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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1. 북한 도발위기와 새 정부 출범의 어수선함을 딛고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조치들이 진행되고 있다.
사실 경제민주화란 매우 애매한 개념이다. 결국 경제분야에 있어 과도한 부의 집중과 가진 자의 탐욕, 탈세 등을 견제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마련과 기존에 있는 법의 사문화가 아닌 실질적인 평등한 집행을 의미하는 것이다.
2. 박근혜 정부가 대선 때부터 강조해 온 경제민주화 정책 입법화가 신속히 추진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적용대상』을 기존의 기술탈취에서 단가 후려치기와 부당반품, 부당한 발주 취소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으고 있고 징벌적 손해배상 범위를 3배로 확대하는데 공감을 하여 입법추진 예정이다.
여기에 담합 시 3년간 공공입찰을 제한하고 지위남용, 담합, 불공정 거래행위 등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적용,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프랜차이즈 업체의 횡포를 막는 가맹사업 공정화에 대한 법률 개정안』 등도 심의되고 있다.
3. 지난주 스위스는 『CEO 연봉규제 안』이 국민투표에서 채택됐다.
자본의 천국 스위스에서 상장기업 『경영진의 보수를 주총에서 결정하는 법안』이 3일 국민투표에서 채택된 것이다.
이에 따라 노력이나 성과에 비해 턱없이 과도한 기본급과 천문학적인 보너스 및 퇴직금을 챙기면서도 세제혜택까지 누렸던 스위스 대기업 경영진의 일방적인 보수 결정 관행이 무너진 것이다.
국민투표에서 70% 가량의 스위스 국민이 압도적으로 이 법안에 찬성했고 282개의 상장기업에 이 법안이 적용되는데 지금까지 세계에서 채택된 법 중 가장 강력한 경영진 연봉규제법이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대기업은 대규모 정부지원을 받았음에도 그 임원들은 막대한 보너스를 받는 『대기업 임원의 모럴해저드』와 관련해 전세계 곳곳에서 고액 연봉 보너스 잔치에 대해 제동이 걸려 왔는데 유럽의회도 지난달 28일 금융권 보너스 상한제 도입에 대해 협의했다.
이 외에도 이사회 등에서 최고임원들이 자기들끼리 고액의 임금을 나눠 갖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은 등기, 비등기 구분 없이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최고 보수를 받는 3명 등 총 5명의 연봉을 공개하며 일본은 1억엔 이상의 보수를 받는 임원을 개별공개하고 영국은 모든 이사의 연봉을 공개한다.
한국도 최근 여야는 연봉 5억원 범위를 넘는 대기업 등기이사를 공개한다는 큰 틀만 정해놓고 구체적인 금액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법안이 추진 중이다.
50대 재벌 그룹 중 32곳이 등기이사 1인당 평균연봉이 5억이 넘는다.
그러나 막상 50대 재벌 총수 4명 중 1명은 등기이사가 아니어서 50대 그룹 중 12명이 실질적 지배력만 갖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들은 연봉 공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한국 현실에서 대기업 오너나 등기임원의 연봉의 액수가 미국이나 유럽과는 달리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다수의 노동자와 괴리된 과도한 보상과 부의 집중에 대한 일종의 경고조치로써는 의미 있는 일이다.
4. 지금 매출액 500억이 넘는 기업 1170곳에 고강도 세무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번은 여느 때와 달리 장기 저성장 불황하의 매우 고강도의 꼼꼼한 세무조사라 기업들의 불만이 매우 높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또 이들은 이런 세무조사가 135조에 달하는 박근혜 정부의 복지예산 등 부족한 세수확보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며 반대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그러면서 『경제가 가뜩이나 위축된 가운데 세무조사로 기업가 정신이나 기업인 심리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대대적인 세무조사는 업무지장을 넘어 활동위축을 부를 수 있다』고 엄살이다.
그럼 한번 물어보자. 지난 몇 년간 한국의 수출 대기업이 고환율과 감세 등의 지원으로 사상 최대의 호황을 보고 국민들이 신음할 땐 자진해서 성실히 납세했는지?
웃기는 소리다. 역대 정권이 정권에 찍힌 대기업인 몇 명만 본보기로 조지고, 나머지는 대충 정경 유착하여 잘 지내올 때, 이들이 과연 성실히 납세하고 역외탈세, 조세 피난처, 페이퍼 컴퍼니 등을 만들지 않았다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가?
새 정부 복지예산과 상관없이 법에 정해진 세금은 성실히 납부해야 하는 것이며 지금까지는 적당히 유착해 잘 빠져 나갔지만 이제 법대로 세금 잘 내라는 것일 뿐이다.
5. 감사원은 10일 국내 9개 대기업 오너일가의 편법 증여형태를 지적하며 이에 대한 증여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국세청에 통보했다.
감사원은 『국내 대기업 오너 일가가 편법 증여의 통로로 자주 이용하던 일감 몰아주기, 비상장 주식 취득 등에 대해 그간 투렷한 과세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대부분 증여세를 물리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2004년 상증법에 명확한 과세규정이 없더라도 실제로 부가 무상으로 이전됐다면 과세할 수 있는 규정이 도입되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증여세 부과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고 했다.
과거 대기업 벤처기업 등이 BW(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주식 늘리기 수법을 통해서도 자신의 세금 없이 엄청나게 많은 주식들을 신규 취득해도 국세청은 『관련 징수근거가 당시에는 없었다』는 핑계로 증여세를 징수하지 않았다.
이런 관행을 포착하여 감사원이 편법증여 문제를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나서며 국세청을 지적한 것이다.
6. 경제민주화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이것은 자본주의와 시장 경제에 대한 부정이 아니며 국민적 합의에 의한 법과 제도를 제대로 지켜라는 것이며 경제시스템의 변화를 못 따라 가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는 것이다.
진정한 보수정권은 부패와 탈세를 근절하고 힘있고 가진 자가 법을 제대로 지키면서 경제활동을 하도록 촉구하는 것이 당연한 원칙이다. 과거 한국은 보수진보정보 할 것 없이 가진 자와 적당히 놀아나며 정경유착과 부패를 쌓아온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경제민주화는 사회주의도 아니고 초법도 아니며 경제를 억누르는 것도 아니다.
다만 여태까지 권력과 유착해 대충 눈감아 준 탈세, 탈법이나 가진 자의 로비에 의해 당연히 있어야 하는 법이나 제도가 만들어지지 않던 잘못된 관행을 이제는 청산하고, 시대적 상황에 맞는 법과 원칙을 제대로 지키자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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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