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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의 일부는 『신동아』 2월호에 기제되었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빛과 그림자
□ 이명박 정권의 출범 배경
노무현 정권의 5년은 국민들에게 그 실체 이상으로 광범위한 염증과 민심이반을 가져왔다.
노 정권의 기업도시, 혁신도시, 행복도시 및 각종 특구로 상징되는 부동산 개발과 2배로 늘어난 골프장 등 토건 함몰 정책은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의 폭등을 가져왔다.
재벌과 기득권의 특권반칙 청산과 해체를 내 걸었던 정권이 정작 중산층 서민과 노동자들에게 신 자유주의적 경제체제를 강요하며 광범위한 빈곤의 보편화와 빈부격차를 확대시켜버렸다.
냉정하게 말해, 국민들은 부동산 폭등에 불안을 느끼고 盧정권의 언어유희와 이념대립 조장에 염증이 났던 것인데, 이명박 대통령은 이들에게 경제대국 실현이라는 욕망에 불을 지피며 500만표 차이로 승리했다.
즉 이명박이라는 인물에게 투영되는 산업화 시대 성공신화가 중산층과 서민 다수에게 도덕성이야 어떻든 잘 살수 있게 되면 그만이라는 일견 비도덕적 확신을 심어줬던 것이다.
□ 이명박 정권의 공적
최근 이명박 정권은 퇴임을 앞두고 지난 임기 5년 간의 백서를 발간하여 홍보하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 두 차례의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세계 7번째의 20-50 클럽가입, 세계 9번째 무역 1조 달러 달성을 꼽고 있다.
그러나 현 정부가 국정 성과로 언급하는 것들 중, 일본보다 높은 국가 신용도, 양호한 재정건전성 그리고 기업환경 개선에 의한 역대 최고 수준의 창업 등은 사실은 언론에서 조차 현실과 동떨어진 자화자찬으로 치부되고 있다.
국격 제고와 관련해서는 『G20』, 『핵 안보 정상회의 개최』,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송도 유치』, 『FTA를 통한 세계 3위의 경제영토확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등을 들고 있다. 그 중, 『세계 6번째 원전 수출국』 이라는 대목은 일반 국민들에게는 상당한 업적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견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진행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친 서민복지와 관련해서는 『역대최고의 복지지출』, 『국가가 책임지는 보육 및 육아교육』, 『전통시장, 소상공인 지원확대』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업적들 중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 문화나 서민금융지원 강화 및 불법 사금융 척결은 애초 의도만큼 관철되었는지 실효성 면에서 의문의 여지가 제기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대선 당시 공약으로 내세웠던 주 아젠다 즉, 줄푸세와 『747』로 상징되는 경제대통령 『MB노믹스』의 주요 내용이 빠져있다는 것이다.
또 그의 대표 복지 치적이라 할 『보금자리주택』이 빠져 있는 것도 어색하다.
그 외에 외교안보 분야에서 『UN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정도가 눈에 보이고, 『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은 이면 협상이 깨어지며 천안함 연평도 위기를 초래한 점에서 치적이라 거론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임기 중 누구보다도 많은 해외순방을 했지만 결국 외화내빈으로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했고, 자원외교를 주요 정책으로 임기 중 적극 선전했지만 『자주개발률 제고』라는 표현 속에 사실상의 수익성 확보 실패로 끝나고 있다. 그 결과도 화려했던 자원외교의 홍보 및 진행 과정에 비해 초라했다.
