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를 나라다운 나라로 만든 것은 주류귀족에게 찬밥 신세였던 김춘추와 김유신이었다. 두 사람의 아버지는 장수로서 외침을 막아냈었고, 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특히 김춘추는 외교에 주력하였고, 김유신은 정보전에 능했다. 물리적 힘으로는 백제와 고구려를 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당시에는 지금 기준의 '국가', 민족' 개념은 정착되지 않은 시기였다.)
진평왕(26대) 사후 성골 남자가 없자 여자인 장녀 김덕만이 왕위를 이어받게되고 그녀가 선덕여왕(27대)이다. 선덕여왕이 죽자 사촌자매인 김승만이 진덕여왕(28대)이 된다. 이 시기 신라를 지키는 주류 장군은 김춘추와 김유신이었다.
아래 작은 글씨는 굳이 읽으려 애쓰지 마라. 전후 사정을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을 위해 쓴 것이다. 큰 글씨만 읽으면 된다.
혜공왕이 8살에 왕이 되었다. <삼국유사> 기록을 보면 혜공왕이 여성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성정체성에 대한 문제로 당대나 후대에 낮게 평가 되었고, 결국 신하의 반란으로 죽음을 맞이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후 기록을 보면 하루가 멀다하고 반란이 일어나고 반란 격퇴세력과 재반란 세력으로 혼란 스럽다.
혜공 원년(765년) : 크게 사면했다. 태학(太學)에 거둥하여 박사들에게 명해 《상서(尙書)》를 강의하게 하였다.
2년(766년) 정월, 해가 두 개 나타났기에, [죄수들을] 크게 사면했다. 2월, 왕이 몸소 신궁에 제사지냈다. 二月, 王親祀神宫. 양리공(良里公)의 집 암소가 다리가 다섯인 송아지를 낳았는데, 다리 하나는 위쪽으로 향해 있었다. 강주(康州)에서 땅이 꺼져 못이 되었는데, 길이와 넓이가 50여 자나 되고 물빛은 검푸른 색이었다. 10월, 하늘에서 북치는 것과 같은 소리가 났다.
왕이 신궁(神宮)에 제사를 지낸다. 신라 역대 왕들은 즉위하면 신궁에 제사를 지냈는데, 다섯 신위를 모셨다. 내물왕계가 왕이 되었어도 태종무열왕과 문무왕은 항상 포함되었다. 다른 신위와 직계조상을 바꾸었다. 종교적으로는 불교를 받아들였지만, 조상을 모시는 신궁을 만들어 모신 것이다. 일본의 신궁 역시 사실은 조상을 모신 것이다.
여러 책이나 인터넷에는 일본의 신도(神道)가 산, 바다, 바위 등을 모시는 자연신 숭배사상에서 출발했다고 하고 있지만,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물론 그런 사상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남아 있는 일본의 신사는 전부 일본황실의 조상신에서 출발한 것이다.
다만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은 일본이 신라의 관습을 따라 한 것이 아니라 고대 한반도의 사람들은, 특히 왕족들은 조상신을 모시는 풍습이 있었고 이는 백제, 가야, 신라 모두 같았다는 것이다. 그것이 일본으로 건너갔다는 말이다.
한반도에서는 불교를 받아들이면서 신궁은 사라졌고, 조상을 모시는 제사가 유교와 함께 이어진다.
일본의 신사에 한반도 고대종교가 상당부분 남아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3년(767년) 6월에 지진이 일어났다. 7월에 이찬 김은거(金隱居)를 당에 보내 토산물을 바치고 책봉을 청했다. 황제가 자신전(紫宸殿)에 나와 연회를 베풀고 접견했다. 별 세 개가 왕궁 뜰에 떨어져 서로 맞부딪쳤는데, 그 빛이 불꽃처럼 치솟았다가 흩어졌다. 9월, 김포현(金浦縣)에서 벼 이삭이 모두 쌀이 되었다.
이찬 : 이찬은 2위 서열의 관직이다.
자신전(紫宸殿) : 자색(紫, 보라색)은 황제의 색이다.
