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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사는 길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1. 언론에서 말도 많던 인수위 인선이 마무리 되었다.
막상 다 마무리되고 나자 소규모 실무형, 정책형, 전문가형 인수위로서 이전의 과시형, 위세형 인수위와 확연히 차별화되고 있다.
지역안배, 실세정치인, 자문위원 배제, 규모 축소 등으로 흠집을 잡은 구실이 별로 없는지 어디 두고 보자던 식으로 기다리던 언론과 기득권 세력의 반응은 잠잠한 편이다.
이번 인수위 인사를 보면서 애초 선거 과정에서 격렬했던 진영 대립의 후유증을 완화시키고자 내건 『탕평, 대화합 인사』라는 약속이 향후 새 정부 5년 내내 약한 정부를 유도하고자 하는 야권과 기득권의 시비구실이 된 것처럼 느껴졌다.
2. 객관적 여건으로 보면 새 정부는 성공하기에 쉽지 않은 경제, 사회, 외교, 안보적 여건에 둘러싸여 있다.
성장을 통한 복지와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을 말하지만 전세계 주요 블록의 저성장 속에 대외개방도 100%가 넘는 우리 경제가 혼자서 정상적인 성장을 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일자리 창출은 대기업 노조의 양보가 필연적이나 이들 또한 기득권 집단이라 만만치 않게 저항할 것이다.
미∙중∙일∙러의 동북아대립이 강화되는 속에 북한의 변수를 관리하는 일도 쉽지 않은 것이다.
복지 확충은 보편적 복지의 후유증과 더불어 국가 재정의 구멍을 가져오고 경제민주화는 재벌과 사회기득권의 반격을 불러올 것이다.
어느 하나 녹록한 과제가 아니다.
이것저것 다하면 욕심 내다가 실수가 쌓이고 관료주의와 기득권에 포위되어 서서히 무너지며 임기 말을 맞게 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3. 어제 저녁 한 TV 뉴스는 보육원 아이들의 한끼 식사비가 기존 1400원에서 100원을 올린 1500원이 되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TV에 비친 식판에 담긴 급식의 모습은 내 양심을 바늘처럼 찔렀다.
이 비용에 기부금을 보태 식사비를 마련하는데 요즈음 기부가 없어 식대로만 밥을 주려니 이 모양이라는 것이다.
표도 없고 부모도 없는 버려진 아이들이라고 이따위로 대우해서는 양심이 있는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다.
초등학교는 전원 무상급식하고 저소득층 아이들 한끼 식대지원비는 3000원이다.
0~5세 보육육아 비용은 10~39만원까지 집에서 키워도 소득에 관계없이 무상 지원한다.
따지고 보면 표 있고 정치권에 비판적이며 시끄러운 30~40대 여성층들을 겨냥한 국가 예산 나눠먹기에 다름 아니다.
가뜩이나 부모에게서 버려져 갈 곳 없는 아이들에게 1500원 과자 한 봉지 값도 안 되는 돈을 한끼 급식비라 하니 이게 제 정신인 국가인가?
요양병원, 어린이집, 복지도우미 제도 등 기초생활 수급 곳곳에서 부패한 복지예산이 새어나가고 국회의원들은 자기 지역 선심예산으로 수천억 원을 책정해 가져갔다.
이러다 보니 SOC 예산이 2012년에 비해 1조 2000억원이나 증액된 것이다.
보육양육비가 필요 없는 젊은 상류층 전문직들이 보육∙육아비용을 타가고 요양병원 차려 떼돈을 벌고 의원들은 제 지역공사비용 마련에 목을 메는 게 한국의 실정이다.
4. 한편 아직도 남한에 오지 못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탈북동포들이 사선을 넘어 아시아 각국을 헤매고 있다.
이들 중 다수는 학대 받고 팔려나가고 사막과 정글을 헤매다가 죽어간다.
역대 진보적 정부는 탈북 동포 문제 대처에 소극적이었고 MB정부에서 그 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적극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지금 한국은 저출산, 고령화로 노동인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고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이민을 허용해 다문화 가정이 본격화 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탈북동포 문제에 대해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적인 포용정책을 쓰는 것은 노동력 수급차원에서라도 바람직한 길이다.