이외에 녹색업적과 관련 환경 친수 개발의 사례로 『4대강 살리기』를 들었지만 이 또한 최근 이견이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현 정부가 본인들의 성과라고 공표했던 이러한 주장들에 반해, 혹은 관련하여, 필자가 MB 정부의 공적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세계 금융위기를 비교적 잘 버텨냈다. 97년 IMF 사태는 사실 외환관리 부실 즉, 사소하다고 볼 수 있는 경제 실책에 기인한 것이다. 이 것을 YS 정부는 IMF 관리 체제라는 국가적 위기로 불을 번지게 만들었다. 이에 비하면, 청와대의 워룸(전쟁 상황실- 비상 경제 대책 회의실)으로 대변되는 이명박 대통령 특유의 부지런함과 신속한 위기 대응력이 당시 세계적 금융위기에서 상당한 효력을 발휘했던 것으로 봐야 한다. 일본의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의 몰락에서 보듯이, 당시 금융위기가 세계로 번져가며 전세계의 대기업들이 고전하는 동안, 고환율/감세 정책으로 한국의 대기업들은 초 일류기업으로 발 돋움 했다. 물론 그 이면에 대기업에게만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 준 부자 감세 정책은 “경제정의” 측면에서 분명 수정되어야 한다.
둘째, 햇볕정책의 흐름을 일정부분 “원칙”으로 되돌렸다. DJ, 노무현 정권에서는 북한에 대한 사실상 치욕에 가까운 저자세 퍼주기식 정책이 대북 외교를 비 정상적으로 왜곡시켰다. 당시 탈북자들에 대한 진보 정권들의 비도덕적 무관심과 외면은 역사적으로 두고 두고 비판을 받을 것이다. 이에 비해 MB 정부에서는 탈북자 지원과 북송 반대 운동이 국내외에서 대대적으로 벌어졌으며, 이 영향으로 중국 정부가 탈북자 북송을 중단하는 일도 벌어졌다. 물론 이런 운동은 범국민적 여론의 일환이었으나 MB 정부의 원칙적 대북 정책 기조가 분명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는 것이다. 또 이명박 정부는 DJ, 노무현 정부에서 금이 간 미국과의 갈등을 상당 부분 해소하여 전시 작전권 전환을 2015년 까지 연기하였는데, 이는 안보적, 국가 재정적 차원에서 매우 다행스런 일이었다.
□ 이명박 정권의 실정
이명박 정권은 경제 정책 『MB노믹스』를 내세워 집권했지만 『MB노믹스』란 말은 흔적만 남고 그 상흔은 깊게 파여있다.
『747(7% 성장, 소득 4만 달러, 세계7위 경제대국)』은 공약(空約)이 된지 오래고, 임기 5년간 평균 성장률은 3% 수준에 불과하며, 1인당 GDP는 임기 출발 시에서 조금 늘어난 2만 3천불에 불과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경기부양책은 위기 극복을 가져왔지만 거꾸로 독배가 되어 이후 5년간 한국경제 곳곳에서의 불균형을 가져왔다.
신 자유주의적 가치가 극대화된 『비즈니스 프랜들리』 기치 하에 규제완화, 고환율, 감세, 부동산 경기 부양 등을 내세웠지만 취임 직후 곧바로 터진 2008년 9월의 『금융위기』로 말미암아 무너져 버린 꼴이 됐다.
신 자유주의의 마지막 끝물에 오히려 신 자유주의적 가치를 지향하며 세계 경제흐름에 역행하다 곧바로 위기를 자초했던 것이다.
레이건의 『공급주의 경제학』을 본뜬 듯한 『MB노믹스』의 근간이었던 감세정책은 100조 가까이 집행되었지만 감세효과는 커녕 재정적자 확대의 원인이 되었다.
결국 장기불황에 의한 세수감소와 늘어난 재정 적자를 견디지 못해 2012년 8월 중세모드로 전환하며 『MB노믹스의 종말』을 가져왔다.
MB정권은 출범 이후 무려 21차례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내놨지만 그 결과는 주택거래 및 매매 가격의 감소와 하락을 불러왔고 전월세 가격의 폭등을 가져왔다.
특히 서민들을 위해 그린벨트를 풀어 시세보다 30%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2018년까지 총 150만 가구(수도권 100만, 지방 50만)를 공급하겠다는 『보금자리 주택』 사업은 집값 하락으로 그 실효는 없어지고 오히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전월세 파동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이는 결국 수도권 13만 가구 공급에서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분양 중심의 이 사업은 향후 공공임대 사업으로의 방향 전환이 확실시된다.
