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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나이 먹고 늙어 간다는 거 자체가 서글퍼.
평소에는 내가 나이 먹었다는 게 잘 실감이 안나. 어릴 때 나이 많은 사람들을 보면 저 사람들은 분명 생각 하는게 나랑 많이 다를거야. 저들은 항상 바르고 옳은 길만 갈거야. 좀 더 합리적인 판단을 할거야. 등등의 어림짐작만 했었다.
하지만 내가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나란 개인의 생각과 철학은 쉽게 변할 수 없는 몸에 새긴 문신과 같더란 말이지. 그저 조금 비겁해지고 일의 선후와 결과를 따져 결과를 좀 더 두려워 할 뿐이라는 걸 점점 느끼기 시작했어. 다시 말해 나이 먹는다고 내가 금방 유식해지거나 생각이 깊어지거나 하는 것이 그냥 자동빵으로 쫓아 오는 것이 아니더라는 말씀이다.
그렇게 느끼기 시작하자 나이 먹는게 너무 허무 하더란 말씀.
물론 그런 과정에서 나이가 먹어도 지속적인 자기학습 어쩌고 하는 공자연하는 얘기도 있겠지만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내가 가장 늙었음을 자인해야 할 때야.
어느 날 길을 걸어가는데 너무나 정말 너무나 순수하고 어여쁜 중학교 내지는 고등학교 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애를 맞닥뜨렸어. 그런데 그 순간, 정말 이상하게 내 마음속의 일부가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지는 걸 느꼈어. 그 순간에는 왜 그런지 답을 알 수 없었어. 그 소녀랑 스쳐 지나고 나서야 내 머리를 쳤던게 '아! 난 이제 저런 소녀와 가슴 시린 사랑을 할 수 있는 때가 지났구나' 하는 거였어.
물론 나이도 나이 이려니와 결혼이라는 벽이 존재하지만 말이야. 그 때는 이상하게도 내가 너무 늙어 버렸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라구. 학창시절이 그립구 생각이 비약되면서 어릴 때 어울렸던 친구들까지 막 보고 싶은거야. 와이프 얘기로는 아직 철이 덜 들어서 그렇대.
밑에 불륜에 관한 글을 보고 과연 사랑이라는 것이 도덕적인 잣대로만 재어 질 수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해봤어. 난 아직도 상상 속에선 많은 연애와 가슴 떨리는 사랑을 하고 있거든. 좀 더 성숙하고 참된 사람이라면 그 대상이 책이고 예술이고 하겠지만 난 아직도 이성을 그리며 살고있어. 스스로는 내가 낭만적이라서 그렇다고 달래보지만 가끔은 남들이 치열하게 삶을 고민하고 투쟁하는 걸 보면 부끄러워 질 때도 많거든.
그냥 주절거려 봤어. 앞에 앉은 학생 놈들은 문제 언제 다 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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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