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이정희가 변희재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받았다. 적절한 판결이다. 단, 판사가 법을 정확히 해석하고 제대로 판결한 것인지 여부는 나는 알지 못한다. 만일 이 건이 관련법의 적확한 해석 아래 무죄였어야 할 사안이었다면 오히려 그 법을 바꿔야 한다. 이 건에 법해석이 잘못되었다는 얘기가 아니고, 내가 법 무지해서 적확한 법해석 여부를 모른다는 애기다.
아무튼 변희재의 종북운운은 표현의 자유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변희재가 자주 하는 헛소리 중에 '종북노빠'라는 표현이 있다. 일단 이게 왜 헛소리냐면, 노빠는 우익이고, 우익은 종북일 수가 없다. 그래서 자칭 노빠가 '나는 종북이다'라고 주장하는 것도 사실 헛소리다. 물론 우익 중에 좌파(유럽 사민주의 지향)에는 포함될 수는 있다.
아무튼 '종북노빠'라는 표현이 아무리 개소리라도 대상이 불특정하기 때문에 그것으로 변희재를 처벌할 수는 없다. 강용석을 아나운서 집단모독으로 처벌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맥락이다. 그러나 헛소리는 비판의 대상일 수는 있다.
변희재의 문제는 종북이라는 단어를 자기 멋대로 확대적용하는 것이다. 내가 노빠가 좋아서 감싸는 것이 아니고, 변희재식으로 가면 노빠덜 뿐 아니라 누구든 종북으로 몰리지 말란 법이 없다. 그에 의하면 포털사이트 '다음'은 종북포털이고, 윤창중도 '미시USA'라는 종북세력에게 당한 것이다. 변희재나 윤창중류의 방식에 의하면 심지어 전국민의 48%가 종북일 수도 있다.
미시USA측이 변희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는데, 미국법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강용석 사례를 보면 유죄로 결론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그러나 유무죄를 떠나서 변희재의 언동은 비판받아 마땅한 거다.
그렇다면 불특정 다수가 아닌 특정인에 대한 모욕과 팩트왜곡은 어떻게 처리되어야 하나? 당연히 그 피해자가 법에 의지할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해야 한다. 변희재가 이정희라는 특정인을 지목해서 종북이라고 칭한다면, 이정희는 변희재를 고소/고발할 권리가 있다. 이 자체를 부정하면 민주주의의 근간이 무너진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어느 누구도 부당하게 공격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그런 것도 보장이 안되면 뭐하러 민주주의 하나?
특히 국가보안법이 엄존한 한국사회에서 '종북'이라는 공격은 미국에서 '너는 나찌추종자다.'라는 공격과는 차원이 다른 공격이 된다.
작년에 김연아가 연세대 심리학 교수 황상민을 고소한 적이 있는데, 황상민이 김연아의 교생실습 관련해서 팩트를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김연아의 모친을 모욕했으니 당연히 소송대상이었다. 실제로 김연아 측으로 부터 소송을 당하자 사과같지도 않은 사과를 하면서 추하게 징징거린 적이 있는데, 본인이 생각해도 패소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황상민의 수준낮은 대응에도 불구하고 김연아 측이 소송을 취하했는데... 이건 김연아 측이 마음이 넓거나 평소 언론자유에 대한 신념이 있기 때문은 아니다.
당시 김연아 측의 소송취하는 이미지 하락과 광고수입 하락을 염려한 판단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즉 황상민이 용서할 만한 인간이어서가 아니라 소송문제가 자꾸 거론되면 김연아 본인에게 득보다 실이 많았기 때문이다. 사실 그런 걸 요구하는 것 자체가 비정상이지만, 도대체 모욕당한 김연아 개인이 뭔 언론자유라는 거대담론까지 신경써야 하겠나?
유명인이건 아니건 김연아는 표현의 자유를 수호할 책임이 없다. 그건 이정희도 마찬가지이다. 이정희는 종북이라는 세간의 비판으로 부터 자기 개인을 보호할 권리가 있다. 그중에 변희재를 콕 찝어서 소송을 걸던 말던 그건 전적으로 이정희의 자유선택이다. 사실 종북이라는 굴레는 여차하면 반국가적이라는 이유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정희 개인이 왜 그런 불안을 감당해야 하나?
이정희는 유명 정치인이니까 감당해야 한다면 나중에는 그 화살이 무명씨인 우리들에게도 향할 수 있다. 변희재/윤창중류에 의하면 전국민의 48%는 잠재적인 국보법 적용대상일 수 밖에 없다. 국가보안법은 휴화산이지 사화산이 아니다. 경제가 어려워 지면 사회가 혼란스러워 지고, 그러면 빨갱이 사냥의 광풍은 언제든지 재현될 수 있다. 그런 상황이 재현된다면 과연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될 수 있겠나?
이헌 변호사의 이번 종북 판결 관련 칼럼입니다. 저는 이정희에게 종북 주사파라 부른 적이 없기 때문에 판결문 자체가 허위입니다. http://bit.ly/102HHbp ---------------------------------------------------------------------------
변희재(친노종북포털 daum 퇴출) @pyein2 16분
통진당 종북세력의 실체를 처절하게 밝힌 진중권, 이 진중권 말 믿고 통진당 주류를 종북이라 불렀다 손배 맞은 저나, 조선일보, 뉴데일리, 모두 진중권에 구상권 청구 소송 가능합니다. http://bit.ly/180NP9c ---------------------------------------------------------------------------
그놈의 종북놀이도 적당히 해먹어야 ㅋㅋ
글고 '대안제시가 막막한 집단일수록 인신공격적 용어에 더 매달린다.'
이거 공감.
대안이 있으면서도 인신공격하면 멍청한 짓이고, 대게 보면 대안이 없어서 하는 짓 ㅋㅋ
자신있으면 종북이란 이미지 낙인을 수단으로 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
이 자체가 얄팍한 짓임.
종북놀이를 수단으로 주장을, 정권을 옹호해봐라!
뭐가 남을지 두고 보면 알겄지.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