벼이삭이 쌀이되다. : 혜공왕 시절에 천재지변과 기이한 현상이 많이 일어난다. 실제로 일어났다기 보다는 성정체성이 요상한 왕 때문이라는, 다음 왕이 등극하는 것에 대한 당위성을 제공하기 위해 지어낸 것이라고 의심해 봐야 한다. 이삭이 모두 쌀이 된다는 것은 이놈저놈(이삭) 다 왕(쌀)이 되겠다고 나선다는 뜻으로 이해야야 한다. 일종의 예언인데, 사서는 나중에 후대에 편찬하기 대문에 예언하기가 쉽다. 삼국사기는 고려때 편찬된 것이다.
4년(768년) 봄에 혜성이 동북쪽에 나타났다. 당의 대종(代宗)이 창부낭중(倉部郎中) 귀숭경(歸崇敬)에게 어사중승(御史中丞)을 겸직시켜 보내, 부절과 책봉 조서를 가지고와 왕을 개부의동삼사(開府儀同三司) 신라왕으로 책봉하였다. 아울러 왕의 어머니 김씨를 대비(大妃)로 책봉했다. 여름 5월에 사형죄 이하의 죄수들을 사면했다. 6월에 서울에 천둥이 치고 우박이 내려 풀과 나무들이 상했다. 6월, 큰 별이 황룡사 남쪽에 떨어졌는데, 땅이 진동하는 소리가 천둥소리와 같았다. 우물과 샘이 모두 말랐고 호랑이가 궁궐에 들어왔다.
7월, 일길찬 대공(大恭)이 아우 아찬 대렴(大廉)과 함께 반란을 일으켰다. 무리를 모아 33일간 왕궁을 에워쌌으나 왕의 군사가 이를 쳐서 평정하고 구족을 목베어 죽였다.
9월, 당에 사신을 보내 조공했다
10월, 이찬 신유(神猷)를 상대등으로 삼고, 이찬 김은거(金隱居)를 시중으로 삼았다.
767년의 예언같은 이변이 있은 후 780년 반란이 일어났다. 신유와 김은거가 한달 이상 포위되었다. 국무총리격인 시중에 김은거가 임명되었다는 것은 반란무리를 격퇴한 것이 김은거라고 봐야 한다.
5년(769년) 3월, 임해전에서 여러 신하들에게 연회를 베풀었다. 여름 5월에 누리(메뚜기)의 재해가 있었고 가뭄이 들었다. 5월 백관들에게 명해 각자 아는 인물들을 천거하게 했다. 겨울 11월에 치악현(雉岳縣)에서 쥐 8천여 마리가 평양(平壤)을 향해 갔다. 11월 눈이 내리지 않았다.
메뚜기떼의 재해는 한반도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자연재해가 계속 일어난 다는 것은 결국 다음 왕을 위한 밑밥이라고 봐야 한다. 이후에도 계속 자연재해가 일어난다. 자연재해가 지겨웠는지, 이후에는 혜성이 한 달 동안 나타나는 등 요상한 일이 자꾸 일어난다.
6년(770년) 정월에 왕이 서원경(西原京)에 거둥하였는데, 지나는 주와 현의 죄수들의 정상을 살펴 사면했다. 3월에 흙이 비처럼 내렸다. 여름 4월에 왕이 서원경으로부터 돌아왔다. 5월 11일에 혜성이 오거(五車) 북쪽에 나타났다가 6월 12일에 이르러서 없어졌다.
5월 29일에 호랑이가 집사성(執事省)에 들어왔으므로 잡아 죽였다.
8월, 대아찬 김융(金融)이 반란을 일으켰다가 목베어 죽임을 당했다.
11월 : 경주에 지진이 났다.
12월 : 시중(집사부 장관) 김은거(金隱居)가 물러나고
이찬(제2관등) 정문(正門)을 시중으로 삼았다.
호랑이가 집사부(국정원)에 들어온다. 京, 궁궐이 아니라 안기부에 들어갔다. 그런데 왜 김융의 목이 날아갔을까? 게다가 총리격인 김은거가 파면된다. 김은거는 2년전 반란군의 포위에서 왕을 구한 인물이다.
<삼국사기>는 왜 이리 불친절한가? 김부식이 누락(절사)하는 방법으로 사서를 편찬했기 때문이다.
삼국유사 등 다른 사서를 종합하면
집사부(안기부)를 만든 것은 김춘추와 김유신이기 때문에 이들의 후손들이 집사부에 관여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호랑이가 집사부에 들어왔다는 것은 위협적인 인물이 집사부에 침입했고, 그 책임을 물어 김유신의 후손인 김융을 처형했는데, 이것이 무열왕계의 몰락을 자초한 것으로 보인다. 무열왕계의 영혼의 동반자인 김유신계가 처형되고, 그 동반자를 내물왕계가 포섭하는 데 성공한다.
