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형 복지의 딜레마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1. 요즘 좌∙우 보수∙진보 모두 『보편적 복지』를 말한다.
0~5세 보육∙양육비용 지원과 반값등록금 예산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새 박근혜 정부의 정책도 그렇게 가고 있지 않냐고 말한다.
양극화가 심화되고 대공황을 방불케 하는 장기 대불황이 세계를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복지제도 확충과 복지예산의 증액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몇몇 진보성향이라 자칭하는 학자들이 끄집어낸 『보편적 복지』가 일면 맞는 측면도 있지만 포퓰리즘으로 흘러가면 한 사회의 의식구조를 망치는 위험요소도 상존한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2. 정치인은 표를 의식해 정책을 공약한다.
제 아무리 훌륭한 정치인도 결국은 대체로 표 앞에 무릎을 꿇는다.
이때 표는 표의 숫자를 말한다.
결국 표를 많이 가진 집단의 이해관계에 굴복해 국가예산을 나눠주는 행태가 현대 민주주의 제도가 가지는 주요한 맹점이다.
복지는 반드시 그 재원이 되는 세금의 증가 즉 증세를 필요로 한다.
북구의 대표적 복지국가들의 조세 및 사회보험료 부담률은 총소득의 50% 가까이에 근접하고 소득이 높을수록 누진적으로 폭증한다.
문제는 이들 국가에서 도입되어 실현되고 있는 보편적 복지제도를 증세나 사회부담금의 인상 등에 민감한 한국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들이다.
보편적 복지나 복지확충을 주장하는 정치인은 증세나 사회부담금 인상을 말해야 하고 탈세나 지하경제, 예산을 좀 먹는 부정부패 일소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혀야 한다.
그리고 복지가 강화될 때 국민들이 치뤄야될 부담이나 대가도 솔직히 국민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
3. 반값등록금이나 무상보육, 육아비용 지불 같은 문제를 논할 때는 이로 인한 수익과 편익이 엉뚱한 데로 가는 게 없는지, 진정한 수혜자는 누구인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자는 누구인지도 진지하게 토론되어야 한다.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힌 복잡한 문제 『사회적 대타협』 방식으로 이해관계자 각계 각층의 대표가 먼저 내부논의를 한 뒤 모여서 합의하는 방식을 취하는 게 맞다.
고졸생 80%가 대학을 진학하는 나라에서 반값등록금 제도로 부패사학이 돈을 벌고 대학운영이 장사가 되고 고졸 전문대졸들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낀다면 이것이 정의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
대학입시제도, 학제개편, 부실대학 정리, 정원조정 등을 하지 않은 채 대선에서 20대 표를 의식해 실시하는 반값등록금 제도에 대해 정치인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보편적 복지를 논할 세금구조나 국민연대의식이 없는 나라에서 『보편적 복지』에 대한 논리적 문제제기는 기득권이나 재벌 앞잡이 혹은 신 자유주의적 성장론자로 매도 당한다.
4. 복지확충과 복지강화에 찬성하면서도 제대로 된 복지를 복지수요가 시급한 자들부터 우선하자는 말은 보수꼴통으로 매도 당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 사회에서 복지와 소득재분배가 표의 논리에 의해 목소리가 큰 계층 즉, 20~40대에 집중되고 있는 현상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반값등록금은 20대,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육아는 30~40대 등의 표와 요구를 의식한 것이다.
나는 할 수만 있다면 무상급식, 반값 아니 전액 무료등록금제도도 찬성한다.
문제는 적은 국가 예산이 몇몇 보편적 복지에 투입되면서 정작 필요한 복지혜택이 시급한 계층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현상을 지적하는 것이다.
너무나 가난하고 고립되고 무기력해져 정치적으로 결집될 수도 없고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계층과 집단이 우리사회 곳곳에 얼룩처럼 남아 겨우 삶을 이어가고 있다.
노숙인, 기초수급자 조건에 들지 못하는 노령 단독가구, 쪽방 속에서 단절되어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버린 20~40대 청년 고립계층, 결손가정 및 그 자녀들 등 숱한 이들이 이런저런 사유로 사회안전망에서 제외되어 있다.
문제는 보편적 복지 확충에 따라 장기 요양병원, 어린이집처럼 국가 복지제도를 순전히 돈벌이 대상으로 보거나 편탈법으로 서류를 조작해 복지혜택을 보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5. 우리 사회의 주요 시급한 화두는 일자리, 복지, 경제민주화이다.
이들 각각은 공생과 나눔이 있어야 실현 가능하다.
비 정규직과 일자리 문제는 대기업 노조의 양보와 타협이 필연적이다.
노동문제에 있어 이들 또한 기득권 세력에 불과하며 온갖 대결 논리로 본질을 재벌들에 전가하고 있다.
복지 문제에 있어서는 증세와 사회부담금 인상, 지하경제 색출과 탈세 방지 및 부패청산이 핵심이다.
경제민주화는 재벌 등 대기업들의 적극적 동참과 자기개혁이 이루어져야 해결 가능하다.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나 빼고 사회개혁을 하자』고 하면 누가 수긍을 할 수 있겠는가?
6. 한국의 보수는 박근혜 라는 인물이 있어 2012년 대선에서 승리했으나 제대로 사회개혁과 부패청산에 앞서지 않으면 사회 분위기 상 현재와 같은 한국의 보수는 앞으로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크지 않다.
진보세력과 야당의 실수로 이긴 승리를 당연한 것으로 착각하고 자만하면 향후 몰락할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가 아니었으면 보수 세력 중 누구도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었다.
한국의 보수는 혁신적으로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20~40대가 보여준 배타성을 도저히 극복할 수 없다.
프로이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가 사회복지제도를 역사상 근대국가에 최초로 도입한 것도 2차 대전 중 처칠이 『비버리지 보고서』를 만들어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기초를 쌓은 것도 모두 보수세력이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개혁을 한 것이다.
건전한 보수는 지속적인 사회개혁을 선도함으로써 한 사회를 안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책무이다.
한국의 보수도 복지정책에서의 문제점은 지적 개혁하되 복지확충과 소득재분배 정책을 결코 수구기득권의 관점에서 비판하거나 반대해서는 안된다.
7. 한 사회에서 정치가 표를 향해서만 매달릴 때 여러 부작용이 나타난다.
남유럽과 중남미의 여러 국가들이 복지와 저성장의 악순환의 예로 등장한다.
반면 날로 양극화와 빈곤층의 증가, 부자독식이 심화되는 미국은 신 자유주의 만능사고가 부른 또 다른 실패사례이다.
중요한 것은 복지는 수요적확하게 적용되어야 하고 표를 의식한 퍼주기 식으로 가서는 안되며 나라마다 적정한 고유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표와 복지는 분명히 따로 가야 성공하는 것이다.
|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