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네스크 건축과 고딕 건축 구분하는 법
옛 서양건축물들 설명 들여다보면, 르네상스
이전에, 서유럽에 지어진 건축물은 대부분 로마네스크 아니면 고딕 건축이라고 보면 돼. 로마네스크, 고딕. 뭔가 어려운 것 같지만, 그 개념을 알고보면 간단하다능.
서유럽 건축사에서 로마가 멸망한 뒤 5세기 정도는
비어있었다고 할 수 있는데, 동유럽의 비잔틴 제국 말고는 이 암흑시대 동안에 건축문화도 사라진 거지. 그러다가 10세기 전후로 서유럽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는데, 사회가 안정되면서 문명에 올라탄다는 건 결국 건축을 한다는 것이거든. 그런데 오백년 동안 암흑기에 살았던 이들이 손에 쥔 게 뭐가 있었겠나. 남아있는 로마시대의
것에서 다시 시작한 거지. 건물 파편은 남아있었으니까.
그래서 중세 건축가들은, 남아있는,
로마시대의 기념비적 건물을 보고 따라하기 시작했는데 이걸 나중 사람들이 로마네스크(Romanesque)라고 부름. 이때 서유럽의 중심은 프랑스쪽이었고, ‘Roman’이라는 말로 쓰게 된 것. 꼭 보고 따라했다기 보다는, 만들고 보니, 옛 로마 건축처럼 묵직한 분위기네, 해서
로마네스크라고 했다고 볼 수도 있고.
북유럽과 로마 지중해 세계가 서유럽에서 아울러져서 ‘유럽’이라는 세계, 기독교 문명의 세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유럽문명의 중심이 지중해에서 서유럽으로 옮겨졌다는 것은 건축을 봐도 알 수가 있지. 이름은 '로마'에서 빌어왔지만, 로마네스크란 바로 ‘유럽 고유의 양식’이라 할 수 있으니.
여전히 전쟁은 계속됐기 때문에, 방어를 고려해서
건물을 지었고, 그래서 종교 건축물이나 비종교적 건축물이나 벽이 두껍고, 창문은 작아. 마치 요새처럼. 날렵함이나 세련미 보다는 좀 투박하고 묵직한 느낌이 들지. 예를 들면 여염집이라도 밖에서 보면 개구부가 없고, 출입구를 아주 작게. 근데 출입구 안을 통과하면 다른 공간이 펼쳐지게. 사실 유럽 건축물의 공간구성은 다 이런 식인데. 전쟁을 계속하면서 살았잖아. 새천년이 넘어가면서, 사회가 좀 안정되자 수도원이
성하게 됐고, 성지순례가 유행이 되면서 교회 건축이 로마네스크의 정점을 이루게 됨.
건물 안으로 가면, 아치 얘기를 해야 되는데, 로마시대 건축물은 아치에서 시작하거든. 고대 그리스에서는 기둥(도리아, 이오니아, 코린트)이었고. 에트루리아인들이 이 기둥양식에서 아치를 만들었고, 로마인들에게 아치를 전해주거든. 중세 유럽 건축가들도 아치에서 다시 시작하는데. ▲ 로마네스크의 아치와 원통형 천장(배럴 볼트) (프랑스 땅 에르미따주의 성모교회)
아무튼 그렇게 교회로 사람들이 몰려들자 예배당을 더 크게 짓고 싶었을 거 아냐.
사람이 많이 모일 수 있게. 로마네스크식 교회란 게 내부가 좀 답답하거든. 창문도 작고, 천장도 낮고. 이제 건물 내부를 좀 신성하고 장엄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이런 생각도 들기 시작한 거지. ‘감정에 호소’한다고
말하는데, 담백하고 묵직한 로마네스크에 대한 반작용으로 ‘과장’
또는 ‘신파’가 시작됐다고나 할까? 그러면서 아치와 볼트가 기술적으로 더 정교해지게 돼.
(프랑스 그르노블 성모 교회)
▲ 첨두 아치(尖頭, pointed arch) : 둥글지 않고 끝부분이 뾰족한 아치 ▲ 교차 궁륭(리브 볼트 rib vault. ‘볼트’란 둥근 천장을 말함.)