김씨왕족 외 제 3세력으로 김유신계가 있었던 것이다.(김유신계도 진골이다.)
이 부분은 이후 779년 사건과 혜공왕 사망 후 사건과 함께 다룬다.
혜공왕을 구한 김은거가 파면된 것은 집사부에 호랑이가 침입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보이며, 이를 주도한 것은 김양상으로 봐야 한다. 김은거와 함께 왕을 구한 상대등을 몰아내고 김양상이 상대등이 되기 때문이다.
8년(772년) 봄 정월에 이찬 김표석(金標石)을 당에 보내 새해를 축하했다. 대종(代宗)이 위위원외소경(衛尉員外少卿)의 관직을 주어 돌려 보냈다.
9년(773년) 여름 4월에 당에 사신을 보내 새해를 축하하고, 금·은·우황(牛黃)·어아주(魚牙紬)·조하주(朝霞紬) 등의 토산물을 바쳤다. 6월에 당에 사신을 보내 은혜에 감사하니, 대종이 연영전(延英殿)에서 접견했다.
10년(774년) 여름 4월에 당에 사신을 보내 조공했다. 가을 9월에 이찬 김양상(良相)을 상대등으로 삼았다.
김양상은 내물왕의 10세손으로 774년 이후 상대등으로 정국을 주도한다. 혜공왕 16년에 일어난 김지정의 반란을 진압하고 왕위에 오른다. 그가 바로 선덕왕(宣德王)이다.(27대 선덕여왕과 한자가 다름)
김양상이 상대등이 된 이듬해 두 차례 반란이 일어난다. 공신이지만 파면된 김은거와 시중(총리)의 반란이다. 이 모두를 김양상이 물리친다.
10월에 당에 사신을 보내 새해를 축하했다. [황제가] 연영전에서 접견하고, 원외위위경(員外衛尉卿)의 관작을 주어 돌려보냈다.
11년(775년) 봄 정월에 당에 사신을 보내 조공했다.
3월에 이찬 김순(金順)을 시중으로 삼았다.
6월에 당에 사신을 보냈다.遣使朝唐. 이찬 김은거(金隱居)가 반란을 일으켰다가 목베어 죽임을 당했다.(770년 시중에서 물러난 인물)
8월에 이찬 염상(廉相)이 시중 정문(正門)과 함께 반역을 꾀하다가 목베어 죽임을 당했다.
12년(776년) 봄 정월에 교서를 내려, 관직의 이름을 모두 옛 것으로 회복시켰다.
[왕이] 감은사(感恩寺, 문무왕을 위해 동해에 세운 절)에 거둥하여 바다에 망제(望祭)를 지냈다. 2월에 국학(國學)에 거둥하여 강의를 들었다. 3월에 창부(倉部)에 사(史) 8인을 더 두었다. 7월에 당에 사신을 보내 조회하고 토산물을 바쳤다. 10월에 당에 사신을 보내 조공했다.
13년(777년) 봄 3월에 서울에 지진이 일어났다. 여름 4월에 또 지진이 일어났다. 상대등 양상(良相)이 왕에게 글을 올려 당시 정치를 극론(極論) 했다.
10월에 이찬 주원(周元)을 시중으로 삼았다.
김양상은 혜공왕의 부왕이 시작한 중앙집권정책을 무위로 돌린다.
776년에 시행한 '옛것으로 복원'이 바로 그것이다.
777년에 김양상이 혜공왕에게 대노한 것은 총리(시중)에 무열왕 5세손인 김주원을 발탁한 것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김양상의 우려와 달리 김주원은 김양상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김주원은 태종무열왕(武烈王) 김춘추의 아들 김문왕(金文汪)의 5세손으로 혜공왕과 가장 가까운 무열왕계 혈족이다. 그런데 김양상(선덕왕宣德王)이 훗날 왕위에 오르는데 반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김양상이 왕이 되자 조용히 시중에서 물러난다. 그래서인지 선덕왕은 김주원에게 계속 병부령(兵部令)을 맡기며 신임한다.