MB 임기 내 전세가는 전국에서 40%나 폭등했고 수도권의 집값은 20% 가까이 하락하였다.
정부의 개입에 의한 고환율 정책은 수출대기업에 매년 수십 조원의 시세차익을 밀어주었으나 그 대가로 서민과 중산층에게는 물가상승에 의한 『대기업으로 소득이전』이라는 고통을 안겨줬다. 결국 3000억불이 넘는 외환보유고만 쌓으며 KIKO 사태를 불러와 중소기업에 치명적 결과를 남겼다.
저금리 정책 역시 가계부채의 심화를 부추기는 부작용만 낳고 투기 계층과 대기업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주었다.
MB 정부 5년간 청년 일자리는 36만개가 감소했고 고용률도 5년 새 2.2%가 하락했다. 또 재벌과 대기업의 경제력 비중은 더 커져 10대 그룹 순이익이 전체 상장사의 60%에 육박하는 양극화의 심화가 진행되었다. 나아가 한국과 세계 경제 성장률의 차이가 14년 만에 최대가 되었고 저성장이 굳어져 가고 있다.
4년간 22조원이 들어간 『4대강 살리기』 사업은 MB 정권의 최대 토목공사이자 치적이 될 뻔했다. 야권과 환경, 종교단체 등의 거센 반발을 딛고 대선공약이었던 대운하 사업의 대체재로 2009년 시작되었던 이 사업은 최근 감사원이 수질악화와 보 균열, 세굴 현상 등 많은 문제가 있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애초 시작부터 특정 건설사, 하청업자 밀어주기 논란으로 시작해서 다른 공공토목사업 경기의 실종, 비자금 조성, 부실공사 등 각종 비리와 의혹이 제기되어 왔다. 4대강이 홍수를 방지한 성과가 있었다는 부분과 관련해서도 향후 몇 년이 지나야 그 결과가 확인될 것이다.
결국 최고 권력자 1인의 의지에 의해 아무런 검증 없이 22조원이 들어가는 거대 토목사업이 시작될 수 있다는 나쁜 선례가 기록에 남을 것이다.
MB 정권은 공기업 선진화라는 미명 아래 민영화를 적극 추진했지만, 이는 인천공항, 민영철도, KAI 등 곳곳에서 의혹과 논란을 불러왔고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채 실패했다.
신 자유주의적 규제완화는 주로 금융규제 정책에 작용하여 금산분리 법안을 무력화하고 결국 재벌이 금융까지 지배하는 시스템을 강화시켰다. 이로 인해 파생상품 시장이 세계 1위라는 쓴 웃음 나오는 기록도 세웠다. 해외단기 투자자본에 대한 규제완화는 악덕 투기자본에 의한 국내 금융상품 시장 교란과 투기를 불러왔다.
또한 국내외 금융자본이 주도하는 BTL, BTO 형식의 SOC 사업에서 민자 사업 투자가 늘어나 특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나아가 고액 배당과 주주이익 극대화, 투기적 금융사 임원의 고액연봉과 보너스 등 미국 금융위기 당시 월가와 비슷한 금융업계의 모럴해저드를 보편화 시켰다. 반면 15조원 이상의 구제자금이 들어간 저축은행 사태는 본질적 원인규명과 처벌이 미뤄진 채 다음 정권으로 해결이 미뤄지고 있다.
한마디로 MB정부는 감세정책으로 세수는 줄이면서 반대로 정부지출은 대폭 늘리는 이율배반적 태도로 국가부채와 재정적자를 심화시키는 모순 속에 자신들에 유리한 통계수치에 열중해왔다.
수십 조씩 벌어들이는 수출대기업의 성적 이면에 가계부채 1000조원과 하우스푸어 200만 가구라는 양극화 시대에 대한 수치는 은연중에 감추려고 했던 것이다..
