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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조병화
난 그 자리에서 좋은 거다
그만큼 떨어져 있는 자리에서 좋은 거다
지금 이곳에서
널 생각하고 있는 거리만큼
넌 그 자리에서 좋은 거다
때론 연하게, 때론 짙게
아롱거리는 안개
밋밋한 자리
감돌며
밤 낮을 나보다 한발 앞자리
허허
떠 있는 그 "있음"
넌 그 자리에서 좋은 거다
그만큼 떨어져 있는 자리에서 좋은 거다
날 생각하고 있는 거리만큼
충만히
머리 속에서
넌 그 거리에서 좋은 거다
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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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選集 [그리움이 지면 별이 뜨고]는 예전사에서
추려 뽑은 사랑을 주제로 한 나의 작품집이다.
어떠한 시가 뽑혀서 어떻게 나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지
불안한 마음이 기쁩보다 앞선다.
나는 이렇게 지금까지 모든 것에 있어서 자신을 읽고 살아왔던 것이다.
그러나 하나 분명한 것은 무엇보다도 나는 나를 살아왔다는 사실이다.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생존이었다.
혼자를 살아온거,
그러니깐 외부의 생활보다는 나의 깊은 내부의 세계를 부지런히 살아온 것이다.
치열한 자기투쟁을 해 오면서, 실로 나의 天敵은 나 자신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면서.
때문에 나는 항상 외로운 單獨者, 나 자신을 응시하며 살아왔다.
실로 항상 쓸쓸한, 그리고 외로운,
그리고 그리움이 많은 그 허허로운 소외 공간 속에서.
이 허허로운 소외 공간에서 나를 탈출시켜 주눈 것은
실로 때때로 불어오는 사랑의 바람이었다.
그 사랑의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먼지처럼 사랑의 말들이 떨어져 갔다.
여기 아직도 생존의 파편처럼 남아 뒹구는
나의 고독한 언어의 열매들, 실로 인생처럼 진실한 게 아닌가.
오, 고독한 독자여, 고독한 이 열매들로 독자들의 그 고독한 긴밤이 밝혀졌으면.
1986. 3. 片雲齊에서 趙 炳華
고독하다는 것은 /조병화
고독하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
소망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다.
삶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널 가지고 있다는 거다.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해보아도
어린 시절의 마당보다 좁은
이 세상
인간의 자리
부질없는 자리
가리울 곳 없는
회오리 들판
아, 고독하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요
소망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요
삶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요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아직도 널 가지고 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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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지금 片雲 趙炳華 의 시 두편을 감상 하셨습니다
조병화의 시에는 어려운 말이나 이미지가 없습니다
그는 항상 차분하게 우리에게 속삭이듯 다가와서
아쉬움과 고독 그리고 허무와 회한을 남기고 갑니다
그러나 항상 지나침이 없이 우리에게 따뜻한 감동도 동시에 건내 줍니다
그래서 나는 그를 통해 사람과 사람의 거리를 좁히는 방법을 알게 해줍니다
희망찬이는 그런 그의 시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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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