이후 선덕왕이 후사없이 죽자 귀족회의에서 무열왕계인 김주원을 왕으로 추대하였으나, 김경신(金敬信)이 중간에서 가로챔으로써 왕위계승에는 실패한다.
15년(779년) 봄 3월에 서울에 지진이 일어나, 백성들의 집이 무너지고 죽은 사람이 1백여 명이었다. 금성[태백(太白)]이 달에 들어갔다. 백좌법회(百座法會를 열었다.
779년 (김유신의 현손) 김암이 명을 받고 일본국에 방문.(열전)
<삼국사기, 열전>에 김암이라는 인물이 일본으로 사신으로 간다. 김암은 김유신의 후손이다. 770년에 김유신계 김융이 처형당하고 김유신계는 퇴출되었다가 이때 다시 복권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삼국유사> 다음과 같은 기사가 있다.
무덤에서 나온 김유신(혼령)이 미추왕 무덤으로 들어가서 이렇게 고한다. ...(중략) 지난 경술년(770)에 신의 자손이 죄도 없이 죽음을 당하였으니 군신들이 저의 공훈을 생각지 않습니다. 신은 다른 곳으로 멀리 가서 다시는 힘쓰지 않으려니 왕께서 허락하여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미추왕(혼령)이 대답하여 이르기를 “오직 나와 공이 이 나라를 지키지 않는다면 저 백성들은 어떻게 해야 된다는 말이오. 공은 전과 같이 노력해 주시오.” 하였다. [김유신이] 세 번 청하였으나 [미추왕은] 세 번 모두 허락하지 않았고, 회오리바람은 이내 돌아갔다.
혜공왕이 이 소식을 듣고 두려워하여 바로 상신 김경신(金敬信)을 보내어 김유신의 능에 가서 사죄하고 공을 위하여 공덕보전(功德寶田) 30결을 취선사(鷲仙寺)에 내리어 명복을 빌게 하였다.(779년)
779년의 일을 요약하면,
"김유신이 김씨를 대표하는 미추왕에게 770년에 죽은 김융은 모함으로 죽었다.'고 했고, 김경신이 사죄했다."는 것이다.
이는 김경신이 김유신계를 포섭하였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770년에 처형당하고 축출된 김유신계를 내물왕계가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었다는 뜻이다.
이렇게 해석하는 것은 이듬해인 사건 때문이다.
16년(780년) 봄 정월에 누런 안개가 끼었다.
2월에 흙이 비처럼 내렸다. 왕은 어려서 왕위에 올랐는데 장성하자 음악과 여자에 빠져 나돌아 다니며 노는데 절도가 없고 기강이 문란해졌으며, 천재지변이 자주 일어나고 인심이 등을 돌려 나라가 불안했다. 이찬 김지정(金志貞)이 반란을 일으켜 무리를 모아 궁궐을 에워싸고 침범했다.
4월에 상대등 김양상(金良相)이 이찬 김경신(敬信)과 함께 군사를 일으켜 김지정(金志貞) 등을 죽였으나, 왕과 왕비는 반란군에게 살해되었다.
<삼국유사>에 뜬금없이 김경신을 김유신의 능에 보내 사과하게 했다는 문구가 있고, <삼국사기>에는 김양상과 김경신이 군사를 일으켰다고 나온다.
추측컨데 김양상과 김경신은 김지정의 반란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1년 전에 복권된 김유신계가 김경신과 손잡고 김지정의 반란을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 정보전과 역정보전에 능한 집사부에 대를 근무한 김유신계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또한 <삼국유사>에는 김양상과 김경신이 혜공왕을 죽인 것으로 나온다. 즉 유도된 쿠데타로 왕과 정적을 한꺼번에 제거한 것이다. 성정체성이 요상한 군주를 없애는 것에 암묵적 동의가 꽤 있었을 것이라 추측된다. 또한 이 일로 김양상은 왕이되고, 김경신은 상대등이 된다. 의도, 결과가 맞아 떨어진다. 설계자는 김유신계로 보인다.
즉, 779년엔 김경신이 김유신의 묘에 가서 사과했다는 것은 김유신계에게 사과하고 그들을 자신들의 편으로 끌어들였다는 것이다. 그러니 779년에 김암이 정계에 복귀하여 사신으로 일본으로 간 것이다.
780년 혜공왕이 죽고, 김양상이 왕이되자 김주원은 시중에서 물러난다. 김유신계와 내물왕계가 하나가 된 것을 간파한 것이다.
