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 무슨 연구가 있었던 것일까? '2005년 수행된 복지부 정책연구' 나는 문득 이것이 궁금했다.
2005년이면 유시민이 보건복지부 장관을 할 시기는 아니구나. 내가 잠시 착각했었다. 유시민은 2006년 2월부터 2007년 5월까지 장관을 했던가? 아무튼 2005년에 어떤 연구가 수행되었다면 그 다음 해에 장관이 된 유시민도 아는 내용이겠지.
유시민이 보건복지부 장관을 할 때 장장 A4지 30쪽에 달하는 대국민보고서를 직접 쓴 것을 보고 참으로 감탄한 적이 있었다. 현실을 너무나 정확히 파악한 상태에서 제도 개선에 칼을 든 것 때문이었다. 의료급여환자들의 모럴헤저드를 언급함으로써 욕도 많이 들었었지만 그건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이었던 거다.
많은 부조리한 일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개혁을 시도했던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참으로 훌륭했었다. 하지만 의사(35년만에 의료법 개정 시도하다 의사 반발로 실패)나 경실련 등은 최악의 장관이란 딱지를 붙였었다. 그런 그들이 지금 쿵짝이 맞아 일반약 수퍼판매를 선동하고 있다.
나는 의약품 수퍼 판매 문제가 발발되었을 때, 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한마디 해주실 걸 기대했었는데 아직까지 아무 말씀이 없으시다. 내 코가 석자라 그러려니 한다.
장면 2.
민주당 "왜 이렇게 슈퍼판매 서두르는지 이해 못해" 주승용 정책위부의장 "종편채널 의혹제기…약사법 개정 반대"
- 주 의원은 "지금까지 복지부 입장은 일반약 슈퍼판매에 대해서 안전성을 최우선해서 그 동안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는데 최근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의해 입장이 바뀌었다"며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국민의 건강이 왔다 갔다하는 것을 보며 국민을 위한 정부가 맞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 주 의원은 "최근 종편허가가 나고 나서 광고 시장 확보를 위해 전문약부터 일반약까지 광고 시장을 확대하려고 하는 조짐이 있다"며 "이렇게 의약품을 함부로 슈퍼에서 판매하도록 해서 광고시장을 확대하려고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전했다.
- 주 의원은 "의약품은 원칙적으로 불편하게 구입하는 것이 맞다. 그래서 의약품 재분류에 대한 약사법 개정안 제출은 충분하게 국민의 공론을 거쳐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의약품 재분류가 끝나고 난 뒤에 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못박았다. 민주당이 사실상 일반약 슈퍼판매에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정하면서 복지부의 약사법 개정작업도 쉽지 만은 않을 전망이다.
2011년 7월6일자 기사다. 이런 기사가 나자 일부 약사들이 '민주당 만세'를 부르면서 민주당에 후원하자고 선동하고 나섰다. 주승용 의원 홈페이지며 블로그며 후원계좌며 다 소개되었고, 민주당에 가입하고 당비를 내자는 의견들도 올라왔다. 정권 교체만이 답이라는 것을 약사들은 다 아니까 다음 선거에 어디를 밀어야 할지 약사들은 이미 답을 가지고 있다.
(솔직히 약사들은 민주정부 10년간은 좋았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약사들은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탄압'이라고까지 느끼고 있다.)
약사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럴만 하다. 지금은 지푸라기라도 힘이 된다면 잡아야 하니까. 그런데 참여당이나 유시민은 아무 말이 없다.
장면 3.
장면 2의 기사가 나기 전에 몇몇 약사들이랑 모임이 있었다. 갖가지 현안에 관한 얘기가 나왔고 어쩌다 유시민 장관 얘기까지 나왔다.
50대 후반 남 약사 : 유시민이 복지부 장관을 잘하긴 했지. 한가지만 더 확실히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걸 못했으니까, 그리고 대선에 나오려고 그만뒀잖아! 제약사랑 다국적기업 압력에 굴복한 거지. 그 때 포지티브 등재만 확실히 했어도 리베이트 줄고 약제비 상승도 막고 그랬을 텐데.
나 : 약사님은 또 그러신다. 그게 아니라니까요.
(이미 일전에 우리끼리 얘기가 있었었다. 다른 약사님이 나보다 더 잘 알아서 설명을 해드렸었는데도 납득이 안되었나보다. 한미 FTA 타결 이전인 2006년 11월과 12월에 이미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 발표되고 보험약의 선별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문제는 그 이후 재평가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라고. 재평가 작업을 통해 저품질의 많은 약을 솎아 내야 하고, 거품 있는 약은 과감히 인하시켜야 하는 것을 안했다는 것. 복지부에서 지들이 할 일은 제대로 안하고 보험 재정 적자난 것을 의.약사한테 떠넘기느라 진료비, 검사료, 조제료 등을 깎고 있다!
나는, 당시에 유시민한테 내려진 숙제는 '국민연금'개혁이었다며 그 개혁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자진 사퇴를 했던 거였고 대선 출마는 지지자들한테 등 떠밀린 것일 뿐이라고 말했었다. 그래도 안 믿고 자꾸 포지티브 시스템과 유시민을 엮어서 말하길래 『대한민국 개조론』 중 '약제비 적정화와 한미 FTA'(p.154-175) 부분을 직접 타이핑해 인쇄해서 주려고 타이핑하는 중이다.)
40 중반 남약사1 : 우리도 약사한테 호의적인 정치인을 찾아 지지하고 밀어주면 되잖아요. 그런데 유시민은 왜 아무 말이 없죠?
나 : 거기는 자기 집안의 불이 더 급하기 때문에 그 불부터 끄느라 신경 못 쓸 거에요. 내 코가 석자인데 어떻게 남의 코 걱정 하겠어요.ㅜㅜ
40대 중반 남약사2 : 저는 전에 유시민이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랑 만났을 때 원희목 비서실장한테 한 얘기가 있는데 그게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고 생각합니다.
(관련 기사 보기 유 대표는 "원희목 비서실장은 제가 복지부 장관으로 있을 때 약사회장을 하시면서 정책적으로 협조가 정말 잘 됐던 분"이라고 말을 꺼냈다. 이어 유 대표는 "한나라당으로 가셔서 많이 아깝게 생각했다"며 "우리가 (원 의원을)모셔와야 했었다"고 전했다.)
50대 후반 남약사 : 유시민이 똑똑하고 잘하긴 하지. 그런데 왜 그렇게 싸가지가 없어 가지고!
나 : 아휴, 약사님은 또 또! 저 닮은 것 같지 않나요? 제가 그렇게 싸가지 없어요?
40대 중반 남약사2 : 응!
나 : 에이씨, 내가 얼마나 구여운데!
p.s. 아래 6295번 치매백신 글 중에 약사 언급한 내용도 나오는데 많이 공감했다. 그래서 자극 받아 이 글을 쓰게 된 거다.
카드만 생각하면 울컥.
처방 조제 때는 약가 마진이 없고 정해진 조제료(총 약제비와 상관없는, 약값 상승한다고 조제료도 상승하는 것 아닌데)만 수입이 되는 건데 카드 결제해서 유일한 수입을 다 갉아먹어도 방법이 없다는. 그 수수료를 '비용 처리'하는 것도 아니고. --> 나중에 세무사한테 물어보니 비용처리 한다더라. 다행.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