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경제가 과연 유사석유, 도박, 마약 뿐인가?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 이 글은 최근 지하경제 탈세 색출을 통한 재원마련 논란과 관련해 실제 지하경제, 탈세가 주로 유사석유, 도박, 마약, 매춘 등에서 발생하는 것처럼 호도하는 언론 등의 시각을 교정하고자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 작성에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았으며 향후 새 정부의 지하경제, 탈세 색출의 영향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제시하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기업의 조세회피와 자본 도피
한국의 과세 제도는 상당한 수준에 올라있어 기업들의 적극적인 조세 회피에 큰 성과를 올리고는 있으나 역외탈세의 방지에 있어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고 특히 해외 투자 자산의 상각에 있어서는 거의 손을 대지 못하는 수준에 있다. 따라서 대규모 기업일수록 해외 시장을 통한 자본 도피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고 최근에서 코스닥의 중소 업체들까지도 이를 모방하는 경우가 많이 발견된다.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양성화를 국내, 외 두 가지로 구분한다면 국외 부분의 자본 탈루가 더욱 심각하며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외국 정부와의 정보교환은 상당히 발전되고는 있으나 아직도 교환이 안 되는 나라도 많고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또 국내 정부 기관들 사이에서도 정보 교류 및 협조가 더 원활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국내외에 은닉된 지하경제의 양성화를 위해서는 국세청, 관세청, 검찰,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관련 기관들의 기능이 모아진 단일 기구나 조직을 만들어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
1. 전통적인 방식의 단순한 자본 이전 방법
1) 이전가격 조작
- 대기업 집단은 해외 계열사 간 거래가격 즉, 이전가격을 조작하여 고 세율국에서 발생한 소득을 저 세율국에서 발생한 것처럼 위장하여 그룹 전체의 세 부담을 최소화한다. 이런 거래는 정상적인 모습 갖추기 위해 관련 자료를 잘 보관하므로 비교적 파악이 용이하다.
2) 조세피난처를 활용
- 국외 원천소득에 대해 전혀 세금을 부과하지 않거나 아주 낮은 세율로 세금을 부과하는 저 세율국에 자회사를 설립하여 해외 발생 소득을 이전.
3) 조세조약 활용 등
- 조세조약은 이중 과세를 방지하기 위하여 소득의 종류별로 과세권을 가진 국가를 정하고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데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기업이 이중 과세 방지 협약 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가공거래를 유발. 기타 과소자본을 이용한 조세 회피도 많이 사용된다.
2. 노골적인 자본 도피 사례
1) 금융상품 활용
- Kospi Index Option과 ELW(Equity-linked Warrant) 같은 금융상품은 만기가 근접하게 되면 외 가격(OTM; Out-of-the-Money)의 호가는 거래가 줄고 가치는 0에 수렴한다. 그러나 지수 선물과 달리 각 호가 별 거래가 가능하므로 이 호가에서의 대량 매매를 통해 국내, 외 계좌 간 자본 이전이 가능하다. 이런 거래는 거래량이 줄고 내 가격(ITM; In-the-Money)이 될 가능성이 작아질수록 성공 확률이 높다. 금융감독원에서 ELW를 활용한 국내외 자본 이전 사례를 적출한 바가 있으나 무혐의 처리한 바 있다.
- 장외 파생상품을 활용하면 보다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개발하고 악용할 소지가 있다. 국내외 계열사 두 곳이 외국 금융기관을 사이에 두고 두 가지 전혀 반대 방향의 계약을 체결한 다음 계약기간 만료 후 목적에 부합하는 결과의 계약 만을 이행하고 나머지 다른 계약은 파기한다. Total Return Swap, Credit-linked Note, Asymmetric Swap 등의 상품을 구미에 맞게 설계하고 계약 일자를 Backdate 함으로써 이미 발생한 상황에 대해 정산만을 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외환위기 당시 SK증권이 JP Morgan과 Total Return Swap 계약을 체결하고 3,000억 규모의 손실을 처리한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2) 타 법인 주식 취득 및 상각
-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약 2년간 상장법인이 취득한 타 법인 주식은 4.5조에 달했다. 이 금액의 87%인 3.9조를 코스닥 회사들이 취득하고 상당 부분을 감액 손실 처리했다. 문제는 이들이 취득한 주식이 대부분 비상장 주식이었고 의도적인 상각 이후 많은 회사가 상장 폐지됐다. 또 해외에 Paper Company를을 설립하고 여기에 국내 모회사가 지분 출자를 하는 과정을 거쳤으며 궁극적으로 해외에 투자한 사업을 파산시키는 수법이 많이 동원됐다.
