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15.
장면 호텔연회장.
클레식 음악이흐르고 입구에는 의대 동문회 화환들이있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내과과장과 이세연 채희주가 앉아 있다..
이세창 : 희주야?나랑 잠시 얘기좀 하지...
채희주 : 응?선배...
(둘은 호텔 라운지 창가로 간다.)
이세창 : 나...다시 전에 병원으로 왔어.. 너가 없으니..예전 같지가 않아!(하하하)
채희주 : 선배!미국에서는 잘 지낸거지?결혼 했다는 이야긴 들었어.
이세창 : 한 동안 널 기다렸는데 상두씨 소식 듣고는 걱정 많이 했었다..
채희주 : 다. 지난 얘기들이지뭐...
이세창 : 너 아직 결혼 안한건 그 사람 추억이 남았구나?
채희주 : 아냐...나 올가을에 결혼 할꺼야.(후후후)
(내과과장이 찾는 소리에 함께 돌아선다)
#씬16.
장면은 영해의 카페.
희주가 맥주잔을 들고 조금 흐트러진 모습으로 바에 기대어 있다..
영해 : 가스나? 오늘 술 좀 묵네.내 만나니 좋나?
채희주 : 언니? 언니가 보기에 나 슬퍼보여?
(영해를 바라보며 눈을 크게뜬다)
다들 날 보면 왜? 그렇게 슬프게 말할까?
언제쯤 나를 예전에 희주로 부를까?
영해 ; 가스나야?
그건 니가 아직 혼자라서 그런기라.뭐하러 촌구석 병원에 가서 고생하노?
서울 오니라.내캉 같이 살자.내도 자다가 혼자 죽나 싶어가 걱정인데..
니 라도 끼고 살아야 겠다.그래도 니는 의사 아니가?(히히히)
채희주 : 언니? 나 넘 어색해서 이선배한테 가을에 시집간다고 했는데.....
언니한테 시집갈까?(호호호)
영해 : 가스나?..술 고만 묵어라.징그러버 지네.(히히히)
그때 조용히 김범수에 약속 노래가 나온다.
카페 천정을 바라보며 가만히 듣는 희주에 얼굴.
채희주 : 언니?이노래 참 좋타.돌아온다는~~너에 약속~~
그것 만으로 살수있어`~(가만히 따라부르며 눈가에 눈물)
영해 : 뭔 청승이고 노래 바꿔야 겠다.( 카운터로 간다
음악 천천히 줄어들며 희주는 바에 홀로 쓰러진다)...(조명 아웃)
#씬17.
장면 읍네지서안
책상 두어개 있는 작은 지서안에 양용상과 조순경이 마주앉아있다.
양용상 : 조순경니 농장 놈들 우째 생각하노? 그 자슥들 순 깡패놈들 아니가?
여기가 어디라고 흘러들어와서 폼 잡노?
내 그자슥들 쫒아낼끼라.두고봐라.
조순경 :행님요?그사람들이 행님한테 뭔 해꼬지 하든교?
나도 처음에는 신경쓰이더만..
지켜봐도 조용하게 지내디더. 안 그래도 위에서 잘 감시하라든데...
양용상 : 뭔가 꿍꿍이가있는기라.
안 그카면 그놈들이 뭐하러 이촌구석에서 묻혀 살겠노?
농장 구석에서 뽕 같은거 맹그는거 아니가?
새끼들! 내 눈은 몬 속인데이...
(지서문이 열리고 껌을 씹으며 유난히 짧은 치마의 김양이 들어온다.)
양용상 : 하이? 새댁!(음흉한 눈으로 김양에 짧은 치마를 노려본다)
조순경 : 행님? 커피는 언제 시켰는교? 지서장 알면 내 시말서 써야하니더...
전에도 행님캉 단란주점 갔는거 누가 시부려가 눈치보이는데
퍼뜩 묵고 치우소...
양용상 : 뭐라카노? 니 금방왔다가는 지서장캉 오래있나?내캉 오래있나 보까?
