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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는 '아파트 분양가 내역 공시제'라는 용어로 시행되고 있다.
한국에서 아파트란 70년대부터 제대로 짓기 시작했다. 최초의 아파트가 60년대에 나왔고, 주택공사도 60년대에 설립되었다. 60년대에 아파트라는 걸 짓기 시작할 때는 일반 상품처럼, 완제품을 팔았다. 즉, 선분양 제도라는 것이 없었다.
그러다가 70년대에 선분양제도라는 게 생겼다. 이 제도는 어찌보면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의 떡고물 같은 거라고도 볼 수 있는데, 정부가 아파트 상한선을 규제하면서 동시에 선분양을 할 수 있도록 했다.
1999년 분양가가 전면자율화되었다. 이때 선분양제도는 그대로 남았다.
70년대에서 2000년대 사이 한국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말 안해도 알 거다.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의 시대. 한국 경제개발은 자동차, 아파트 건설과 함께 한다. 아파트는 사실 가장 손쉬운 경기부양 수단이다. 선분양제도를 그래서 없앨 수가 없다.
참여정부 전반기에 분양원가 공개 요구가 거셌다. 노무현 대통령은 반대를 고수했다. 앞에 밥솥과의 토론에서 썼듯, 분양원가 공개가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가 아니라, 왜 분양원가를 공개해야 하며, 어떤 부작용이 예상되는가, 최선의 방법인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무엇인가, 하는 토론을 할 수준이 안됐다.
시민단체와 언론이 분양원가 공개하라고 난리쳤을 때, 한나라당은 어땠는 줄 아나? 분양원가 공개에 찬성했다. 민노당도. 민노당은 그렇다치고, 한나라당도 찬성했다고. 그냥 반대하는 거다. 덮어놓고.
참여정부는 분양원가 공개는 하지 않았으나, 분양가 상한제를 다시 도입해 놓은 상태였다.
분양원가 연동제라는 것인데, 택지비에다가 정부가 고시하는 표준건축비를 더한 가격 이상이 되지 않도록 하는, 실질적인 분양가 규제 방법이다.
아파트 원가는 택지비+건축비+부대비+이윤이다. 이 중 이윤은 한자리 숫자 비율이다. 실제로 원가는 택지비와 건축비에서 결정된다.
원가 연동제는, 이 택지비와 건축비에 연동해서 분양가를 정하게 하는 방법이며, 공공택지에 건설되는 아파트에 적용된다. 민간택지에 건설되는 민간아파트에는 적용하지 않았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한 아파트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했다. 참여정부에서 분양원가 공개 반대한 데에는 원가연동제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분양원가 공개와 마찬가지 효과라는 거였다. 어떻게 생각하나?
분양원가를 공개하라고 난리들이지만, 사실 분양원가는 이미 공개하고 있었다.
공공택지에서 건설하는 25.7평 이하(흔히 34평짜리) 아파트 분양원가는 공공,민간 상관없이 그 내역을 공개하도록 되어 있었다. 공공아파트는 7개 항목, 민간아파트는 택지비,택지매입원가를 공개했다. 민간택지 건설아파트는 공개 안했다.
당시 시민단체와 기타 등등의 주장은 민간택지 건설 아파트까지 공개하고, 특히 공공부문에서 짓는, 즉 이미 7개 항목 공개하고 있던 분양원가를 세세하게 밝히라는 거였다.
그래서 내가 앞에서 그런 말 했다. 밝히면 뭐할 거냐고? 지금 내역 공시하고 있는 7개 항목에서 더 세부적인 장부 내 놓으면 어쩔 거냐고? 그거 맞나 안맞나 어떻게 따질 거냐고? 그리고 아파트 분양원가는 '분양 추정가'다. 분양 추정가는 아파트 준공하기 훨씬 전에, 즉 원가 투입이 완료되기 전에, 분양시에 나온다. 확정원가가 아니라 추정가라고. 나중에 주민들이 입주하고 나면 확정가와 맞니 안맞니 소송 가고 그러겠지. 분양원가 공개에 따른 사회적 비용 중의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가격에 대한 사회적 불만이 끊이질 않았다. 그 불만은 아주 쉽게 노무현 대통령으로 향했다. (당시 집값 상승 배경은 전에 첨부한 김병준 실장의 글 등으로 가늠한다.)
