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14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적당히 합의해서 한미FTA를 비준할 경우 야권연대의 근본 신뢰가 무너진다”며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결과가 야기될 것”이라 경고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ISD를 차후에 미국과 논의하겠다고 약속하면 비준 동의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민주당 일부의 목소리에 대해 혹독히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야당 대표들이 19대 국회에서 재협상 뒤 재논의하자고 약속된 일”이라며 “민주당이 만약 다른 선택을 하면 내년 총선과 대선, 그리고 그 이후에 민주진보개혁진영이 힘을 모아 어떻게든 실패하지 말고 개혁하고 진보의 방향으로 가자고 한 약속을 어기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신뢰가 기본부터 무너지는 것”이라며 이 대표는 “그렇다면 야권 연대에 대해서 근본부터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누구도 책임지지 못할 결과가 된다. 매우 불행한 사태”라고 우려했다.
이어 “민주당이 만약 합의해서 비준안 처리를 하겠다고 하면 몸으로라도 막을 것”이라며 “야권 연대는 이미 상식이라고 생각하시는 국민들께서, 야당을 내년 총선 때 과반 이상 당선시키겠다고 생각하시는 국민들이 아마 용납하지 못하실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한미FTA가 이대로 통과돼 독소조항이 제거되지 않고 비준되어서 발효되면 국가가 경제 민주화를 위해 할 수 있는 경제 주체들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한 경제민주화 조항을 사실상 포기하는 것”이라며 “87년 6월 항쟁의 성과로 쟁취한, 헌법 119조 2항에 있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또 “서비스 시장의 완전 개방으로 그것이 투자자-국가 제소의 대상이 되면 실제로 가능한 개혁이 거의 없다”며 “몸으로라도 막겠다고 강조하는 것은 이 문제가 그만큼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라 말했다.
덧붙여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한 것도 아니고 반대를 위한 반대도 아니다. 민주당하고 민주노동당은 다르고 우리가 좀 더 진보적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기 위해서도 아니”라며 “정말 진지하게 이 문제는 재협상되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오후에 국회를 방문하는 것에 대해선 “강행처리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말씀하신다면 뵙는 것이 서로 좋은 일일까 싶다”며 “야당이 계속 반대만 하고 있다고 말하기보다 저희가 진지하게 말씀드렸던 재협상을 어떻게 가능하게 하실 것인지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끝)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