내가 누고? 발산리 자율방범대장아니가?
방범대장이 지서에서 커피한잔 몬 묵나?이거도 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서 시킨거라.안글나? 새댁?
(쓸적 김양의 엉덩이를 만진다)
김 양 : 양사장님요?와 !이카는교? 내 어댕이가 동네 다라이가?
다 들이데고 이카노?
새댁은 또 뭐꼬? 참말로 이동네 지겨워가 가든지 해야지...
양용상 : 이 가스나 보레이! 니는 사람 차별하나?
과수원 창수하고는 냉천 다리밑에서 뭐했노?
둘이 다리밑에서 거시기하는거 동네사람들 다 안다.가스나야?
창수가 내캉 먼친척 아니가?
그라이 새댁이제. 참말로 촌수가 우째돼노?
김 양 : 그 병신같은놈은 줘도 몬 묵는놈이 온동네 시부리고 지랄이고...
음악듣자고 불러놓고 두시간을 기다려도 손한번 잡나...
병신같은놈..꼴에 화물차에서 뭔 클래식이고(커피를 신경질적으로탄다)
그때 문이 열리며 공상두가 들어선다.놀라서 일어나는 양용상.조순경..
조순경 : 우짠 일인교?
공상두 문쪽을 돌아보다.말없이 다시 나간다.
(공상두를 바라보는 김양 얼굴은 넋이나간 표정이다.)
#씬..18..
장면지서앞.
작은화단에 김씨가 술취한 모습으로 늘어져 앉아있다.
김씨주위에 공상두.양용상.조순경이 함게 서 있다.
공상두 : 김씨 아저씨?그렇게 있지만 말고 신고를 하셔야지요.
조순경 : 아제요..뭔일인교? 뭔 술을 이래묵고... 와 이카는교?
공상두 : 장날 야바위꾼 한테 소판돈 다 잃었답니다.
저도 지나다보면 자주보는데 지서에서 단속좀 해야겠습니다..
조순경 : 아따!아제요?뭔돈이 남아서 그런걸 했는교?
전에 노름하다 콩밥묵고 고생했으면서..참...
양용상 : 그 새끼들 전문 사기꾼들 아니가? 그놈들한테 털린사람이 한둘이가?
조순경 : 알았니더. 돌아들 가이소. 내가 장날 함 나가보겠심더.
아제요?집에가소마!
(공상두 김씨를 부축해서 트럭에 태우고 떠난다.
떠나는 차뒤로 지서문에 기대어 김양이사라지는 터럭을
끝까지 바라본다.)
#씬19.
장면 지서안.
김양이 넋이나간 표정으로 커피를 계속 젖고 있다.
양용상.조순경 자리에 앉으며.
양용상 : 이새끼들 내가 요즘 쪼매 바뿌이 온 동네 잡놈들이 다 설치네.
야! 커피도가?
(단숨에 다 마시고) 뭐고? 가스나? 얼마나 돌렸으면 따신커피를
완전히 냉커피 만들어뿌랫네!
김 양 : 아따! 설 양반 때깔도 좋네.얼굴에서 광채가나네.
저 얼굴로 우째 소를 키울까?
조순경 : 행님요? 지서장 올때 됐니더.빨리 가이소마.
양용상 : 알았다. 자슥. 가스나야?지랄 하지말고 가자.
마..내 가게까지 가는길에 좀 태워도가.?
김 양 : 양사장님요? 지가 동네 빠스인교?
아무나 태우고 댕기게...차값이나 주소 ...
양용상 : 가스나야? 가게 가야 돈을 줄꺼 아니가?
니 카드로 함 받아볼래? 가자...마.
#씬20.
장면 시골읍네길.
김양오토바이 뒤에탄 양용상 작은 헬맷이 얼굴을 누르고 있다.
짧은 치마를 입은 김양을 동네할아버지부터 지나가는 백수들까지
김양을 향해 손을 흔든다. 뒷에탄 양용상 개선 장군 처럼
답례를하며 신나게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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