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카르텔을 해부하다 2.
- 통신 가격체계 해부
미래경영연구소
연구원 함용식
1. 박근혜 대통령의 『새정부 경제정책』 발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경제정책점검회의에서 『새정부 경제정책』을 발표하였다. 그 경제정책의 핵심은 과점 체제인 석유·통신 시장에 대한 시장진입을 완화하고 경쟁을 촉진하여 가격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석유시장과 통신시장의 독과점 문제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하다. 석유시장의 경우 4대 정유사(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가 매년 가져가는 시장 규모는 대략 160조원 이상이며, 통신시장은 대략 40~50조원으로 추산되는데 그 대부분을 3대 통신사(SK, KT, LG)가 가져간다.
생각해보자. 우리나라의 GDP는 대략 1,400조원으로 추산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생산해내는 총 합에서 4대 정유사가 차지하는비율은 대략 11%이며, 3대 통신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대략 2~3%가 된다는 뜻이다. 이런 엄청난 부의 집중 속에서 그칠줄 모르는 탐욕이 횡횡하며 갖은 편법과 기만으로 법망을 피하여 담합과 과점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한 대가는 모두 일반 국민들이 짐 지고 있다.
이런 일련의 문제들에 대해 우리 미래경영연구소는 수 차례 문제 제기와 그 해결 방안을 언급한 바 있다.
참고 ① 새 정부 『변화와 개혁』과제 1. – 유류 업계 개혁
→ http://blog.naver.com/pjbjp24/110163793758
② 통신업계 카르텔을 해부하다 1. 그들은더 이상 통신회사가 아니다
→ http://blog.naver.com/pjbjp24/110164684022
이제 저는 『통신업계 카르텔 해부 2편』으로 우리나라 이동통신 가격체계를 해부하고자 합니다.
2. 단말기기-통신료 유통체계
현재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유통은 단말기기와 통신료가 하나로 결합되어 소비자들에게 판매되고 있다. 그리고 그 유통 과정은 보통 4단계로 분류된다.
<기본적인 통신 유통 체계>
① 삼성이 (예를들어) 100만원짜리 휴대폰을 SK에게 가령 50만원 정도에 판다. 그런데 그 판매 가격이 40만원인지, 50만원인지, 60만원인지 아무도 모른다.
② 1명의 SK 이동통신 가입자 발생시, 통신사는 A 대리점에 6~7%의 통신 수수료를 지급하고, 판매점에게는 대략 20~50만원 정도의 기기 판매 수수료를 지급한다.
③ A 대리점은 판매점이 1명의 신규회원을 가입시킬 경우, 가입자 1명 당 6~7%의 통신 수수료를 가져간다. SK와 KT가 대략 7%의 통신 수수료를 지급하고, LG는 대략 6%의 수수료를 지급한다.
예를 들어 가입자 한명이 월 5만원의 통신비를 사용할 때, 여기서 매월 3,500원을 A 대리점이 가져가는 것이다 (5만원 Ⅹ 0.07 = 3,500원). 따라서 1만명의 가입 회원을 갖고있고, 그 회원들의 월 평균 통신 사용료가 5만원일 경우, 매월 3천5백만원을 벌어들이게된다.
그런데 몇 년전에 회원 수수료 수익 기간이 4년에서 3년으로 줄어들었다. 3대 통신사가 그렇게 규정을 바꾼 것이다. 3년 후엔 대리점이 가져갔던 6~7%의 수수료는 모두 통신사에 귀속된다. 그러므로 대리점들은 3년이 지나 없어진 회원 수를 보충하기 위해, 계속해서 회원을 유치해야한다.
④ 판매점들은 회원을 가입시키되, 자신의 명의로 가입시키는 것이 아니고, A 대리점의 명의로 가입시킨다. 따라서 판매점들은 3년간 지급되는 통신 수수료가 아니라, 일회성의 단말기 수수료가 지급된다. 예를 들어 100만원짜리 단말기를 판매했을 시, 통신사는 해당 판매점에게 대략 20~50만원 정도의 수수료를 지급해 주는 것이다.
소위 가입자에게 지급되는 보조금이라는 것이 바로 이 20~50만원에서 나오는 일부의 금액을 말한다. 기기에 따라 고급사양이긴 한데 인기가 없는 모델의 경우 통신사는 50만원 정도의 수수료를 지급해주는 것이다.