김경신은 내물왕의 12세손으로 선덕왕(宣德王, 김양상) 즉위 후 상대등이 되었다가 선덕왕이 후사 없이 죽자 무열왕계인 김주원이 군신회의에서 왕으로 추대되었으나 자신이 즉위하여 왕위를 가로챈다. 그가 원성왕이다.
김유신릉에 사과
'김유신의 묘'를 들먹인 것은 김유신계 전부를 말하는 것이다. 사서에서 후손 전부를 말할 때 대표 조상의 이름을 들먹이기도 한다. 한중일 공히 그렇다.
사실은 가야계 김유신의 혼령이 무열왕을 찾아가서 '왜 내 후손을 무열왕계가 보호하지 않았냐'고 따져야 했다. 그래야 사리에 맞다. 무열왕계가 왕이었을 때 김융이 처형을 당했으니까. 그런데 미추왕 혼령을 찾아간 것은 김씨의 대표자를 찾아갔다는 말이다.
만약 김유신이 내물왕을 찾아가면 김경신이 김유신계를 꼬셨다고 대놓고 말하는 것이라 빙빙 돌려 김씨의 최상조인 미추왕을 들먹인 것으로 봐야 한다.
김양상과 김경신은 충신인가? 반역자인가?
<삼국사기>에는 김지정의 반란을 김양상과 김경신이 제압했으나, 그 와중에 왕이 죽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삼국유사>에는 김양상과 경신이 왕을 죽인 것으로 나온다. 어느 것을 믿어야 하나?
사서를 편찬할 때 반역자를 왕으로 기록할 수 없다. 특히 왕을 시해한 친족이 왕이 되는 것을 용인하면, <사서>를 편찬하는 당대 왕조도 위험한 시그널을 전파하는 것이므로 이는 피해야 한다. 게다가 유학자이자 신라김씨 김부식이 그대로 쓸 수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여러 정황과 <삼국유사>기록을 종합하면 김양상과 경신이 혜공왕을 죽인 것인 사실일 것이다.
왕을 죽이고 왕위에 오른 것은 사실대로 기록하지 않는다.
친족이 왕을 시해하고 왕으로 등극하는 것은 남의 나라 일이라도 직설적으로 쓰지 않는다. 백제 동성왕은 무령왕에 의해 살해되지만, 무령왕이 살해했다고 기록되지 않았다. 하지만 흔적은 남아 있다. 동성왕의 별명이 서동(薯童)이다. 마(薯)를 캐는 아이라는 뜻이지만, 여기서 키워드는 마(薯)다. (薯 : 뜻-마. 음-서)
무령왕의 이름이 사마(斯摩)다. '마를 쪼갰다'는 뜻이다. 무령왕이 동성왕을 죽인 것이다.
비슷한 이름이 진사왕이다. 백제 침류왕 다음 왕이 진사왕(辰斯王)이다. '용을 쪼갰다'는 말이다. 사서에는 조카가 어려서 침류왕의 동생 진사가 왕에 오른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복동생 진사왕이 침류왕을 처참하게 죽이고 왕이 된다. 그래서 '용을 쪼갰다'는 뜻의 '진사'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모든 사서들이 <조선실록>같을 수는 없다.
*기타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은 혜공왕 재위기간(771년에 완성된다.
일반인들에게 가장 기억될만 한 일은 이것 뿐이다.
선덕 원년(780년) : 선덕왕(宣德王)이 왕위에 올랐다. 성은 김씨이고 이름은 양상(良相)이다. 나물왕(奈勿王)의 10대손으로, 아버지는 해찬(海湌:제4관등) ...하략
이찬 경신(敬信)을 상대등으로 삼고 아찬 의공(義恭)을 시중으로 삼았다.
※37대 선덕왕 김양상은 27대 선덕여왕(善德) 김덕만과 한자가 다르다.
2년(781년) 2월에 몸소 신궁(神宮)에 제사 지냈다.
6년(785년) 01월13일 왕이 죽으니 시호를 선덕(宣德)이라 했다.(병사했다.)
