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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보편적 복지 예산안과 신도림역 토끼 할머니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1. 새해 예산안 342조가 국회에서 해를 넘겨 1월 1일 새벽 6시에 통과되었다.
복지예산이 4조 8000억 증액되어 사실상 103조 가량 되면서 전체예산 중 30%를 사상 처음으로 넘겼다.
여기에는 0~5세 무상보육,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 청장년∙노인일자리, 저소득층 사회보험료, 렌트푸어 대책, 어린이집 근무환경 개선, 초등학교 온종일 돌봄 학교 확대 등이 포함되어있다.
지난 대선과정 공약되었던 복지정책을 실현에 옮기기 위한 용도인 것으로 보인다.
이를 늘리기 위해 국방예산 중 차세대 전투기, 헬기, 미사일, K2 전차 등이 삭감되었고 예비비, 이자상환 준비금, R&D 등 미래 성장동력 예산이 깎였다.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취약계층 복지 예산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의료비보조 2824억원이 삭감된 것이다.
역대 최대규모의 보편적 복지 예산 증액의 이면에 기초생활수급자의 의료비 보조가 당초 정부안(5000억원) 보다 2824억원 삭감되었다.
2. 이로 인해 156만 명의 극빈층이 병원 문턱에서 눈치를 봐야 할 형편이다.
올 10월이면 의료급여 예산이 바닥나 외상으로 병원이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진료를 꺼린다는 것이다.
이 이면에 0~5세 영유아를 무상보육, 양육공약에 따라 국가가 지원하게 되었다. 0~5세의 유아나 어린이들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면 39~17만 원대에 이르는 지원을 받고 집에서 키워도 20~10만원의 양육비를 지원받게 되는 것이다.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전원 실시하게끔 된 것이다.
젊은 세대 중 맞벌이를 하는 전문직이나 고소득층 들에도 일률적으로 보육 양육비가 일괄적으로 지원되는 것이다.
보편적 보육과 육아는 저출산 시대에서 필요하겠지만 과연 우리나라의 수준에서 맞벌이 고소득층 자산가계층의 자녀들에 양육비를 지원할 만큼 예산의 여유가 있냐는 점이 문제다.
기초생활자의 의료비보조를 삭감하면서 고소득층 전문직 맞벌이 가구의 무상보육을 지원하는 것이 보편적 복지인지 의문이 든다. 복지 포퓰리즘의 기형적 예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3. 이 와중에 줄어들었다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3710억원이나 들어있는데 전부 여야대표, 원내대표, 예결위원장 등의 지역구 SOC 사업 예산들이며, 막판 예산조정을 하면서 여야 실세들 지역구 건설관련 예산을 고무줄처럼 늘린 것이다.
이는 국회 예결위 막판 계수조정과정에서 타협이 되어 순식간에 국회를 통과하기에 비판이나 달리 견제할 장치가 없다.
미국에서는 이런걸 막기 위해 『페이고』(Pay as you go)라는 제도를 도입해 예산 지출이나 감세를 추진할 경우 반드시 다른 항목의 지출감소나 증세를 수반하게 한다. 반드시 손해 보는 자가 있기에 감시의 눈을 뜨고 지켜보는 것이다.
복지 확대로 인해 당연히 우선적으로 줄여야 하는 SOC 예산이 정부지출예산 23조 9000억원 보다 4000억원 늘어난 24조 3000억원으로 최종 확정되었다.
복지 예산에서 정부안 보다 늘어난 증액분 3000억원보다 SOC 예산이 더 증액되었고 2012년에 비해 1조 2000억원이나 늘어났다.
4. GNP 대비 예산 규모로 볼 때 한국의 예산 규모는 선진국가 보다 아직 60~70% 선에 불과하다.
세금과 사회보험료 납부 액을 합쳐도 선진국가의 수준에 60~7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는 근본적으로 국가 예산규모가 적고 국민이 납부하는 절대액이 적다는 말인데 이런 예산구조에서 복지가 강화되려면 불요불급하고 부패와 연결되기 쉬운 낭비적 예산이 삭감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같이 토건, 건설 인프라가 잘되어 있는 나라에서 복지국가를 지향한다면서 SOC 예산을 늘리는 것은 의원들의 도덕적 해이로 비난 받아 마땅하다.
솔직히 말해 SOC 예산 중 상당한 부분이 중앙과 지자체에서 뇌물, 비자금 등 부패한 용도로 전횡되는 것이 여태까지의 사실 아닌가?
그래서 SOC 예산을 만들려고 중앙관료, 의원, 지자체장이 모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국가예산을 다루는 의원들, 그 중 힘이 있다는 여야 지도자들이 이런 식으로 제 밥그릇 챙기는 일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하고 규탄 받아야 마땅하다.
5. 이번 새해 예산안 통과가 해를 넘기며 늘어진 것은 민주당의 『제주도 해군기지 6인방 때문』이라고 한다.
이들 6인 강경파는 제주해군기지 예산액 2010억원을 그대로 가는 대신 제주기지의 성격은 『민군 복합항』으로 부대조건에 명시하기로 31일 저녁 계수소위에서 합의한 뒤 태도를 바꾸어 예산안 삭감을 『당 정체성』 문제로 들고 나온 것이다.
애초 안대로 합의하면 당의 정체성이 무너지고 당론도 변경해야 된다며 반발하면서 3대 부대조건이 지켜지지 않으면 공사하지 말아야 한다며 해군기지 예산안의 사실상 백지화를 들고나왔다.
3대 조건이란 ①민군 복합항 확인 ②15만톤 크루즈 선박 입항가능성 검증 ③항만관제 및 유지보수비용 관철 등이다.
결국 해를 넘기며 이 3대 조건 이행결과를 70일 이내 국회보고 한다는 조건으로 가까스로 합의가 되었다.
까놓고 말하면 제주도 해군기지가 미군의 북중국해 견제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 우려하는 반미감정이 예산안 통과를 막은 것이다.
명색이 의원이라는 자들이 친북적 사고를 가진 집단이 가진 의식에 전염되어 국회예산 통과까지 가로막고 나선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다.
북한이 중국이 싫어하니 미국과 일본의 좋은 일을 시킬지 모른다고 자의적으로 추정하는 제주도 해군기지를 반미 이념적 시각에서 국회까지 가로막고 나선 것이다.
환경문제? 솔직히 이야기 하면 이념문제가 환경문제로 둔갑한 것이다.
6. 한 해가 가는 지난 31일 방송을 마치고 돌아가다 서울역에서는 영하 13도의 추위에 떨고 있는 노숙자를 봤고 신도림 역에서는 토끼 네 마리를 팔려다 역무원에 쫓겨가는 한 할머니의 슬픈 표정을 봤다. 이 순간만큼 무기력을 느끼는 경우가 없다.
오늘 신문에 암에 걸려서도 살아보려고 마지막까지 택시운전을 하다 홀로 고독사한 독신 40대의 기사가 실렸다.
복지국가가 무엇인가? 결국 뒤처지고 소외되고 낙오된 국민 마지막 한 명까지 보듬는 것이 복지국가 아닌가?
아직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돌보아야 할 소외 낙오 계층이 존재하고 이들은 정치적 발언권이나 단결력도 부재해 모래알처럼 무기력하게 흩어져있다.
그래서 보편적 복지의 그늘에서 이들은 여전히 배제된 채 신음하고 있는 것이다.
보편적 복지를 추구하는 새해예산안?
이는 실세의원들과 맞벌이 슈퍼맘의 정치적 위세 아래서 신음하는 소외된 사회적 낙오자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생생한 사례이다.
* 참고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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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