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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따뜻한 경제학 ( 변양균 / 바다출판사 / A5 336p )
변양균 정책실장이 책을 썼다 해서 책 소개가 많이 올라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타잔 기자의 '인터뷰' 기사 외에는 아직 올라와 있지 않아서 몇자 정리한다.
여러 선입견이 있어서 나도 좀 그랬는데, 책을 읽고 나서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그 속에 보면 우리 노통께서 얼마나 변실장을 신뢰했는지 느낄 수 있어서 또 좋았다.
변양균 실장은 책의 서문(2꼭지)부터 마치면서(2꼭지)까지 4꼭지에 걸쳐서 노통에 대한 애잔한 마음을 숨김없이 표현했다. 참 이런 책이 있나싶게 자신의 죄스러움과 노통에 대한 존경심을 한,두꼭지도 아니고 네꼭지에 걸쳐서...
그 네꼭지를 지금 다시 보고 있는데, 또 눈물이 앞을 가린다.
<글을 시작하며>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의 최고위 참모로서, 그분은 내가 보아 온 대통령 가운데 가장 열정적이고 따뜻한 경제관과 복지관을 가진 지도자였다. 참모로선 참회의 증언, 경제학자로선 냉정한 기록, 관료로선 양심의 마음으로, 그 결론을 입증하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됐음을 고백한다. 그분을 생각하면 나는 늘 무너져 울고 싶은 심정이다. 그러나 이 책을 영전에 바치고서야 나는 마음껏 울 것이다. 그러고 나선, 정말 인간답게 살고 싶다. 2012년 1월 변양균
<나는 왜 이 글을 쓰는가> 참여정부의 많은 정책이 그랬듯 경제 정책 역시 있는 그대로 국민들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안 좋은 언론 환경과 정치 환경이 스산한 안개처럼 둘러싸고 있었다. 나는 이 책에서 참여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을 대신해 변호하려고 한다. 감히 변호라고 표현하려니 민망하다. 증언이라고 치자. 복지 정책과 비전 역시 마찬가지다. 이 증언이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경제 철학을 이해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좋을 것이다. 경제를 망쳤다는 어이없는 공격을 당하고도 명예회복은커녕 제대로 항변조차 못 하고 외롭게 떠난 한 지도자를 위해......
<노무현을 추억하다> 이제 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그가 한 일은 우리의 자산이기도 하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의 토대이기도 하다. 그가 못한 일은 우리의 숙제이기도 하고, 우리가 가야할 길의 지향이기도 하다. 그가 그 시기, 우리 시대 지도자였다는 것이 자랑이고 축복이다. 그다음은 우리 몫이다.
<글을 마치며> 노무현 대통령을 둘러싼 안개는 걷혔지만, 나라 상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럴 때일수록 그립다. 그는 떠났지만 그의 가치가 힘든 국민들에게 따스한 햇살이면 좋겠고, 그의 철학이 따스한 온기였으면 좋겠다. 그 햇살과 온기가 널리 퍼질 수 있게 내 모든 걸 바칠 생각이다. 그분을 만나 행복했고 그분을 모실 수 있어 영광이었다.
한미FTA 협상 막바지 에피소드도 하나 있는데, 그 유명한 한덕수가 나온다. 나는 한덕수가 참 좋은 총리라고 생각했더랬었다.
협상이 막바지에 달했던 2007년 3월 29일, 부시 대통령은 당시 중동 순방중이던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한미FTA의 핵심 내용을 조율하기도 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에 있는 우리나라와의 FTA 체결은 부시의 경제 외교 업적에서 아주 중요했다. 대통령과 우리는 이 점을 간파하고 있었다. 협상에 있어 끝까지 양보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타결 시한이 다가오자 미국이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마지노선이 하나둘씩 줄어 갔다. 이즈음 미국은 협상단을 제쳐 놓고 한덕수 국무총리를 직통 채널로 이용했다. 협상 타결 시한 전날 밤으로 기억한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밤늦게 사무실에 남아 있는 나에게 전화를 했다. 부시가 방금 직접 주재한 백악관 회의에서 반드시 관철하기로 결정한 세 가지를 설명해 주면서, "이 정도면 양보해 주자."고 했다. 나는 "대통령에게 여쭤 보겠다." 고 했다. 그런데 사실은 보고도 하지 않았다. 이미 노무현 대통령은 부시의 처지를 잘 판단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당일 저녁쯤 대통령에게 최종 입장을 결정한 후 "제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 잊어버리고 편히 주무시라."고 했던 터였다. 일부러 약 30분쯤 후에 한덕수 총리에게 전화해서 "대통령께서는 양보할 수 없다고 하신다."고 전했다. 총리에게 내가 결정한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228p
책 서문부터 노통 생각에 눈물이 흐른다. 변양균 정책 실장은 봉하에서 책을 헌정하고 마음껏 울었는지 모르겠다. 열심히 '봉하사진관'을 뒤지고 있는데 보이지 않는다.
봉하에서 여사님과 함께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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