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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 그리스 파펜드레우 총리는
제2차 구제금융안 국민투표안과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를 제안했다.
10월 27일 유럽 정상들이 모여 제2차 구제금융안 (채무탕감률 50%, 1300억 유로 지원)을 합의한 뒤 안정되어 가던 분위기였으나 이 구제금융안에 따라오는 고통스러운 긴축 때문에 그리스
국민은 격렬 반대하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그리스 국민들이 구제안에 반대하면서 유로존 탈퇴는 찬성하느냐, 그것도 아니다.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60%가 구제금융에 반대,
국민 70%는 유로존 잔류 희망이란다.
파펜드레우 총리의 제안은 구제금융을 받아들이고 EU 회원국으로 남느냐, 구제금융을 받지 않고 탈퇴하느냐를 묻는 것.
내각 거쳐 대통령이 최종 결정하는데, 오늘 11월 2일 긴급내각회의에서, 총리 제안을 지지하기로 했단다.
파펜드레우 총리의 갑작스런 제안에, 유럽 나라들은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고 있고,
국외언론도 ‘하라키리’니 ‘치킨 게임’이니 하는 말들을 쏟아내고 있으며, 메르켈,
사르코지, 파펜드레우가 긴급회동할 거라 하는 등 법석을 떨고 있다.
3~4일에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도 또 주요의제로 다뤄질 것이다.
사실, 이제까지 제2차 구제금융안 논의할 때,
파펜드레우 총리가 왕따 당하는 듯한 인상도 있었다. 메르켈과 사르코지의 등 뒤에서 대화에 잘 끼지도 못하는 사진도 나오고 그랬다. EU, 그리스 국민, 심지어
속한 정당에서까지 공격받고 소외 당했던 파펜드레우 총리가 제시한 국민투표안. 잘 되면, 구제금융 조건인 긴축부문도 EU와 협상할 수 있을 테고, 자국 내 반대의견도 평정할 수 있겠고. 잘 안되면, 디폴트와
유로존 탈퇴로 이어질 테고. 국민투표를 실시하게 된다면, 내년 1월쯤이라고 하는데, 그때까지 유럽은 출렁출렁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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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서 특파원으로 있는 한 언론인이 어제 토론 방송에 나와 하는
얘기로는, 파펜드레우 총리의 갑작스런 국민투표 제안은 10월 28일 그리스 국경일 퍼레이드와 크게 관련 있다고 하더라.
10월 28일은 오히 데이(oxi
day)라는 그리스 국경일인데, Oxi는 헬라어로 ‘no’라는 뜻.
1940년 무솔리니가 그리스에게 전쟁 협력을 요청하는 최후통첩을 했는데, 그리스
정부가 그때 ‘OXI’라는 한 마디로 거부했고, 그 대가를 참혹하게
치뤄야 했지만, 그리스 국민에게는 용기, 자존심을 지킨 날이 되었다.
당시 이탈리아의 위력에 대면 그리스 군사력은 보잘 것 없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OXI 라고 할 수 있었던 담대함은 그리스 사람들의 정신이 되었을 것이다.
해마다 이 oxi day에 퍼레이드를 하는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전통의상을 입고 거리에 나와 그리스 국기를 흔들며 퍼레이드를 즐기는,
축제 같은 국경일이다. 그런데 올해는 국민들이 그리스 정부에 OXI를 보여줬다. 학생들은 정치인들이 있는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행진했고,
검은 색으로 바뀐 그리스 국기가 등장했으며, VIP연단에 달걀이 날아들었다.
이제껏 격렬 시위가 많았지만, 그리스의 거룩함과 자존심을 기리는 이 날이 역사상 이렇게 얼룩진 날은 없었다고 한다.
경찰이 곳곳에 있었으나 이 날은 물리력을 행사할 수 없었다고 하더라. ‘오히 데이’는 그런 날인 것이다. 총파업, 격렬 시위에 대면 온건한 OXI였으나,
이 행사에서 보여준 국민의 반응에 파펜드레우 총리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국민투표를 제안하며, 이것은 ‘민주주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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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