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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직 공무원은 왜 자꾸 자살하는가?
미래경영연구소
연구원 김지혜
사람들은 흔히 공무원이 일 적게 하고 꼬박꼬박 월급 받는 신의 직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복지 공무원 3명의 잇달은 자살을 통해, 그들의 업무실상에 대한 기획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그들은 민원인에게 어렵게 기초수급자에 탈락되었다는 통보를 해야하고, 때론 온갖 욕설과 협박에 시달린다. 그 뿐만이 아니다. 현장방문을 한 복지직 공무원에게 민원인이 칼부림을 하여 상해를 입은 경우도 있다. 얼마나 업무에 시달리는지, 자신들이 맡은 프로젝트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자괴감도 표출하고 있다. 사실상 감정노동자와 다를 것이 없다. 2007년부터 5년간 복지정책 재정은 45%, 복지수혜자는 157.6%가 늘었다. 하지만 복지담당 공무원은 4.4% 느는데 그쳤다. 복지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공감대는 높아져 가는데,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로 사회복지사들이 얼마나 노고가 큰지 느낀 적이 있다. 대학교 때 복지관에서 교육봉사를 하면서 사회복지사들이 하는 일을 간접적으로 느꼈었다. 간혹 알코올 중독자인 분들이 복지관에 찾아와 ‘정부에서 돈을 더 못 받았다’고 애꿎은 복지사들에게 소주병을 휘둘며 분풀이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대부분이 도움의 손길이 진정 필요하지만, 저런 일을 당하고 나면 베테랑 복지사들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한다. 또 진짜 봉사를 하고 싶으면 사회복지사가 되면 안 된다고 내게 말했다. 왜냐고 물어보니 서류작업을 하는 것이 업무의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자신도 대학시절 봉사활동 하던 것이 오히려 복지사가 돼서 하는 일보다 더 봉사를 했던 것 같다고 말하였다. 그래도 그분들은 벼랑 끝에 있는 사람들에게 마지막 바리케이트가 되어 준다고 생각하며, 사명감에 일을 하고 계신 것이다.
이렇게 복지사와 복지공무원들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고 서류일에 치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사회 복지 통합관리망 시스템 때문이다. 이 시스템 자체로는 여러 곳에 분할된 사회 복지관련 사업을 모아서 관리하기에 좋지만, 대신 1인당 맡는 사업이 늘어나면서 업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13개 정부부처에서 하던 290여 개의 복지업무가 주민센터 사회복지 공무원에게 넘어온 것이다. 일례로 제주도 읍면동 복지담당 공무원 1명이 복지 대상자 875명을 관리하는 실정이다. 다른 곳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충분히 예상되어진 사태에도 복지직 인력을 방치하다시피 관리를 하지 않았다. 2009년 5월 행정안전부는 “사회복지 담당 인력 비중을 동사무소 직원 전체의 40%로 늘리라”는 지침을 내렸다. 그러나 이 방침을 수용한 지자체는 거의 없었다. 행안부도 사후 관리를 하지 않았다. 지난해 주민센터 3474곳 가운데 복지담당 공무원이 한 명인 곳이 1448곳(41.7%), 두 명인 곳은 1390곳(40%)에 이르렀다. 2009년 11월 감사원까지 나섰다. 감사원은 “사회복지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게다가 그동안 늘어난 인원도 실제 필요한 실무자가 아닌 관리자들”이라고 지적했다. 인력부족 문제 못지않게 인력 투입의 비효율성을 지적한 것이다.
지금도 사회복지사에 대한 직업 전망에 대해 묻는 인터넷 게시글들을 보면 다들 유망하나 소득은 적은 직업이라고 한다. 또한 공무원들 사이에 행정직과 복지직에 대한 보이지 않는 벽이 높다고 한다. 일의 양 차이가 현격히 다른데, 봉급은 같고 게다가 승진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나는 왜 복지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승진에 불이익을 받고, 업무량과 강도가 센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정부는 2000년대 중반 이후 복지담당 공무원을 대폭 늘리면서 일반 행정직을 복지직에 파견 형태로 대거 투입했다. 2007년부터는 전체 복지 공무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하지만 일반 행정직은 그 자리에 오래 있으려 하지 않는다. 신규 인원을 채용하면 기존에 이 일이 힘들었던 유경험자들이 다른 부서로 가는 현상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래서는 복지 전문가를 양성 할 수 없다.
그래서 단순히 인원충원이 다가 아니라고 하는 것이다. 막상 꿈을 가지고 들어왔으나 현실은 너무도 다른 모습에 포기하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극단적인 선택까지 한다. 올 초 자살한 사람이 “일도 일이지만 최소한의 존중과 대우도 받지 못한다”고 유서를 남겼다. 일명 악성 민원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 진짜 어려운데도 복지혜택을 받을 수 없는 사각지대의 사람들 때문에 가슴앓이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사람은 5월달에 결혼을 앞 둔 신부인데도 살인적인 스트레스에 자살하고 말았다. 업무의 성격상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은데도, 이런 것을 해소시킬 어떠한 조치들이 없다는 것이다.
복지전문가를 양성하여, 더 양질의 복지서비스를 국민들에게 주고 싶다면 기본적인 시스템부터 바꿔야 한다. 최전방에 있는 주민센터의 복지 공무원들에게 직접 묻고, 그리고 해답을 찾아야 한다. 간단한 업무를 도와주는 복지도우미도 모자라면 대학생들 중에 뽑아라.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도 막상 하는 곳을 찾지 못하는 학생들도 많이 보았다. 기본 서류 업무들을 좀 더 이관할 수 있다면, 진짜 중요한 현장 방문을 더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일부 복지사업을 행정직이 맡아 주는 곳이 있다고 한다. 이런 점은 확대해야한다. 그리고 이번 복지직 공무원 증원이 일회적이라고 생각하며, 행정안전부를 믿지 않는 복지직 공무원들에게 믿음을 주어라. 누군가 자살해야지만 관심을 갖는 태도를 지양하고, 「복지」라는 단어의 뜻에 맞는 ‘행복한 삶’을 그 일을 행하는 공무원들에게도 느낄 수 있게 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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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