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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 후퇴 아니라 『기업 투자』 강조다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1. 어제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 비서관 회의에서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성실한 투자자에 대해서 적극 밀어주고 뒷받침하고 격려하는 것이지 자주 누르는 것이 경제민주화나 정부가 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은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상임위 차원이기는 하지만 (대선)공약 내용이 아닌 것도 포함돼 있다』며 『무리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2. 이를 두고 각 언론은 『기업투자 누르는게 경제민주화 아니다』, 『박 대통령 ‘경제민주화’ 과속제동』 등 박 대통령이 경제민주화 추진을 속도 조정하고 후퇴하고 있는 듯 보도하고 있다.
반면 박 대통령이 대기업에 적극적인 투자확대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통령이 대기업에 특별한 주문을 내놓은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또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노사정위원회’의 가동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경제를 회복하려면 기업투자가 중요하며 추경예산을 아무리 편성해도 기업이 투자에 나서지 않는다면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현재 상장기업 기준으로 할 때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현금성 자산만 52조원 수준인데 이 가운데 10%만 투자해도 정부가 추진하는 추경의 세출 확대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부적으로 현금을 쌓아두고 있는 대기업들을 향해 구체적 수치까지 언급하며 ‘적극적인’ 투자를 강조한 것이다. 또 박 대통령은 최근 고용률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고 있는 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다양한 형태의 고용모델 창출과 노사정 일자리 대타협이 될 수 있도록 신속히 ‘노사정위원회’를 가동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3. 똑 같은 박 대통령의 말을 두고 어떤 쪽은 ‘경제민주화 후퇴’에 다른 쪽은 ‘대기업 투자강조’에 방점을 찍어 보도했다.
이것이 현재 한국사회 언론이 가지고 있는 보도형태의 편향성과 자본지향성이다.
사실 올해 한국의 예상 경제성장률은 2.3% 미만 수준으로 잠재성장률 3% 수준에 밑돌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잠재성장률 보다 낮은 경제성장률은 결국 그 사회가 가진 유효수요가 부족하다는 말과 일치한다.
잠재성장률은 한 국가의 경제가 물가상승 압력 없이 성장할 수 있는 최대성장률을 말한다. 총수요는 정부의 공공지출 + 기업의 투자 + 가계의 소비로 구성된다.
현재 한국의 저축률은 1990년대 20%에서 2000년대 들어서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2011년에 4.3%까지 떨어져 최악의 상황이다.
가계소득 증가율 또한 90년대 12.7%에서 2011년에 6.1%로 낮아졌다. 대기업들은 해마다 이윤을 내고 성장하고 있지만 개인과 가계의 수입은 물가인상을 고려할 때 오히려 수입이 줄어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꼭 필요한 생활비 외에 소비나 저축할 여력이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추경예산 규모 또한 12조 8천억 원은 사실상 세수 부족부분이고 실제 편성효과가 있는 재정지출은 7조도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돈을 투자하고 수요를 창출해 경기부양을 시킬 수 있는 곳은 최근 수년간 수출호황과 고환율, 감세 등으로 막대한 현금을 쌓아두고 있는 대기업뿐이다.
4. 얼마 전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은 올해부터 국내생산 물량을 10~20만대 줄이고 감소분만큼 해외생산 기지에서 이를 메꾸는 방안을 언급했다.
이 발언의 배경에는 강성노조가 버티고 있는 국내 자동차 제조사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더라도 국내 자동차 제조사의 임금구조, 생산성, 편성효율 등이 외국 자동차 회사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그 배경에 강성노조가 자리잡고 있다.
이들의 존재는 이 노조 안에 포함되는 정규직에게는 고임금의 보호막이 되겠지만 기업의 채산성이나 다른 비정규직에는 또 다른 벽이 될 뿐이다. 같은 자동차 사업장 내 정규직, 비정규직, 파견직의 임금 처우 격차는 널리 알려진 일이다.
따라서 현재 극단적으로 양극화된 한국의 고용문제는 『노사정회의』를 통해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5. 한국경제는 『기술진보나 혁신』 보다 노동, 자본 같은 『요소투입』 증가에 의해 주도 성장되어 왔다. 그래서 『폴 크루그먼』 교수도 『동아시아의 경제 성장은 땀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말한바 있다.
현재 잠재 GDP와 실질 GDP와의 차이를 말하는 GDP갭은 점점 커지고 있고 이는 심각한 경기침체가 진행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심지어 97년 외환위기 직후보다 더 심각한 수요축소가 나타나고 있다는 보도도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번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인하 조차 거부해 버렸다.
이제 투자나 수요를 창출할 여력이 있는 곳은 한국 내에서 대기업뿐이다.
대통령은 대기업에 공정한 룰을 지키고 왜곡된 노사관계를 개선하며 대선 공약은 더도 덜도 없이 약속한 그대로만 실천할 것임을 보장할 테니 쌓아둔 돈을 투자하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이 이룬 기업이니 국민이 어려울 때 번 돈을 쓰라』고 직선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솔직히 대기업의 선도적 협조 없이 경기부양의 수단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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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