MB정권의 최대 치적으로 치부되는 200억불의 UAE원전 사업 또한 핵폐기물 처리 문제라는 난제를 안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또 다른 MB정권의 주요 치적인 자원외교 사업은 대통령 본인과 이상득 전 의원, 박영준 전 차관 등이 나서 진두지휘하며 전세계를 대상으로 추진되었으나, 그 들인 공에 비해 결과가 초라하며 많은 잡음과 의혹을 낳고 있다.
인수위때 시작한 쿠르드 유전사업은 2억 5천만 불의 계약금이 들어갔으나 거액만 날린 실패한 사업으로 귀결되었고, 이 사업의 핵심인물은 다른 의혹으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카메룬 다이아몬드, 버마 가스전 사업 등은 구체적 성과는 없이 숱한 주가조작 의혹을 불러 일으킨 채 중단되어있다.
또 각종 국책 금융기관의 투자와 보증이 들어간 수많은 국내외 사업들이 그 성과는 노출되지 않은 채 대부분 조용히 잊혀져 가고 있다.
이외에도 미네르바 사건, G20 쥐 그림 사건, 노조파괴 사건, 쌍용자동차 및 용산철거민 진압 등에서 강경 대응에 의한 인권 후퇴 시비가 일어나 시대역행적이라는 여론이 일기도 했다.
진보정권에서 시작된 대학입시 자율화는 현 정권에 들어, 특례입학, 입학사정관 제도 등으로 악성 진화했다. 이것은 결국 대학별 3000여 가지가 넘는 복잡하고 난해한 입시 제도로 변화했으며, 여기에서 대입 제도의 공정성 문제가 수 없이 거론되고 있다.
□ 이명박 대통령과 측근들이 퇴임 후 맞게 될 위험요인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 직전 특별사면을 놓고 인수위 및 사회여론이 들끓고 있다.
과거에도 대통령들이 퇴임직전 특사를 한 예가 있지만 주로 기업인이나 정치인들에 대한 사면 복권이었으며 자신의 자제나 핵심 측근에 대해서는 차마 특사를 하지 못했다.
유일하게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의 집사람 격이었던 최도술을 퇴임 직전 특사에 포함시킨 사례가 있다.
MB는 이번 퇴임 직전 있을 설 특사에서 그의 형 이상득과 측근 최시중, 천신일 등을 포함시킬 가능성이 매우 크다.
대통령 본인은 물론 그 주변인물들도 비즈니스에 뛰어났던 MB 정권은 유독 권력형 의혹과 비리가 두드러지게 시끄러웠으나 막상 드러난 것은 핵심 몇 명의 수억원대 비리에 불과했다.
이상한 것은 야권 또한 무성한 비리정권이라는 그들의 주장과는 달리 언론이 보도한 것 이상의 정권비리 폭로나 규명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야권 역시 각종 비리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기에 적극적인 의혹 규명에 나서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MB와 그 측근이 퇴임 이후 맞게 될 위험요인으로, 자원외교와 관련된 주가의혹과 국책 금융기관 투자 의혹, 4대강, 해외원전개발, 메릴린치 거액 투자손실 및 보금자리 주택사업, 내곡동 사저 파문, SLS 이국철 관련 건 및 한전, 포철을 포함한 공적 기업의 인수·합병 비리 의혹 등이 어떤 형태로든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2007년 대선 때부터 시끄러웠던 BBK 및 도곡동 땅, 다스 관련 사건 등 꺼진 불처럼 보이는 사건들이 재점화 될 가능성도 크다. 이 문제는 김경준, 정봉주 전 의원,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 등의 폭로와 관련하여 불이익을 본 상대들이 있기에 여건만 주어지면 반드시 재점화 될 것이다.
특히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 사업 중 『카메룬 다이아몬드』, 『쿠르드 바지안 광구 유전 사업』, 『버마 가스전 사업』 등은, MB 퇴임 이후, 청문회나 국정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나아가 여러 국책 금융기관의 자원외교사업과 해외자원 등에 대한 투자 및 보증에 의한 손실 관련, 배후 규명이 요구될 가능성이 크다.