(‘볼트’라는 말을 한국어로 바꿔쓰려고 해도,
이게 한국어로는 ‘궁륭’인데,
안 와닿기는 마찬가지라... ) 로마네스크 시대의 천장은 원통형이 기본인데, 이게 교차 궁륭식으로 발전해 가기 시작하거든. 아치를 교차시키고 끝을 뾰족하게 해서 힘을 더 분산시키는 거지. 볼트는 점점 발전해서 그물형 천장으로까지 발전하게 돼고.
로마네스크에서는 천장의 아치를 받치는 게 벽체 밖에 없었으니까 벽이 두꺼워야 했는데,
교차 궁륭과 첨두 아치를 쓰면서 힘이 분산되니까 벽이 그리 두껍지 않아도 되는 것.  (밀라노 대성당)
▲ 플라잉 버트레스(flying butress) : 건물 벽을 옆에서 받치는 빗살 모양의 지지대
거기에 건물 벽체 바깥에다 구조물을 또 설치 해. 건물 안은 볼트로, 건물 밖에서는 이 플라잉 버트레스로
건물을 받쳐주는 거야. 그럼 건물 안은 더 넓어지고, 천장도 높아지고,
건물 벽은 더 얇아지고, 벽이 구조물 역할에서 많이 벗어나기 때문에 창문을 크게
낼 수 있게 되는 거지. 그러니 건물은 날렵해 보이고, 하늘로 치솟아 오르고.
게다가 교회 안이 높아지면서 층이 생겨. ‘클리어스토리’라는 것. 그 클리어스토리의 창문에다 스테인드글라스를 만들어서 신비스러운 빛이 들어오게 하는 거지.
그러면서 창문 스테인드글라스도 발전하게 돼고.
▼ 교차궁륭, 첨두아치, 스테인드글라스 (파리 노트르담 성당)
이렇게 플라잉 버트레스와 높은 천장과 날렵한 외관과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크게 발전한
건물을 고딕 양식이라고 함.
핵심은 교차 궁륭과 플라잉 버트레스. 구조적으로 이전보다 자유롭게 되면서 장식적인 부분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
그래서 교회는 점점 장엄, 높게 높게, 화려하게....이렇게 되는 거지.
로마네스크 - 둥근 아치 / 원통형 천장 / 두꺼운 벽체 고딕 - 뾰족한 아치 / 교차 궁륭 / 얇은 벽체 / 플라잉 버트레스 로마네스크의 아치가 발전해서 끝이 뾰족해지기 시작하면서, 이 첨두아치 양식이 유행해서 서유럽을 뒤덮게 되고, 그래서 원래는 이 양식을 '첨두 아치 양식'이라고 불렀는데, 르네상스 시대에 바로 앞 시대의 이 양식을 보고, 경멸하는 투로 부른 게 고딕이라는 말. 첨두아치 양식이란 바로 프랑스 양식이라고 할 수도 있거든.
그래서 이탈리아에서는 이 양식을 흉칙하다 여기면서 르네상스 시대를 열게 되는 거지. 예전에
로마를 약탈하고 건물을 파괴했던 고트족에서 왔다해도 좋을 만큼 볼썽사납다....해서 고딕이라고.
근데 유럽의 교회건축물 보면, 한 건물에 이 로마네스크와
고딕이 섞여있는 경우가 많아. 한쪽은 로마네스크, 다른쪽은 고딕,
이런 식으로. 왜냐하면, 로마네스크로 지은 교회를,
증축, 개축하잖아. 그때는 그 시대 양식인 고딕으로 짓는 거지. 주로 제단이 있는 동쪽, 앱스 부분은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그대로 남아있고, 출입구가 있는 서쪽 부분에 첨탑을 세운다거나 해서 고딕양식으로 덧댄 경우가 많음. ▼ 로마네스크에 고딕 첨탑을 더한 형태
정리하면,
로마네스크 건축 : 반원형 아치,
10~12세기, 육중하다
고딕 건축 : 첨두 아치, 교차궁륭, 플라잉 버트레스, 12~16세기,
날렵하고 장엄.
▼ 고딕 교회 (파리 노트르담 성당)
(프랑스 그르노블 노트르담 교회) (벨기에 안트베르펜 성당) (이탈리아 밀라노 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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