만약 어떤 판매점이 회원 한명을 가입시키며 위에서 언급한 인기없는 고급사양 100만원짜리 기기를 팔았을 때, 통신사로부터 50만원의 수수료를 받고, 여기서 대략 10만원 정도를 그 회원에게 보조금으로 주었을 때, 이 한명의 회원가입으로 40만원을 벌게 된다. 바로 이런 단말기기가 업계에서 속칭 『퇴근폰』으로 불려진다. 이 거 하나 팔면, 그 날 장사는 다 한 것과 마찬가지로, 바로 셔터 내리고 집에 가면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현재 편의점에 맞먹을 만큼 통신 판매점들이 난립하게 된 것이다.
3. 단말기기와 통신료는 분리 되어야
그렇다면 왜 통신사들은 판매점들에게 몇십만원의 수수료를 지급해주는 것인가?
이 것은 첫째, 단말기기의 가격에 그만큼 거품이 끼어있다는 방증이다. 보통 100만원짜리 최신 기기는 대략 1년 후에 거의 반 값으로 떨어진다. 이 현상 하나만 봐도, 반 값 가격으로 팔 때 최소한 손해는 보지 않는다는 것이 명백해 진다.
둘째, 통신사는 단말기기보다 통신사용료로 벌어들이는 이익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바로 이 것 때문에 통신사는 기기와 통신료를 한 묶음으로 파는 것이다. 통신료 수익이 훨씬 크므로, 기기 가격은 대폭 깎아주는 것으로 유사 눈속임을 하고, 통신비는 저가 통신 서비스를 줄여가는 한편, 99,000원 무제한통화 상품과 같은 고가 통신 서비스를 늘려간다.
이 것이 바로 1편에서 언급한 『아푸』-ARPU(Average Revenue Per User : 통신사용자 일인당 평균 매출)-를 증가시키려는 통신사들의 집요한 마케팅 전략이다. 이런 이유에서 단말기기와 통신료를 교묘하게 묶어버리고, 여기에서 수 백 가지의 상품을 만들어, 복잡하고 현란하게 얽히며 세분화된 통신 서비스 속에서 일반 대중들로 하여금 본 이동통신 가격체계의 본질을 결코 눈치채지 못하게 만든다.
또한 삼성 같은 단말기 제조사의 경우도, 기기 가격이 대폭 할인되는 유사 눈속임에 편승하여 단말기 판매 매출을 늘리게 된다. 왜냐하면 소비자들은 이런 단말기 가격 인하 눈속임에 현혹되어 단말기를 자주 바꾸게 되기때문이다.
일본은 이미 수년 전에 본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여 단말기와 통신료 분리 정책을 펴 나가고 있다. 그 결과 통신사들의 ARPU는 감소하고 있으며(즉 국민들의 통신사용료가 줄어들고 있으며), 단말기 단말기의 교체 주기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다른 말로, 단말기 판매가 줄어들고 있다).
<일본 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당 월 요금 수익(ARPU) 추이>
<일본 이동통신 3사의 단말기 판매 추이>

바로 위 그림에서 기기-요금 분리제를 실시한 NTT도코로와 KDDI au의 단말기 판매량이 그렇지 않은 SoftBank보다 훨씬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4. 최근의 변화들
이동통신 사용은 마치 중독성있는 그 무엇과 같다. 예전엔 단 1~2분 간의 간단 명료 통화로도 우리는 충분히 풍요로운 삶을 영위 했었다. 그러나 통신사들의 끈질기고 집요한 마케팅 전략은 결국 가난한 서민들조차 한달 월 5만원 정도의 이동통신료를사용하지 않고는 못 배기도록 만든 것이다.
일단 기기와 통신료의 완전 분리가 필요하다. 생각해 보자. 우리가 TV를 살 때, 케이블 유선통신료와 LED 평면 TV를 묶어서 패키지로 사야한다면, 이 건 거의 미친 짓이 아닌가? 그냥 LED 평면 TV 200만원, 유선통신료 월 3만원..뭐 이렇게 단순 명료하게 제품과 서비스를 구입하는 것이 정상 아닌가? 왜 우리는 이동통신에 대해서만 그토록 복잡한 가격체계를 감당해야 하는가?
새 정부도 이런 문제를 인식한 듯, 최근에 소위 알뜰폰이라 불리는 MVNO(통신망 임대 사업) 정책을 적극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 것은 어쩌면 기기와 통신료 분리의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MVNO를 사용할 시, 통신료가 거의 45% 가까이 낮아지는 반면, 단말기기는 따로 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도 여러 문제가 발견되는데, 그 중에 하나가 고급 사양의 저렴한 폰을 구하기가 어려운 바, 대중의 입맛을 맞추기가 아직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 미래경영연구소는 다음 3편에서 단말기기와 통신료를 모두 포함하여 전체적으로 50%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이동통신을 이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아이템을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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