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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방의 지여의 글을 보고 생각이 나 이렇게 몇 자 적는다. 연재 할 능력도 안되면서 이것저것 연재글의 제목을 달아 놓은게 몇 개 되는데 일단 한 번 저질러 보는거지 뭐. ㅋㅋ
내가 회사에서 지역전문가로 뽑혀서 베트남의 서울대학교라 할 수 있는 하노이 국립대학에서 1년 정도 베트남어를 과외 받으면서 그 사람들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서 공부 할 기회가 있었어. 물론 그 뒤에는 1년 반 정도 TV 팔러 다닌다고 베트남 남부쪽(호치민시)을 샅샅이 훓었지.
우연찮게 남부쪽 책임자가 되서 비서도 있었고 영업사원, 회계, 서비스 직원 등등 해서 약 30명 가까운 직원들을 꾸려 나가는데 여러가지 면에서 문화가 달라 이해 못할 부분이 많았는데 오늘은 그 중에서도 그 사람들이 미안하다는 말을 안하는 이유에 대해서 말해볼께.
비서인 아가씨도 우리로 말하면 이대 정도는 나온 아가씨인데 매번 스케줄이 잘못되서 곤란을 겪었었어. '스케줄이 잘못 된거 같은데, 확인해봐!' 이러면 '아니야, 맞어' 이런 대답부터 나온다. 절대 다시 확인해 볼게 이런 말이 첨엔 안나와. 그러면 같이 한 번 확인해 보지. 내 말대로 잘못됐던 거야. 그러면 당연한 듯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고쳐서 줘.
한번은 예상 판매량을 잘못 잡아서 본사(하노이 TV법인공장)로부터 박살 난 적이 있었어. 분명히 회의까지 하고 물량을 input하라고 했는데 숫자를 잘못 집어 넣은거지. 거래선도 여러 군데고 모델도 많아서 자칫 잘못해서 생산이 차질이 빚으면 그 분분이 고스란히 재고로 남게 되거든. 굉장히 중요한 문제였어. 법인장(본사 상무)에게 박살나게 깨지고 담당자에게 물으니 그냥 자기가 숫자를 잘못 집어 넣었단다. 당연히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어느 날 회식자리에서 내가 영업사원 중 한 명(얘들 우리로 치면 거의 스카이 출신들이었다)에게 물어봤다. 니들은 실수를 해 놓고 그리고 내가 명색이 니들 보스인데 왜 미안하다는 말을 안하냐? 베트남인들은 그렇게도 자존심이 쎄냐? 고 물었다.
내 물음에 대한 그 친구의 대답을 듣고 어느 정도는 이해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들도 베트남 전쟁을 치루면서 우리처럼 남북이 갈라져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들이대며 치열한 전쟁을 치뤘다. 그러다 보니 서로 포로로 잡으면 '너 베트콩이냐(북부쪽)?' 아니면 '너 남베트남쪽이냐'라고 묻는다는 거지. 거기서 울물쭈물하면 바로 총알이 날아와서 목숨을 잃는 상황이기 때문에 무조건 잡아 떼었다고 했단다. 그래서 '모른다', '미안하다' 등 수세적인 말을 쓰지 않는 버릇들이 생겨 났다고 한다.
그 뒤로 일을 같이하며 내가 일부러'야, 이 대목에서는 미안하다고 해야 하는거 아니냐?'하고 먼저 외치면 그냥 씩 웃고 만다.
한국인의 입장에서 그들과 같이 일하는 것이 상당히 힘들었고 이해 안되는 부분이 많았고 지금도 그때 기억에 짜증나는 일들이 많이 남아 있지만 그래도 한국인이기 때문에 그들이 '미안하다'라는 말을 선뜻 하기 꺼려하는 건 충분히 이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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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