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항쟁과 같이 거론되는 것 중에 하나가 현 새누리당 국회의원 심재철이 주동한 소위 서울역 회군이다. 그렇다면 서울역 회군은 오로지 심재철 개인의 독단적 판단에 의해 발생한 사건일까? 나는 심재철이 당시 서울역에 모인 대학생들의 심리를 잘 대변했다고 본다. 그들의 생각은... '이 정도면 할 만큼 한 것 아니니?^^;;; '
지금이야 개값으르도 안쳐주는 존재지만 그 당시만 해도 대학생이면 그 자체가 엘리트였고 사회적 성공이 절반은 보장된 특수계층이었다. 가방끈 긴 그들이 보기에 민주주의가 위태롭고 나라꼬라지가 개판 오분전이라서 일단 들고 일어나긴 했는데, 이성으로 판단하고 봉기한 세력과 가슴에 한이 맺혀서 봉기한 세력은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
박정희 당시 계엄이니 뭐니 해도 그 당시 대학생들은 통기타,청바지,장발로 대변되는 낭만성 안에서 유유자적하던 부류들이었다. 일단 대학을 졸업하면 취직이 쉽고, 한마디로 먹고 살만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나마 당시 대학생들 봉기는 박정희 말기에 터진 2차오일쇼크와 부가가치세도입 등으로 경제 상황이 크게 악화된 것, 이에 따른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이 부분에서 80년 5월의 학생운동은 부마 밥그릇항쟁과 그 원인을 공유한다.
그런데 당시 광주에서 들고 일어난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이 서울의 대학생들 처럼 미래가 보장된 사람들도 아니고, 광주가 부산/마산처럼 고졸들에게 유리한 일자리가 많은 공업지역도 아니다.
그러니 그들에게 오일쇼크같은 사건은 그닥 봉기할 만한 모티브가 못되는 반면, 영남군부에 의한 재집권은 십수년 이어온 차별이 그대로 지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광주의 봉기는 서울의 대학생 봉기와는 다른 양태로 흘러갈 수 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학생운동은 광주에서 피를 보고 나서야 진지해 졌다고 할 수 있다. 자기덜은 계산기 두들기고 발을 뺏으니 희생된 사람들에게 미안하고, 스스로에게는 부끄럽거덩. 그런데 그 진지함이 사회적/경제적 모순에 대한 치열한 공부로 이어지지는 못한 듯 싶다.
근데 80년 당시 광주는 많이 배운 학생들의 셈법에 따른.. 뭔가 재화와 관련된 실질적인 이익의 시위보다는 그저 원론적인 독재타도 정도가 주 목적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순전히 경상도만 발전시키니까 열뻗쳐서 독재타도 외쳐보자~ 만은 아닐거라고 봐요.
물론 그 당시에 저는 전라도 사람도 아니어서 제대로 된 보도를 접할 기회도 없었죠. 전라도인들 조차도 그랬을거구요.
이익논리도 어느정도는 있었겠지만 그 당시 80년의 광주사람들이 정말 그렇게 치밀하고 장기적인 경제플랜을 위해서 시위한건 아닌 것 같습니다.뭐 어느지역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그 당시 대부분 반독재 열기에 대한 즉흥적인 면도 강했고 민주정권 수립하자는 구호하나만으로도 열정이 폭발하던 시기였던듯 하네요.
특히 광주시위는 뜬금없이 길가다 두들겨 맞거나 진압당한 사람이 극단적으로 많았던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박정희 재임시절에 보인 김대중과 호남에 관련된 혐오의식이 단지 돈뿐아니라 정신적으로 울분하게 만든 원인이 아닐까 생각합듭니댜
물론 밥솥님 말슴은 이익목적이 전부가 아니라 그것도 중요한 시위요소중의 하나였다라고 써두신것같습니다.
복돌이/
"근데 80년 당시 광주는 많이 배운 학생들의 셈법에 따른.. 뭔가 재화와 관련된 실질적인 이익의 시위보다는 그저 원론적인 독재타도 정도가 주 목적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순전히 경상도만 발전시키니까 열뻗쳐서 독재타도 외쳐보자~ 만은 아닐거라고 봐요".
<--- 치밀하게 계산할 것까지도 없죠.^^
신군부에 대해서 영남시민들은 타도의 필요성을 그닥 못느꼈죠.
전두환 신군부가 자기덜 이익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 본능적으로 압니다.
호남시민들은 정반대로 느끼는기고...
치밀한 셈법 보다는 차라리 '촉이 온다'는 표현이 맞겠죠.
프랑스 혁명이나 최근 이집트의 자스민 혁명이나 명분은 민주주의지만 결국은 밀가루 부족이 핵심임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
경제적 기반, 일자리가 탄탄한 시대, 지역에서 일부의 봉기는
우리도 살게 해달라는 [생존권 사수]가 메인 이슈가 될 것이고,
이도 저도 없이 주구장창 수탈당했던 시대, 지역의 봉기는
수탈의 핵심을 쳐부수자는 [독재타도]가 메인 이슈가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게 부마와 서울역과 광주의 배경적 차이가 아닐까 싶네.
밥솥기자가 말하는 게 그런게 아닐까 싶고,
복돌이기자가 말하는 [원론적인 독재타도]란 게 잘 생각해보면
성립하지 않는 표현이지 않을까?
수탈하지 않는 [독재]를 인민이 타도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