원성왕 원년(785년 01월)
원성왕(元聖王)이 즉위하였다. 휘는 경신(敬信)이고 나물왕의 12세손이다. (중략) ....선덕왕이 죽고 아들이 없었으니, 군신(群臣)이 후사를 의논하여 김주원(周元)을 세우고자 하였다. 김주원은 집이 서울 북쪽으로 20리(里)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때마침 큰 비가 내려 알천(閼川)의 물이 넘쳐 주원이 건너오지 못했다. (하략)
<삼국유사> 원성왕 : ...선덕왕(宣德王)이 세상을 떠나매, 나라 사람들이 김주원을 왕으로 받들어 장차 궁중으로 맞아들이려 했다. 그의 집은 북천 북쪽에 있었는데 홀연히 냇물이 불어나 건널 수가 없었다. 이에 김경신이 먼저 궁궐로 들어가 왕위에 올랐다. .....중략... 이가 원성대왕이다.
*여담
원성왕은 그 반란 없이 물러난 김주원을 명주군왕으로 봉하고 세습하게 한다. 지금의 강원도와 동해 일대를 말한다. 그래서 이들의 후손이 강릉을 본관으로 하게 되는 것이다. 세의 불리함을 알고 조용히 물러난 것이다.
김주원의 장자 김종기는 결국 원성왕 6년에 시중에 이르게 된다. 벽골제(碧骨提: 지금의 김제)평야에 제방을 만들어 간척을 한 것도 그의 업적이다. 당시로서는 엄청난 일이다. 이 제방을 김씨가 쌓았다 하여 김제(金提)라 부르게 된 것이다. 그는 후사 없이 죽었다.
일본의 교토에 제방을 만들어 큰 부를 쌓은 사람으로 하타씨가 있다. 그 역시 한반도 출신인데, 한반도 고대인들은 토목에도 일가견이 있었던 것이다.
김주원의 둘째 아들 김헌창 역시 승승장구하지만 왕권다툼이 심해지자 반란을 일으키지만 승리를 목전에 두고 패하고, 그 아들도 반란을 일으키지만 825년 패한다.
김주원의 셋째 아들 김신은 역시 승승장구하였고, 시중에 임명되지만 사양하고 강릉에 조용히 은거한다. 형의 반란을 알았던 것 같다. 이후 김신의 아들 자사(紫絲)가 45대 왕을 옹립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여자사와 그 후예는 중앙정치에 복귀한다.
이 여담의 목적은 자사(紫絲)라는 이름에 대해 말하고자 함이다.
이름을 풀이하면 [자색 실]이다. 자색비단은 황제가 입는 군왕의 비단이다. 이 비단을 만드는 실이 자사(紫絲)다. 그가 왕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아마도 '자사'라는 이름은 본래 이름이 아니라 후대에 추촌한 이름일 가능성이 높다.
고대 사서에는 이렇게 이름 하나도 그냥 짓지 않는다.
여담2
디어뉴스의 김팔기는 김주원의 셋째아들 김신의 후손이다.
태종무열왕 직계 후손으로 김주원이 살아남았고, 그 자식 셋중에 셋째 후손이 번성하게 된다. 천황이 만세일계라면 디어뉴스의 김팔기도 김알지의 59세손으로 만세일계다.(태종무열왕의 43세손이자 김주원의 38세손) 즉 일본천황 보다 더 유구하다.
현 일본천황이 126대 천황인데, 실제 일본 초대천황은 41대 문무천황이고, 2대는 44대 성문천황이다. 그러므로 81대천황이라고 봐야 하는데, 이것은 천황 대수일 뿐이고, 여기에 형제`사촌`숙부로 수평이동 등은 세대변동이 없거나 역이동이므로 초대천황에서 40대 정도라 봐야 한다. 즉, 김알지 59세손인 김팔기보다 일본천황은 그 세대수가 한참 아래라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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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면
사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앞뒤 시기, 같은 시기 다른 사서를 참고해야 하고
비정상적인 괴이한 일은 저자의 의도를 살펴야 하고
일방적인 폄훼는 이후에 생길 변고에 대한 밑밥이라는 점 등
여러 면을 감안해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깊게 들어가다보면 함몰되 위험이 있으니 항상 좌우를 살피고
편찬자의 의도를 헤아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주변국의 역사는 우리와 관계가 깊으므로 이 역시 살펴야 하지만,
이 역사 편찬자의 의도를 헤아려 받아들여야 한다.
당대 문호들을 모아 사서 집필을 했다.
그 문돌들의 작성법을 이해해야 해석이 가능하다.
적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