임기 말 노무현 대통령은 백분토론에 나와서 국민의 요구에 따르겠다고 했다.
공공택지 건설 아파트의 7개 항목 공개하던 것을 항목을 더 세부적으로 늘리고,
민간택지 건설 아파트까지도 공개하기로 했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이 부분을 다시 원점으로 되돌렸다. 즉, 노무현대통령이 그렇게 임기 내내 시달렸던 문제, 그러다가 '대세의 흐름을 거역'하지 못했던 문제를, 이명박은 아주 가비압게...없던 일로 만들었다. 끝. 거기에다 참여정부에서 도입했던 분양가 상한제도 폐지하다시피 했다. (법을 완화시켜서 유명무실해짐)
분양원가 공개하라고 그 난리치던 인간들 다 어디갔냐.
다시 말하지만, 분양원가 공개의 취지는 아파트 분양가 규제, 집값 안정이다. 돌이켜보면, 당시 분양원가 공개 요구가 그 취지때문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집값 안정과 상관없는 정치적 공격 수단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공공부문 원가 세부내역 공개에 반대했고, 민간택지부문은 자율로 둬야한다고 했던 배경을 나는 이렇게 이해한다. 공공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어 있었고, 7개 항목 내역 공시하고 있었다. 그걸 더 세분화해서 공개할 때 얻는 이익이 뭐냐. 민간택지 건설 아파트는 시장 위축 가능성 우려였다고 본다.
참여정부때 아파트 공급량은 한해에 50만호씩이었다. 한 해에 50만호는 지어야, 인구변화,주택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다고 봤다. 50만호 중 공공부문은 15만호, 나머지 35만호는 민간부문 공급 물량이다. 공공부문은 정부가 주공,지자체 공사 등 해서 물량 내려주면 된다. 지으라 하면 짓는다. 그런데 민간부문은? 정부는 민간건설회사가 35만호 정도는 연간 공급하도록 해야하는 위치에 있다. 이 공급량이 적절히 유지되도록 정책을 펴야된다. 이게 시장주의자고 친기업이냐? 아니면 정부가 건설회사들 청와대에 불러서 죽 앉혀놓고, 니들 올해 이만큼은 지어라~ 이렇게 협박이라도 해야 되나?
민간건설회사가 집을 짓게 하려면 이윤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 이윤이 적정이윤인가 초과이윤(폭리)인가, 정부가 필요하면 감시하고 규제할 수도 있다. 그것이 정책이고, 그 정책에는 '원가 까라' 이거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반면 정부는 시장수요가 어느 정도 유지되도록 할 책임도 있는 거다. 그것도 정책이다.
당장 분양되는 아파트 가격 하나만 보면, 거기 들어있는 거품을 정부가 빼주면, 집값이 안정될 거 같지. 그래서 끝나면 그렇게 하면 되지. 그렇게 쉬운 방법을.
참여정부는 한 축으로는 주택공급을 하고, 한 축으로는 이 투기 거품을 빼는 정책을 썼다. 공급은 공급대로 계속하면서(민간 공급량이 70%를 차지한다고 했다.) 투기 수요를 실수요자로 전환시키려고 했다. 민간아파트 분양원가에 들어있는 초과이윤을 인위적으로 제거하는 것은 단기적 대책일 뿐, 중장기적 투기수요 제거 대책이라고 보지 않았다. 이상, 내가 이해하는, 참여정부의 분양원가 공개에 대한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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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