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vs 양, 국정철학 공유 vs 이익 동반체와의 간극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1.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와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마 전임 정부에서 임명했거나 색깔이 전혀 다른 관료, 산하기관, 공공기관 인사를 염두에 두고 한 말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관료나 공기업체 임원 등이 결코 특정 정권과 국정철학을 공유할 이유가 없다는 데서 딜레마가 생긴다.

관료나 공기업 간부들은 결코 투철한 국가관이나 이념과 철학으로 일하지 않는다. 관료사회의 보신주의, 복지부동, 철밥통은 너무나 오래된 일이고 어느 정권도 관료사회를 제대로 개혁하지 못했다. 서슬이 시퍼럴 땐 엎드렸다가 폭풍이 지나가면 다시 고개를 슬며서 든다.

4대강, 자원외교, 새만금, 지방공항, 혁신도시, 기업도시, 행정복합도시 등 문제가 심각한 각종 대형사업에 대해 관료들은 한번도 소신 있는 자기 의견을 피력한 적이 없다.

『그냥 위에서 하는 일이니 지켜보다 위에서 결정해 내려주면 우리는 하는 시늉만 내겠다』는 것이 이들의 보편적 행태다. 그리고 나중에 일이 잘 못되면 철저히 책임을 회피한다.

2. 이들에게 국가적 사명감이나 공복의식은 거의 없어지고 남아있는 것은 이권과 이해추구에 대한 탁월한 감각과 노하우이다.

청문회를 보면 이들은 현지에 있을 동안 온갖 지위와 정보를 이용해 투기하고 투자하며 자산증식 기반을 마련하고 자녀에게는 최대한 특혜를 부여한다.

그리고 온갖 시정잡배들과 어울려 골프 및 술자리 등 교제에 열중한다.

학교 다닐 때 범생이로 공부만 하느라 못 놀았던 억울함을 만회하는 자신들은 이해관계 때문에 떠 받치는 업자들과 스폰서 관계를 맺으며 접대문화와 네트워크 쌓기에 열중한다.

그리고 권력과 정치권 주변에 줄대고 올라갈 때까지 올라간 뒤 은퇴 후에는 고문이니 뭐니 하며 공직 때 못 누린 거액 연봉을 자신의 정보와 인맥을 팔아 다니며 사후 뇌물로 듬뿍 받는다.

이들 관료에게 무슨 공유할 국정철학이 있을리 만무하다.

이들이야 말로 5년은 금새 지나가고 임기 초 나는 새도 떨어뜨릴 권력이 5년 뒤엔 지나가는 개도 돌아보지 않는 신세가 되는 꼴을 무수히 지켜본 경험을 가지고 있다.

3. 지금 새 정부가 임명한 각종 내정자와 관료들이 온갖 지나간 일로 사고를 치고 있다.

솔직히 권력주변에 줄 대는 관료나 교수, 법조인 치고 맑은 사람 찾기는 하늘에 별 따기다.

겉으로 착실하고 말 잘 듣고 성실한 노력파인 듯 위장한 이들의 이면에는 여느 우리사회 기득권 세력과 다를 바 없는 탐욕과 부패, 추구실적과 노하우가 자리잡고 있다.

높은 사람이 되어 위에서 관료를 보면 그들은 모두 착실한 순한 양 같으나 사실은 양의 탈을 쓴 늑대일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은 양들을 부려 국민들을 먹여 살리는 목동과 같다.

양은 양일 뿐 애정이나 기대를 가지면 망조가 들 수 있다. 목동은 양을 모피와 고기를 고객에 제공하는 수단으로만 봐야 양치기에 성공할 수 있다.

결코 양들 각각에 집착하거나 지나친 애정을 주거나 주관에 빠지면 실패하게 된다.

목동이 위에서 내려보면 선량한 외모를 가진 양들은 외양과 달리 시간만 나면 끼리끼리 정보를 공유하며 목동을 속이고 자기 배를 불릴 생각만 한다.

목동이 양들과 자기의 『양치기 철학』을 모두 공유하고자 생각한다면 이는 이미 망한 일이다. 양들은 어디까지나 자기에게 이익이 올 때까지만 목동의 말을 듣는 척 하는 『이익 추구형 동반체』에 불과하다. 양에게 목동이 글과 사상을 가르친다고 양들이 말을 듣겠는가? 그들은 �센低都� 눈 앞의 풀들이 더 필요하다. 그래서 무수한 양들은 경매장에서 털을 벗겨 까발려 달아 보아도 죄다 배부르고 흠집만 양들 밖에 없는 것이다.

4. 목동은 양들에게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다. 사고치는 양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사고치고 말 듣지 않는 양은 모두 재빨리 팔아버리거나 처분해야 한다.

세상에 양들은 무수히 널렸다.

목동은 오직, 고객만 생각하고 원칙적으로 나가야 한다.

양치기 철학은 양들이 아닌 동료 목동에게 공유시켜야 성공적인 양치기가 될 수 있다.

풀 뜯으러 가야 할 길은 멀고, 날은 저물고 비바람은 치는데 집 나간 양들 다 챙기다 고객들은 배를 주린다.

목동의 존재 목적은 양 때문이 아니라 양이 생산한 결과물을 기다리는 고객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