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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외탈세 처벌하여 지하경제 양성화하자
미래경영연구소
연구원 김지혜
지난 4월 22일 국세청에서 이례적으로 기업인을 대상으로 지하경제 양성화에 따른 세무조사 방향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25일에는 대한상공회의소 조찬 모임에도 참석해 경제단체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내수보다 수출에 더 많은 의존을 하는 곳은 조세피난처를 이용해 탈세하려는 유혹이 많을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검은돈을 숨기고 관리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외탈세의 방법은 복잡하고 지능화되어 적발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래도 역외탈세를 잡아내지 않는 한 많은 양의 세금이 누군가의 곳간을 채울 것이 확실하다.
우리나라의 지하경제는 어떻게 측정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GDP의 30%정도의 막대한 양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이 10%대인 것을 생각하면, 국민들이 신음하면서 고통스럽게 번 돈들이 다 어디로 가고 있었던 것인지 한탄스럽기만 하다. 이런 와중에도 기업들은 “대대적인 세무조사가 해외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투자를 감소시켜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동안 아무 거리낌 없이 비리와 탈세를 하면서, 떳떳하게 기업활동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뻔뻔하다. 기업활동도 당연히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역외 조세회피를 전문 서비스로 제공하는 업체도 성행하고 있다. 물론 성실하게 성장하면서 납세도 잘 하는 기업도 있다. 지금 정부가 꺼내든 세금조사라는 카드가 과연 성실한 기업에게 그렇게나 부담스러운 일인지 묻고 싶다.
기업의 자유가 더 용인되는 미국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내년부터 미국인이 해외금융기관에 보유하고 있는 은행계좌 정보를 미 국세청에 직접 통보해야하고, 이를 어기면 금융소득의 30%을 벌금으로 부과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렸던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와 국제금융통화위원회(IMFC)에서 여러 나라들이 역외탈세 방지를 위한 공조에 합의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금융당국이 다자간 조세행정공조협약에 가입하거나 OECD 이행보고서를 작성할 것을 제안하는 등 강력한 국제공조가 가능해진다. 각국 정부가 재정안정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역외탈세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뜻이 모인 것이다. 이번에 ICIJ(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가 터트린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사건만 보아도 역외탈세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세계 각국의 부호와 기업 그리고 이들을 도와준 금융기관, 중개업자들의 실태가 보도된 것이다. 발표된 내용은 아직 빙산의 일각이지만 우리나라 인사들도 있다고 한다. ICIJ의 제러드 라일 기자는 재산은닉처 명단에 한국인이 70명 정도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버진아일랜드에서는 10억원 초과 해외금융계좌 신고한 사례가 없다고 하니, 더욱더 탈세 혐의가 의심된다. ICIJ가 연말까지 1차적인 발표를 한다고 하니 그 귀추를 주목해야 할 것이다.
흔히 직장인들의 소득을 ‘유리지갑’이라고 칭한다. 그만큼 탈세가 불가능하다는 말을 표현한 것이다. 그에 비해 권리만 제대로 누리고 책임을 지지 않는 무임승차자 같은 탈세자들이 수두룩하다. 불편한 진실은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엄살을 떠는 다수의 행태가 마치 ‘음주단속 하지마라. 길 막힌다’라고 하는 것 같다. 정작 자신은 「음주운전자」이면서 말이다.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은 이번 세무조사에서 통상적인 경영 활동은 관리 대상에서 제외되며, 세무조사 대상 법인을 연매출 500억 원이 넘는 대기업으로 국한했다. 그러니 기업 활로가 막힌다는 논리로 세무조사를 치명적인 독인양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무조사로 본격적으로 역외탈세가 적발되면 과연 국민들이 그들의 논리에 동조할 수 있을지 궁금한 일이다. 이번 기회에 역외세금 탈루 방지를 위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더 받아들여 미비한 부분을 개선하는 등 역외탈세를 막기 위한 최선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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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