저축은행 사건 또한 역대 정권들의 정책 실패와 실세들의 유착이 겹쳐지며 그 배후 규명과 원인 및 피해 규모의 일체가 덮여져 있으나 차기 정권에서 전면 재조명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 박근혜 정권과 MB-친이계의 관계 설정과 청산문제
박근혜 당선인은 대선이 끝날 때까지 현직인 MB 대통령과 결별을 하지 않는 기록을 세웠다.
직선제 이후 역대 모든 현직 대통령은 대선 전 탈당을 하였으나 이상하게도 처음부터 파열음이 일던 두 사람은 끝까지 같은 당적을 보유한 것이다.
박근혜 당선인은 선뜻 승복하기 힘든 2007년 8월 여론조사에 의한 경선패배 이후 힘든 시간을 보내왔다. 구체적으로 보면, 2008년 4월 총선의 공천 학살과 이로 인한 당 밖의 친박연대 결성, 이후 지속된 사찰의혹 제기, 세종시를 둘러싼 갈등과 친박계 흔들기 등의 과정에서 박 당선인과 이명박 대통령은 계속적으로 긴장관계를 보여왔다.
그 갈등의 절정은 2011년 9월 초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양보로 혜성과 같이 떠오른 안철수 문제였다.
안철수와 그 주변 인물들이 MB 측근과 가깝게 어울렸고 안씨가 이명박 정권에서 서울대, KAIST, 청와대 및 정부의 각종 위원회, 포스코 이사회 등에서 경력이 관리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의 확인되지 않은 업적이 많은 교과서에 등재되고 그의 회사 안랩이 정부의 특혜성 지원을 받는 것 또한 불편한 진실이다.
이 의혹은 대선과정에서 계속 제기되어 왔으며 안철수의 존재 그 자체가 결국 15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박근혜 당선인의 대선가도에 가장 큰 장애물이 되어왔다.
출마, 단일화, 지원여부 등으로 대선의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었고, 『안철수 현상』이라는 단어 속에 한때 대선 후보 지지율도 역전되며 『박근혜라는 인물』이 『구 정치』를 상징하는 듯이 비춰지는 위기의 시간을 지나기도 했다.
안철수 현상이 기성정치권에 염증이 난 국민들 변화욕구에 의해 스스로 생겨난 『자연 발생적 현상』인지, 아니면 퇴임 이후를 생각해 정권 재창출을 의도한 MB와 친이 측의 『지원 및 기획결과』인지는 시간이 지나면 밝혀질 것이다.
분명한 것은 안철수의 등장 시점과 야권 단일화 즈음에 책임총리제 도입 및 대통령 권한약화 요구 등의 분권개헌과 임기 단축요구가 거세게 일었고, 결국 여권 내의 핵심 일부는 안철수를 따라 민주당으로 갔다.
11월 23일 안철수가 후보직을 사퇴하기 직전까지, 한국사회의 보수 기득권 세력과 새누리당 전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박근혜 후보를 돕지는 않았다. 오히려 임기 단축, 분권개헌을 강요하는 분위기 속에 대선패배론이 확산되고 선거과정의 사소한 문제를 들어 내분을 부추기기까지 한 세력도 있었다.
박 당선인은 외견상 대선과정에서 범 보수여권 내에서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막바지까지 퇴임 후 보장과 관련된 권력분점, 임기단축 요구에 계속 시달려온 것이다.
한마디로 돈 선거 청산에 적응 못하는 내부세력과 안철수 현상을 내세운 보이지 않는 여권 내부의 적 및 그를 원하지 않는 일부 기득권과도 싸워야 했다. 그러나 이 과정을 거치면서도 비록 힘들긴 했지만 박 당선인은 어떤 채무도 지지 않은 채 당선이 되었다.
