케 길어? 나 : 제 머리는 원래 길어요. 교련: 뭐? 너 머리 깎고 낼 교무실로 와서 검사받어. 나: .......
며칠 뒤 복도에서 그 선생님을 다시 만나게 되었고 그 날 일이 갑자기 떠올랐던 선생님은 화가 나셨던지 당장 날 붙들고 교무실로 가서 머리를 홀랑 깎을 태세로 난리가 났었다. 옆에있던 담임 선생님의 중재로 간신히 풀려 나는데 내 뒷통수에 대고 이런다. "너 머리 꼭 깎아라. 내가 계속 지켜 볼거야."
그러거나 말거나 긴머리를 유유히 날리며 연애생활, 학교생활, 등등을 열심히 하던 어느 날 야간자율학습 시간이었다. 담임들의 배려로 1학년 때부터 내가 원할 때만 야자를 하기로 허락을 받아내서 야자를 하고 안하곤 내 마음이었다. 학력고사가 약 100일 정도 남은 시점이기에 나도 대학이란 곳을 가야되겠다는 마음으로 맘잡고 공부하려고 그날도 야자에 열심히 참여해서 엄청난(?) 집중력으로 공부하는 중이였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비슷한 생각이었기에 교실은 그야말로 우물 속 고요 상태였다.
그 때 교실 뒤쪽에서 들려오던 '째깍 째깍'하던 빈가위질 소리! 직감적으로 난 올게 왔구나 생각했고, 뭐 머리야 찝히면 깎으면 되지 하는 마음으로 선생님이 다가오길 기다렸다. 뒤에서 '오호 ~ 저기 장발 아저씬 누구야? 응! 너 누구냐?' 날 알면서도 비아냥거린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조용히 고개를 돌리고 '전데요'하고 받았다. '오~ 카이사르였구나. 난 누구라고. 그러게 내가 머리 깎으라고 몇 번 얘기했니? 오늘 선생님이 좀 도와줘야겠구나' 하면서 가위를 들고 내 옆으로 바짝 다가섰다.
담담하려 했지만 선생님의 가위가 움직일 때마다 드는 모멸감과 수치심은 점점 참을 수 없었고 계속되는 비아냥의 추임새는 날 폭발 직전까지 내몰았다. 그렇게 애써 참았던 눈물이 책장위로 뚝뚝 떨어지고 반 친구들조차 숨막히는 침묵 속에서 날 쳐다보고 있었으리라. 선생님이 교실을 나가고 누군가 내 손에 쥐어준 자전거 열쇠 하나. 그 길로 가까운 이발소에 가서 아저씨께 '아저씨 남은 머리 좀 잘 살려주세요' 했더니 그 아저씨 말씀 '아무래도 2부 밖엔 안되겠어'
그 슬픈 상황에서 아저씨의 그 말이 왜이리 웃겼는지 모르겠다. 혼자 막 웃기 시작하니 아저씨가 좀 멀뚱한 눈으로 쳐다보던 기억이 아직도 또렷하다.
사족은 달지 않겠다. 학교 룰을 먼저 지키지 않은 내 잘못이련만 사람이 사람의 머리를 깎아 준다는 것의 의미가 이리도 상반될 수도 있구나 하는 경험을 했고 그 아픈 경험은 지금도 내 맘 속의 상처로 남아있다.
ㅋㅋㅋㅋ
뿜었다^^ 미안..
사실 난 우리 막내삼촌이 생각났다.. 대구에 있던 삼촌이 명절때 집에오면 고모가 가위들고
삼촌쫓아 다니곤 하던 생각에...
고모: 이리와 이넘아~~(고래고래~~ 목청은 왜 그리 커던지..)
삼촌: 누나 왜캐여~~ 그카지마여~~
능글능글 이죽이죽 고모를 약올리던 삼촌도 벌써 머리 염색하실 나이가 되셨네^^
카이사르에겐 분노였는데..미안..
우씨 머리하니깐 생각난다.
나두 두발검사 엄청 개겼는데 하다하다 안되니 학생주임이 내 머리에 지 씹던껌을
전체에 걸쳐 아주 펴발라 놓는 바람에 할수 없이 깍았다.
친구들이 달라 붙어 휘발유,신나로 참빗으로 빗고 떼내려했으나 안되더라ㅠㅠ
당하고만 있어야 되는 참담함과 어떻게든 복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
그래도 난 카이사르처럼 울진 않았다.ㅡ _-)v
휑한 스포츠형머리에 좌절해서 방구석에서 올림픽이나 보면서 학교 며칠 안갔고.
그러다 귀뚫고 은링하나 달고 갔는데 선생이 기가 차서 잠시 말을 못하더니
따귀를 몇대 올리더군 반성문 한장쓰고 그 후론 두발검사에서 열외되었다,, 흠 ㅆㅂ
카이사르의 아픔을 아주 잘암 흐흑
우리학교가 좀 유별나게 단속이 심했던거 가터
우린땐 앞머리 2cm <<=== 이게 학교 규정이었어
물론 고3되면 앞머리를 3cm정도 까지 기를수 있는 특권이? 있었지만 ㅋㅋㅋ
고3 여름방학이 되기 바로 직전 일이야~
요리 피하고 조리 피해 댕기다 보니 내 앞머리가 4~5cm는 되는거야
이거 찬스잔어~!
잘만 넘어가서 여름방학 동안 좀 길러주면
머리를 좀 옆으로 넘길수 있는 상황까지 오게 되니 얼마나 설레겠어 ㅋㅋㅋ
그러던중
임빙 역쉬나 여름방학식 하는날
학생주임 선생님이 바리캉 들고 반마다 돌아 댕기면서 고속도로를 내주는거 였어
일부 용기있는? 칭구들은 날랐지만 난 딱 허구 걸렸단 말이지
여름방학식 하는날 앞머리는 고속도로가 나고
집에 오는길에 난 또다른 고민이 생긴거지
이발소 가서 박박 밀어야 하나? 아니면 그냥 개겨야 하나?
(푸ㅎㅎㅎ하)
기회는 자주 오는것이 아니다 하고선 그냥 게기기루 했지
그러고 시간이 흘러~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엔
나의 앞머리도 지법 자라나서
고속도로 난 부분을 그 옆머리로 덮는 편법을 이용한거야
지금 생각하면 참 우습기만 하지만
그땐 와이 그런일에 목숨을 걸었는지?
고속도로 난 부분을 그 옆머리로 덮고서
여름방학때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아즉도 있네 ㅎㅎ
중1땐가 내가 생활부장인가 뭔가를 맡았는데 바리깡은 내 담당이었어 그걸로 원하는 아이들 이발(빡빡으로)을 해주고 돈을 받았는데 물론 그 돈으로 학급비를 쓰기도 했지.....가끔 담임선생님에게 학급비 다 떨어 졌다고 하면 담임이 종례시간에 조금이라도 머리가 길어 보이는 아이들 머리 가운데에 고속도로를 내주었지.....그 꼴로 집에 가긴 뭐하니까 외상으로라도 이발을 하고 귀가 할 수 밖에 없었지.....ㅎㅎ 내가 바리깡에 기름칠도 자주 해주고 분해해서 청소도 해줘서 머리카락이 뜯기고 하는 일은 별로 없었어.....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