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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진아일랜드 사태를 보며
미래경영연구소
연구원 함용식
1. 지난 4월 4일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조세피난처 버진아일랜드에서 유출된 문서들을 분석한 결과를 보도했다. 그 보도자료가 언급한 버진아일랜드 일부 명단에는 각 국 대통령부터 고위 각료, 재벌가 등의 이름이 올라와 있었다.
『역외 탈세』, 이 문제에 대해 황장수 소장은 이미, 복지 예산 마련을 위한 지하경제 색출의 일환으로 기업의 조세회피와 자본 도피의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 내용은, 우리는 대부분 지하경제라 하면 유사석유, 도박, 마약, 매춘 등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지만, 실제적으로는 재벌을 비롯한 기득권층의 탈세와 자본 도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런 일이 점점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참고 : 지하경제가 과연 유사석유, 도박, 마약 뿐인가?
→ http://blog.naver.com/pjbjp24/110160462807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월 11일첫 국정회의에서, 주가조작 엄벌과 함께, 지하경제를 이용한 탈세를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조만간 역외 탈세 혐의자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었다.
참고 : 박 대통령, 첫 국무회의– “국정철학 맞는 인사, 주가조작, 지하경제 양성화, 4대강 철저 조사하라!”
→ http://blog.naver.com/pjbjp24/110162635629
이런 국내의 사회 개혁 움직임과 때를 같이하여, 국외에서 버진아일랜드 문건 공개 사건이 터진 것은 (이런 국내외의 동시 움직임은 당연히 우연이겠지만) 매우 극적이고 짜릿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2. 문제가 된 버진아일랜드는 영국령의 작은 섬으로 카리브해 연안에 있는 대표적인 조세피난처다. 이 외에도 카리브해 연안에는 케이번군도, 바하마, 버뮤다 등의 섬들도 조세피난처를 자처하며 100만개 이상의 역외회사를 유치하고 있다.
<중남미 카리브해에 위치한 버진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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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진아일랜드에 숨겨진 전세계 권력가·부호들의 막대한 은닉 재산이 밝혀진 것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마이크 허드슨 편집장과 탐사 전문기자 제러드 라일의 끈질긴 추적의 결과였다. 이들은 모두 금융/탈세 추적 전문가들로써, 버진아일랜드의 탈세 자료를 처음으로 접한 후 15개월 동안 추적해왔다. 그 결과의 극히 일부가 지난 4월4일 발표된 것이며, 앞으로 이 사안이 본 게임에 진입하면 어떤 충격이 전 세계 정·재계를 흔들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래서 마이크 허드슨은 다음과 같이 말했던 것이다.
“조세 피난처의 불법·탈법 문제가 심각하다는 생각은 막연히 하고 있었지만 조사를 하면 할수록 나오는 실상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3. 문제는 우리나라다.
영국의 비정부 독립단체 『조세정의네트워크(TJN: Tax Justice Network)』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70년대부터 2010년까지 해외 조세피난처로 이전한 자산은 총 7,790억달러, 한화로 무려 870조원에 이른다.이는 중국(1조 1890억달러)과 러시아(7,980악달러)에이어 3위에 해당한다.
이 것은 또한 우리나라2013년 총 국가 예산 342조원의 2.5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액수이다. 단순 계산이지만, 부정한 행위로조세를 포탈한 자는 2배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조세범 처벌법에 충실한다면, 대충 1,600조를 벌금으로 때릴수도 있다. 1,600조원이면 현재 우리나라가 지고 있는 총 부채 1,200조원을 몽땅 갚고도 남을 양이다. 이게 너무 비현실적이면, 많이 봐줘서 꼼쳐놓은 돈의 절반만 세금으로 때려도 440조. 이 돈이면 우리나라 정부 부채 443조원을 완전히 갚아버릴 수도 있다.
물론 870조가 모두 불법 자금이라는 가정에서 단순 계산한 논리지만, 원래 조세피난처에 이전된 자산이나 그렇게 세워진 회사라는 것은 대부분이 페이퍼 컴페니라는 유령회사로서 실질적 생산 활동 없이 순전히 탈세를 위하여 세워진 회사들인 것이다. 현재 전세계 조세피난처에 이런 목적으로 세워진 한국 회사들이 대략 5,000개가 넘을 것으로 추산되며, 여기엔 한국 대기업들이 모조리 포함되어 있다.
결국 이 나라가 지고 있는 부채의 가장 큰 원인은 기득권의 탐욕과 부정부패에 있는 것이다. 미래경영연구소가 수 차례 언급해 왔듯, 정·재·관·사정기관에 퍼져있는 기득권들의 부패는 매우 뿌리가 깊고 그들의 커넥션은 종횡으로 연결되어 어지간해서 그 실체가 드러나지 않는다. 바로 이런 부정부패 고리가 아주 무르익어, 그 해악으로 국민적 대폭발이 벌어지기 한 단계 전 즈음에, 다행히 기득권과 이해 관계가 가장 적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것으로 우리는 판단하고 있다.
황장수 소장이 대선 수개월 전부터 외쳐온 대로, 재벌의 돈을 받지 않고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기득권의 흔들기는, 정부조직법 통과 지연과 김종훈 사퇴에서 보듯, 참으로 집요하고 극단적이었다.
이제 조직을 정비하고 슬슬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박근혜 정부는 다른 그 무엇보다 부정부패 청산에 집중해야 한다. 이 것은 물론 당위성이 뚜렷하지만, 어쩌면 국민적 저항과 분노에 직면한 필연성에 이끌리고 있다. 즉 피할 수 없는 역사적 흐름이며 진실이라는 것이다.
“대기업, 할아버지가 국민 도움 받아 성장시킨 사실 잊었는가!”
“검·경은 약자들의 빽이 돼야.”
라고 말하며 입술을 꼭 다물었던 대통령의 표정 속에, 부정부패가 척결되는 진정한 개혁이 이제 곧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왜냐하면 국내의 개혁 흐름에 대해 국외의 상황이 이토록 드라마틱하게 같이 발맞춰 주는 우연은 아주 드문 기회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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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