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광고파동이 있던 74년도 여름이었으니까... 꽤 오래 전의 일이다. 당시에는 정치, 경제를 제외한 내용의 해외 소식을 접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일간지 4 면 한 쪽 귀퉁이에 있는 "해외토픽" 난이었다. 거기서 봤던 토막뉴스 하나. 필리핀의 한 시골 초등학교 여교사가 반 아이들을 26 명이나 죽인 사건이다. 기억을 더듬어 재구성해서 쓴다.
때는 바야흐로 7 월 한참 더울 때다. 거기는(당시에는 우리나라도 좀 그랬지만) 여자가 노처녀 소릴 듣는 것은 무척 수치스러운 일이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1 학년 교사가 24 살 먹은 노처녀 였는데(지금 우리 기준으로 보면 아직 새파란 애기지만...), 그 반 아이들이 저들끼리 "노처녀" "노처녀" 하며 얘기를 하다가 그 노처녀 선생님에게 딱 걸렸다.
화가 난 선생님은 아이들을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운동장에 집합시켰다. 분을 못 참은 선생님은 겁에 질려있는 그 어린 아이들에게 전원 운동장을 30바퀴 뛰라고 해놓고 교무실로 들어갔다. 잔득 겁먹은 천진한 아이들은 그 더운 땡볕에서 시키는대로 운동장을 30 바퀴나 뛰었다. 뛰는 도중에 3 명은 쓰러지기도 했는데, 서로들 부축해서 질질 끌면서 끝까지 다 뛰었다.
반장이 교무실로 가서 선생님에게 다 뛰었다고 말씀드렸다. 그러고도 성이 안 풀린 선생님은 그 더운 여름 땡볕에서 휘청거리면서 운동장을 30 바퀴나 뛰고난 아이들을 다시 불러모아 피구를 시켰다. 발걸음 옮기기도, 가만 서있기도 어려운 상태의 아이들이 날아오는 공을 피하기는 어려웠던 것 같다. 처음 얼마간은 날아오는 공을 비틀거리면서 피했겠지. 그러다가.
결국, 16 명의 아이들이 공에 맞아 죽고 말았다.
그리고.
12 명은 금에 물려서 죽었댄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2-07-01 14:58:20 연예·스포츠에서 복사 됨]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