말로는 평화통일, 민족공동체 운운하면서 이들의 인권과 비참한 실태를 외면하는 것은 우리가 나중에 통일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자격여부와도 관련이 된다. 새 정부가 원칙과 신뢰를 우선으로 하는 정부라면 과거 서독이 동독에 그랬던 것처럼 탈북 동포들에 대한 전면적 수용정책으로 나가야 한다.
북한은 이들을 잡아 가혹하게 처벌하고 한국은 외면한다면 이것이 제대로 된 민족이라 할 수 있는가? 이스라엘도 전세계 흩어진 민족자원을 전면 수용 지원하며 현재 전세계 경제 위기에서도 독야청청하고 있다.
5. 위의 보육원 급식비와 탈북 동포들의 예에서 보듯이 보수 진보정권을 떠나서 우리사회에 외면당하고 있는 수많은 소외계층들이 있다.
따지고 보면 청년백수, 버려진 노년층, 조기실직자, 파산한 중소기업가와 자영업자, 가계부채에 신음하는 저소득층 등 국민의 30%이상이 사실상 빈곤층화되고 있으며 얼마 전 조사에서는 중산층의 2/3가 자신이 빈곤하다고 답변했다.
한 사회구조가 선진화되려면 사회 시스템이 깨끗하고 공정하고 투명해야 되며 이는 생산성 향상과 일자리 창출과 직결된다.
복지국가가 되려면 세수가 늘어나야 하고 지출이 투명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탈세가 사회 지도층이나 대기업부터 보편화되어 있고 지하경제가 30% 가량이나 되고 해외자산도피 2위 국가를 자랑하는 나라에서 무엇이 제대로 될 수 있겠는가?
프랑스 새 정부의 75% 부유층 과세를 피해 러시아로 유명 배우들이 도망가는 모습이나 주요 정치인이 해외에 자산을 빼돌리는 그리스, 겉으로는 청렴한 듯 하며 수도원의 은밀히 일가친척이 자산을 소유한 중동의 지도층의 모습에서 정상적인 국가의 미래를 볼 수는 없다.
박근혜 당선인은 이제 당선되었으니 표를 의식할 필요도 없다.
선거 때 표를 의식해 잘못 공약한 약속들은 과감하게 국민들에 솔직히 사과하고 초장부터 『공약의 노예』에서 탈피해야 한다.
인수인계나 숙련에만 21개월 걸리는 병역복무 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한다고 한 것도 과감히 사과하고 끝내야 한다.
박 당선인은 보편적 복지로 인해 힘없고 목소리가 낮으며 모래알처럼 흩어져있는 극빈층, 소외계층의 복지가 소홀해지지 않도록 최우선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보편적 복지로의 지향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노블레스 오블리제가 없고 부패와 탈세 계층이 만연한 한국사회에서 사회개혁 없이 무작정 고소득층과 살만한 중산층에게 까지 『프리라이더(free-rider)식』 무임승차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
오직 열심히 일하는 다수의 서민과 중산층 민생을 위해 모든 노력을 집중시켜야 한다. 그리고 소외계층과 탈북동포 같은 약자 처우개선에 노력해야 한다.
6. 한국사회는 정치인-대기업-자산가-법조계-언론-문화계-전문직-학계-지식인 사회가 칡넝쿨처럼 서로 긴밀히 얽혀있는 사회이다.
이 탐욕과 기득권을 기반한 네트워크는 부패와 연결되어 있으며 어지간해서 청산되지 않는다. 나아가 보수가 집권하든, 진보가 집권하든 위의 수천 명만 바뀌지 결국 끈질기게 유지된다.
박근혜 당선인은 스스로 가족도 자식도 없고 국가에 몸을 바쳤다고 여러 번 언급했다.
그가 성공하는 길은 바로 이 기득권 부패, 탐욕 네트워크를 해체하고 조세와 예산집행의 『원칙』을 세우며 보육원, 탈북동포 등 약자와 소외계층을 보듬는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 하나만 성공해도 그는 역사에 길이 남을 대통령이 될 것이다.
앞뒤선후 가리지 말고 오직 이 길 하나에만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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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