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이 있어 아이를 돌이 채 되기 전에 아이 외가집에 맡긴지 어언 1년반이 지났다. 아이 입장에서는 인생의 대부분을 외가집에서 보낸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애는 애미애비를 몰라봐도 너무 몰라본다. 맨날 스카이프로 얼굴을 보는데 애미애비를 본체만체... 근데 사실 애한테는 심정적으로 좀 섭섭하긴해도 100% 이해한다.
문제는 어른들이다. 아이 외갓집에는 외할머니와 이모 요렇게 딱 두분이 계신다. 처음에 맡길때는 그저 길러만 주신다면 고마울 따름이었는데, 두분이서 너무 아이에게 집착을 하시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가끔된다.
'xx야 아무개 난 못 준다', 'xx야 나도 아무개한테 권리가 있다구!', '너희들 그래서 애 키울수 있겠냐?' '그런식으로 하면 애 못줘'...
올 겨울에 데려올 예정인데 갈 수록 수위가 높아가는 것 같다. '우씨, 내 새끼를!' 하는 심술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그보다도 둘을 떼어놓았을때 애나 어른들이 받을 충격이 걱정이다. 이거 어케 스무스하게 넘어가는 방법 좀 없을까?
그렇구나. 애는 할머니가 길러도 같이 사니까 안 그러더라.
울 엄마 왈 ; "내가 애들 다 키웠지 니가 뭐 한 게 있냐? 내가 **이, **이 엄마지 니가 엄마냐?"
하지만, 애들은 그래도 엄마를 더 따르더라는.
이게 아마 떨어져 지내는 것과 한 집에서 사는 것의 차이인갑다.
어쩔 수 없지 뭐.
애들 젖 뗄 때 무식하게 무자비하게 딱 떼잖아. 그렇게 하는 수 밖에 없지 않나?
(내가 첫째 때는 경험이 없어서 그렇게 했었지. 별 문제는 없었지만. 3일 정도 애랑 나랑 같이 울었던 것 빼곤. 둘째 때는 지혜를 발휘해서 모유+우윳병으로 잘 키웠지. 돌 때까진 내가 키우고 돌 지나자 마자 친정 엄마한테 맡겼었지.)
그러면 애들은 금방 잊어 버리게 되지만 할머니들이 눈에 아른거린다고 더 힘들어 하실 거야. 가까운데 이사 오셔서 자주 애기 보러 오시라 해. 애기 재롱에 중독된 할머니들이 무슨 낙이 있겠어?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