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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구경꾼의 탄생 : 세기말 파리,
시각문화의 폭발
바네사 R. 슈와르츠 (지은이) | 노명우 | 박성일 (옮긴이) | 마티 | 2006-01-10
원제 Spectacular Realities: Early Mass Culture in Fin-de-Siecle Paris (1997)
세기말 파리에서 대중문화가 어떻게 형성되었나를 이야기한 역사책.
여기서 ‘스펙터클’이란 ‘구경거리’를 말하는데, 당시 파리 사람들은 ‘구경’이라는 행위에서 쾌락을 찾았고, 스스로 구경꾼이 되었으며, 이것이 근대사회 대중문화의 원형질이라는 관점으로 19세기 말 파리를 조명한다.
파리가 유럽에서 문화예술의 중심이 된 것은 따지고 보면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19세기 후반 들어 오스만
남작이 도시재개발을 하면서, 파리는 가히 ‘근대적인’ 도시로 탈바꿈했다.
유럽 여러 도시들이 그렇듯, 파리도 좁은 골목길이
이리저리 뒤엉키고, 위생문제로 골치를 썩는 중세도시 모양이었다. 산업혁명으로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여러 도시문제들이 생겨나던 때였다. 영국
사람들이 도시문제로 끙끙 앓는 동안 프랑스에서는 화끈하게 도시재개발을 했다. 나폴레옹 3세는
1853년, 파리 지사 자리에 오스만 남작을 임명하고, 파리 개조사업이라는 재개발 임무를 주었다. (영국은 ‘이상도시’나 ‘전원도시’ 같은 아이디어를 내놓았는데, 도시화로 팽창하는 도시를 그린벨트로 묶고, 도시 바깥에 신도시를 만드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갔다.)
파리의 도시 골격은 이때 갖춰진 것이다. 이 오스망 프로젝트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파리는 없다. 파리의 멋들어진 건물들도 대부분 이때 재건축되었다. 오스망의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도시 전체에 체계를 갖추었다는 것이다. 주요시설을 직선대로로 연결하며, 기념적 건축물을 놓고,
크고 작은 공원 녹지를 적절하게 조성했고, 공공 시설과 문화시설, 상하수도망 등, 지금 우리가 근대적 도시 인프라라고 여기는 것들을 갖추었다. 오스망 도시개조사업 이야기를 하는 까닭은, 파리가 고색창연한 옛 도시가 아니라 근대적인 계획도시라는 말을 하고 싶어서다~.
대로가 놓였고, 대로는 파사주와 극장과 광장을 연결했으며, 발터 벤야민의 '산책자'들이 그 사이를 오갔다. 그리고 대로는 그 자체로 '길거리의 구경거리'를 만들어냈으며, 거기에서 시각적 대중문화가 생겨났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현실이 구경거리가 되고, 그 구경거리를 찾아드는 군중이 자아내는 문화가 근대적 대중사회의 기초가 되었다는 것.
발터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와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알라딘 책 소개]
근대적 대중문화의 원형을 '시각문화의 발달'이라는 측면에서 조명하고 있다.
저자는 현실의 재현, 구경거리, 쇼핑몰,
시체 전시, 스펙터클, 파노라마,
영화 등의 시각적 재현을 통한 도시 경험과 현대적 삶을 이해하는 방식이 새로운 군중, 즉 19세기말의 도시문화였던 '구경꾼'을 탄생시키는 수단이었음을 제시한다.
1장은 산보(fla^nerie)하는 구경꾼들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는 '대로문화'의 발달과
산보자의 눈이 구경하는 것을 요약하는 신문의 연재소설과 잡보기사란의 탄생을 살펴본다. 파리 코뮌 이후,
갑자기 생겨난 '엄청난 군중'은 이제 시각적
쾌락을 즐기는 즐거운 군중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2장에서는
시체공시소를 무료극장으로 이용했던 세기말 파리의 모르그(시체공시소) 구경의 인기를 다룬다. 시체를 구경하기 위해 하얀 블라우스의 귀부인, 노동자,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도시의 모든 거주민들이 자유롭게 모르그를 드나들며 시체를
구경했다. 시체이야기는 평범한 모든 것을 선정적으로 다루고자 혈안이 된 대도시에 놀라운 '구경거리'를 제공하는 원천이었던 셈이다.
3장에서는
시체를 구경하던 구경꾼들이 이제 더욱 생생한 또 다른 구경거리에 환호하는 장면을 만날 수 있다. 바로 밀랍
인형 박물관! 당시 일어난 전쟁의 장면, 인기를 누리던 소설의 한 장면,
인구에 회자되던 범죄 장면을 실제로 눈앞에서 일어난 것처럼 묘사해 구경꾼들에게 파리와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주었다.
4장과
5장은 파노라마와 영화의 탄생을 다룬다. 르네상스 이후 서양에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데 이바지해 온 투시도의 눈속임 효과가 대중문화와 근대의 기술과 만나 그야말로 스펙터클이 되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움직이는 이미지의 역사는 영화가 보다 넓은 의미의 시각문화의 일부로 출현했음을 보여준다.
목차
해제
서문
1장 대로와
정기간행물 그리고 일상
2장 시체를
구경하는 산보자들
3장
3차원의 신문, 밀랍인형 박물관
4장 현실의
재현과 디오라마 광풍
5장 입체
신문에서 빛의 신문으로
6장 시각적
쾌락과 구경꾼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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