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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꽃 / 길일기
그분이 앉은 자리에 항상 봄햇살이 함께 앉았다
목소리가 높은 적이 한번도 없다
누구하고 싸웠다는 얘기를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막내아들로 태어나 이웃마을 아가씨에게 장가들어 딸 하나 아들 셋
낫 놓고기억자도 모른다고 그를 무식하다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가진 것이 없으니까 아들들도 소학교밖에 졸업을 못하였지만
못배운 것이 한이 된다는 이야기를 그 아들들이 하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큰아들도 이웃마을에 장가들어 부모님 모시고
명절 때 기달리는 일이라고는 서울에서 구멍가게를 하는 둘째아들 내외와
돌공장에 다니는 막내아들 내외
그리고 막내딸보다 더 살가운 막내사위를 기달리는 일
달덩이 같은 며느리와 덩그런 손자들이 있어
초가집 그분의 지붕위에 떠오른 달이 밝다
살구꽃 피는 봄날 그분은 갔다
고삿에 살구꽃이 왜 환한지를 비로소 알것 같다.
ㅡ좌도시 제 10집에서
그분은 아버지와 연세가 같은데도 신작로에서 만나면 나에게 꼭 존대말을 썼다.
촌수로 따지면 내가 할아버지뻘이 된다.
반가워서 웃음을 감출수가 없을 정도로 항상 밝았다.
아버지의 안부를 꼭 묻고 공무원이었던 나를 자신의 자식처럼 대견스럽게 생각하였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그분의 모습은 항상 나의 마음 속에 고향의 풍경으로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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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