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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야기 고문관에 대하여
어느 군대나 고문관은 있다. 고문관의 어원이 어디서 왔는지 잘은 모르지만 6.25때 군사고문관이 부대에 파견됐는데 의사소통이 안 되어서 엉뚱한 행동만 해서 고문관으로 불리게 된것이 부대 내 하나의 언어로 정착한 것인데 대체로 부적응 사병이라고 보면 맞다. 이 부적응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생활한 보병부대에서는 대체로 두가지 요건에 의해서 고문관으로 낙인 찍히는 것 같더라. 하나는 신체적인 요인이고 또 하나는 정신적인 요인에 의해서다. 신병으로 자대 배치 받아서 처음 적응이 제일 중요한데 이때 한번 고참들이나 간부들에게 잘못 찍히면 제대 할 때까지 그 낙인이 따라 다녔다. 요즘 해병대에서 문제가 되는 기수 열외자도 비슷한 경우다. 그런데 아애 고문관으로 낙인이 찍히면 개인적으로 불명예지만, 왼만 해서는 잘 안 갈군다. 문제된 행동을 하면 또 그려러니 하고 넘어간다.
군대 생활하면서 선천적으로 신체에 이상이 있어서 힘들어 하는 병사를 두 명 보았다. 둘다 심장이 약해서 남들 보다 일찍 체력의 한계가 오는데 행군이나 구보만 하면 낙오를 한다. 첨에 신병 때는 무척 갈굼을 당하는데 이것이 꽤병이 아니라 그가 가진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것을 부대원들이 인정을 하면 그때부터는 그가 낙오할 때 쯤 다들 힘들지만 그의 짐을 들어 주기도 했다. 내가 첨 배치 받은 소대에서 이일병이라고 부산 사람인데 신병때 팀스프리트 훈련갔다가 행군 도중 너무 힘들어서 죽을려구 다리에서 군장메고 뛰어 내렸단다. 그런데 다행이 물 깊이가 적당해서 아무런 부상도 없이 구출되어서 무사히 훈련을 마쳤는데 이 고참은 제대할때까지 훈련만 나가면 행군도중 낙오를 했다. 뭐 낙오라고 해서 행군 포기가 아니고 아주 힘든 순간 뒤처지는 거다. 그때 동료들이 도와주곤 했던 기억이 난다. 뭐 고참으로 폼이 빠지지만 심장이 선천적으로 약해서 고개 넘어갈 때 마다 힘들어 하더라. 또 한명은 심 이병인데 이 친구도 같은 케이스다. 이 친구는 구보할 때 마다 낙오했다. 행군은 그런대로 잘했는데 구보는 쥐약이더라. 첨 낙오할 때 실신했다. 순간 쇼크가 와서 의무실로 실려 갔다. 그 이후로 이 친구는 구보때 뒤쳐져도 그려러니 한다.
그런데 둘 다 정말 심성은 아주 여리고 착했다. 정도 많았고 심 이병은 나중에 분대장까지 했고 나름 자신의 한계를 하나씩 극복해 나갈려고 무척 노력을 했다. 사실 이런 친구들이 방위로 빠져야 하는데 제대 할 때까지 무척 힘들게 군 생활을 했다.
군대도 사람 사는 동네다. 위계질서가 있고 또 그들만의 문화가 있다. 팔도에서 모인 대략 비슷한 나이또래의 사내들이 가장 혈기 왕성한 시기에 단체로 모여서 3년의 세월을 함께 보내는 곳이 군대다. 그러다 보면 나름 일정한 룰이 있는데 국방부에서 정해진 fm이 있고 또 나름 부대 마다 병들 사이에 전통적으로 지켜 내려오는 고유의 룰이 있다. 신병은 어떻게 하고 또 그위에 식기당번 또 군기반장, 내무반장, 병으로 왕고참 이렇게 나름의 역할들이 있고 그렇게 내무반 생활이 이루어지는데 여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성격의 소유자들이 꼭 있다. 이 부적응자들의 형태는 다양하다. 뭐 그 경계선도 애매모호하다. 그런데 그들의 공통점은 사오정 기질이 있다는 거다.
내가 군대 생활하는 도중에 본 사람은 둘인데, 하나는 내가 첨 간 소대의 병으로 왕고참이었는데 당시 내무반장과 동기였다. 그가 고문관이라는 이야기는 내무반장을 통해서 알게 되었고 둘이 늘 다투고 싸웠다. 그런데 함께 한 시간이 길지 않아서 왜 그가 고문관으로 불리게 된지는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내가 그에게 느낀 것은 왕자병에 심하게 걸린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비춰졌다. 또 한명의 사병은 나랑 동기인 손하사가 소속된 소대에 배치 받은 고대 출신의 재원인데 성이 이씨였는데 언젠가부터 소대원들은 그를 고뭐시기로 부르기 시작하더니 일병 달때 완전 고문관으로 인정이되더라. 난 같이 생활하지 않아서 고문관이 된 계기에 대해서는 자세히는 모른다. 나중에 그가 행정반으로 들어와서 살펴보니 큰 문제가 없는 사병인데 말귀를 잘 못 알아들었다. 그런데 어찌 고대에 갔는지 내가 생각해도 미스테리 했다. 그래서 고대까지 다니다 온 친구가 평균의 의사소통에 늘 형광등이라 그렇게 찍힌 듯 했는데 이 친구도 심성은 참 좋아서 행정반에 오고 난 뒤로는 군대 생활 잘 했다. 내가 그 친구의 이해 수준에 맞게 잘 설명해준 것도 있지만 암튼 그 친구는 좀 특이한 정신세계를 가진 것만은 확실했다.
뭐 군대란게 딱 표준 fm요기에 맞지 않으면 힘든 조직이다. 또 그래야 군대고 예외가 있고 이것저것, 인정사정 다 봐줘서는 언제 전쟁해서 이길 수 있겠나. 전쟁을 전제로 조직된 단체가 군대다. 이 기본 특성을 이해하지 않고는 군대에 대해서 논할 수가 없다. 우리 때 한참 민주 군대란 말이 나오곤 했는데 요즘도 민주군대 어쩌구 하는데 웃긴 이야기다. 박봉팔 닷컴도 독재를 선언하는데 군대에 무슨 민주주의를 찾는지 그러는 똥별 들은 지들끼로도 민주적으로 하는지 그것도 참 궁금하다. 암튼 그래서 특이 성격의 소유자가 가장 적응하기 힘든 곳이 군대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하고 예술가 기질을 가진 친구는 적응하는데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보낸다. 그렇게 적응하지 못해서 탈영하는 친구도 몇 봤지만, 이후 고비를 넘기면 또 곧잘 적응해서 무사히 군대 생활 마치는게 대부분이다.
언제나 기자가 아들내미 군대 보내는데 어찌해야 할지 조언을 구했는데, 좋은 댓글들이 많아서 더 보탤것은 없구 이왕 하는 군대 생활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가 정답이라고 본다. 즐길려고 하면 자기 적성에 맞아야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아들내미 적성에 맞는 부대를 찾아 보는것도 한 방편이다. 특기병쪽도 좋구 의무병도 좋구 카츄사 등등.. 운동 좋아하고 몸짱이면 어떤 군대를 가도 잘 적응한다. 특히 군대서 축구 잘 하면 사랑 받는다. 포상 휴가 기회도 많고.. 지금부터라도 유소년 축구교실에 보내는 것이 어떨지? ㅎㅎ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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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