- 추적을 어렵게 하기 위해 해외 합작법인 설립도 자주 이용된다. 현지인을 대표이사로 앉히면 사업내용을 극비 사항으로 유지할 수 있다. 비록 본사에서 자료 제공을 약속한다고 해도 현지인 CEO가 해당 국가의 법률을 내세우면서 거절하면 받아낼 방법이 없다. 본사와의 거래에서 이전가격 조정을 통한 비자금 조성을 하거나 실제 사업은 없으면서 형태만 일정 기간 유지한 다음 현지 투자에 이은 자본금 상각을 사유로 폐업을 시키기도 한다.
3) 해외투자 및 발주에 따른 수수료 수입
- 한국투자공사가 2008년 1월 메릴린치에 2조를 투자하고 약 75%의 손실이 발생했다. 문제는 어떤 형태의 투자가 이루어지든 이를 중계한 금융기관은 수수료를 받게 돼있다는 점인데, 수수료 율을 2.5%로 가정한다면 500억의 자금이 어디론가 흘러 들어갔다. 이외에도 해외 자회사를 이용한 현지 기업 인수, 부동산 투자, 지분 출자에도 상당한 수수료가 발생한다. 가장 깨끗하고 확실한 방법이다.
- 이런 식의 수수료가 가장 큰 분야가 무기중개업이다. 그래서 정부의 고위직과 연결이 돼야 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무기중개상이 되는 방법은 어떤 곳에서도 배울 수 없고 내용도 알려져 있지 않다. 한국의 무기중개상으로는 율곡 비리 사건의 김영환, 영화배우 심은하의 남편으로 알려진 정호영, 미모의 로비스트 린다김 등이 유명하다. 이들의 커미션은 수 천억 원에 달할 정도로 천문학적인데 정권 실세의 비호 없이는 불가능한 사업이다.
4) 자원개발 등의 해외 사업
- 이명박 정권에서 가장 활발했던 사업 중 하나인 해외 자원개발은 상각 시키는데 아주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첫째, 해외에서 벌어지므로 추적이 어렵다. 둘째, 성공 확률이 매우 낮으므로 일정 기간이 지난 이후 전액 상각을 시키거나 반복해서 실패해도 이상할 게 없다. 셋째, 현지 국가의 유력 인사와 연계가 돼야 하고 커미션을 지불해야 한다. 여기에서 초기 투자금액과 현지 실권자에게 주는 커미션의 일부를 빼돌리면 사업의 성패와 상관 없이 비자금을 조성할 수 있다.
- 신 재생에너지, 북한 관련 사업, 탄소나노튜브와 같은 신소재 개발 등도 자주 등장하는 메뉴다.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Shale Gas 관련 사업이 차기 테마로 각광받는 것은 시간 문제다. 이들도 자원개발과 마찬가지로 확률은 낮지만 성공할 경우 수익률이 높아 상장사들의 주가 조작에 많이 사용된다. 이런 상장사에 투자되는 자금은 대부분 사채 자금으로 현재 코스닥 상장사의 약 1/10인 100여 개사에 이런 사채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상장사의 대주주의 자금원이 파악되면 지하경제의 한 줄기는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 기타
- 미국 나스닥 장외시장의 상장사와 국내 기업을 합병시킴으로써 국내 사업장을 폐쇄하고 궁극적으로 해외시장에서 상장 폐지를 통해 자본을 유출시킨다.
-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사모시장에서 발행하면서 신주인수권의 50%를 대주주 또는 가족이 헐값에 인수함으로써 자산 증식, 비과세 상속의 방법으로 사용된다. 지금까지 대주주에 의해 자행된 이 방법에 대해 금융당국의 과세나 금융감독원의 제재 사례가 없다.
- 상장회사가 자산가치에 비해 현저히 저 평가된 경우 일반투자가가 소유하고 있는 잔여 주식을 공개매수하고 상장 폐지 시킨다. 이후 실제 가치에 따라 자산을 매각하거나 자체 개발을 추진한다.
- 영업권, 특허권, 상표권과 같은 무형자산의 가치를 부풀려 금융기관의 담보 가치를 제고하거나 평가액을 실제보다 현저하게 낮게 하여 특수관계인에게 매각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이 같은 방법은 회계법인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국내에서 용이치 않을 경우에는 무형자산을 해외 자회사로 옮기고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
* 조세회피의 개념: 조세범죄(Tax Fraud)에 해당하는 탈세(Tax Evasion)와 합법적인 절세(Tax Planning or Tax Saving)가 있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조세회피(Tax Avoidance)가 있다. 조세회피는 실무적으로 탈세와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세무전문가들이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납세자들이 적극적으로 계획을 수립하여 조세를 회피하는 것을 공격적 조세회피 전략(ATP; Aggressive Tax Planning)이라고 한다. 이를 미국에서는 Tax Shelter라고도 하는데 대부분의 국가에서 과세 당국의 표적이 된다.
|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