안철수의 등장 배경과 대선 과정 중 지속된 박근혜 당선인에 대한 압력과 흔들기는 이명박 대통령 퇴임 이후, 전·현 정부 사이의 관계를 예측하게 한다.
이명박 정권은 출발부터 여느 어떤 정권보다 구설수가 잦았고 임기 내에도 굵직굵직한 스캔들과 의혹에 시달렸으나 특유의 세심함과 부지런함으로 야권과 언론에 기민하게 대응해왔다.
그러나 퇴임 후에는 더 이상 이를 막을 수 있는 힘이 없고 지금까지 거론된 모든 의혹이 BBK부터 시작해 다시 재론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박근혜 당선인은 출범부터 한국의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어려운 경제, 정치, 사회적 환경에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올 봄이 되면 기득권 세력은 방어를 위해, 야권은 야성 회복을 위해 정권을 시험하려 할 것이고 48.02%, 1,468만이 넘는 야당 후보를 찍은 국민들 또한 마음이 쉽사리 풀리지 않을 것이다.
이 상황에서 새 정권 출범 이후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질 경우 박 정권은 곧바로 추락하게 될 수도 있다.
대통령 본인이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며 정권 핵심 주도세력이 미약하고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몇 가지 실수만 겹쳐지면 2008년 봄 MB 임기 초반의 광우병 촛불시위가 재발될 수도 있다.
이때 박근혜 정권의 출범을 내키지 않아하는 정치세력들이 이명박 정권의 의혹과 비리를 들고 나오며 결집할 가능성이 크다. 대선 패배로 분열된 야권은 이 기회를 통해 결집의 실마리를 얻으려 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임기 초부터 대선자금수사로 시달리다 이듬해 탄핵으로 까지 연결되었고, 이명박 대통령도 광우병 촛불시위로 시작부터 정권이 흔들렸다.
박근혜 정권도 취임 직후 MB 정권의 여러 의혹이 뇌관이 되어 폭발하는 민심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
현재 한국사회는 장기불황 하에, 수출 투자 소비 둔화에 의한 저성장 고실업 및 자영업자의 몰락, 청년들의 실업과 절망, 양극화의 가속화, 하우스 푸어 및 가계부채 위기 등 민심의 이반을 부를 수 있는 휘발성 높은 소재들이 널려있다.
박 정권이 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별로 없다.
조기 재정투입을 위한 일자리 창출로 경기 진작이 있을 수 있지만 가용 재원이나 그 효과를 고려할 때 언 발에 오줌 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박정권이 사용할 수 있는 한정된 승부수는 과감한 기득권 청산을 통한 경제민주화와 부패청산이다.
역대 정권이 임기 초반에 결국 전 정권의 비리 청산에 나설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민심의 소재와 권력의 장악을 고려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신뢰와 원칙을 중요시 한다는 박 당선인이 자신의 권력장악을 위해 내심이야 어떠하든 MB 정권 청산에 일부러 나서기는 어렵다고 보는 사람도 많다.
MB 정권 출범 이후 지금까지 박 당선인은 수많은 충돌과 갈등을 겪어 오면서도 결정적 관계 파탄 없이 봉합해왔다.
그러나 누구보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갈망하고 무엇보다 역사를 생각한다는 박근혜 당선인 입장에서 전 정권의 의혹이 불거지고 터져나올 때 이를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원칙과 법대로 처리할 수 밖에 없는 순간이 오게 될 가능성이 크다. 뒤늦은 결단과 선택의 타이밍은 곧장 정권의 위기로 연결될 수 있다.
성공한 쿠데타의 처벌을 꺼리던 YS 정권이 결국 전두환, 노태우 청산에 나섰지만 민심을 얻지는 못했다. 이전 정권 청산의 타이밍을 놓치고 민심에 밀려서 할 수 없이 추진한 격이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박근혜 정권의 첫 위기는 전 정권 심판 문제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정치력의 첫 시험대는 이 위기를 얼마나 과감하고 지혜롭게 돌파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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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