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간의 화제가 되는 일베라는 사이트가 내세우는 것이 소위 '팩트'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그 주장이 그닥 먹히는 것 같지는 않다.
왜냐면 일베의 정체성은 팩트가 아니라 호남혐오와 빨갱이사냥질이기 때문이다. 팩트? 그건 그냥 양념이고. 호남혐오와 빨갱이사냥질에 반하는 팩트가 일베에서 팩트 대접받은 적이 있는가?
일베가 팩트를 중시하기 때문에 자기 편도 사정없이 깐다...?ㅋ 그게 어느 부분인지 잘 봐야 한다. 광주항쟁 때 북한군 개입을 부정한 조갑제를 깐다고 그것이 팩트에 기반한 진영논리극복이 아니다. 오히려 일베야 말로 진영논리의 최전방이다. 그 선명성(?)이 너무 버거워서 조갑제류도 일베를 부담스러워 하는 수준.
호남혐오, 빨갱이사냥질 외에 노무현 비하도 있다. 왜? 일베의 관점에서 보면 호남이냐 노무현이나 다 한편이거덩. 안철수를 비판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일단 '호남의 사위' 운운하면서 호남팔이한 것 부터가 일베 관점에서는 아웃이다.
그래서 일베가 아무리 팩트를 들이대면서 안철수(와 박원순 등)을 까도 먹히지가 않는 거다. 그럼 이게 세상 탓인가 아님 일베 탓인가? 당연히 일베 스스로의 탓이다. 똥하고 된장이 섞였으면 그게 그냥 똥이지 누가 수고스럽게 똥에서 된장을 따로 분리하나? 저거덜 천박한 태도와 진영논리부터 극복하고 팩트를 들이대야. 팩트주의는 진영논리를 극복한 이후에나 유효한 것이다.
사실 일베와 비슷한 실수를 한 부류가 과거 노유빠들이다. 과거 유시민이 바른 말을 싸가지 없게 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노유빠들은 바른 말에 방점을, 반대파들은 싸가지 없음에 방점을 찍었다. 당시 진영논리에 빠진 노유빠들이 유시민의 싸가지 없는 발언들을 합리화 하려고 얼마나 견강부회했던가? 그러나 결론은 싸가지 없는 유시민은 뭘 해도 안되게 되어 있다.
그런데 막말과 싸가지 없음이 통하는 시기가 있다. 그 부류가 소수파가 아닌 다수파의 일부이고 다수파가 위기에 봉착했을 때이다. 우리나라의 한국전쟁 전후와 중국의 문화혁명 시절이 그런데, 물론 이런 시절은 광기와 폭력을 동반한다.
다수파/집권세력이 사회안전과 서민 먹고사니즘 해결에 실패하게 되면 자기 위치를 보전하기 위해 비이성적 수단에 기대고 싶은 유혹을 받게 되어 있다. 앞으로 경제가 더 무너져 내릴 수록 서북청년단/홍위병의 역할이 필요한데 그것은 아마도 일베충들의 몫이 될 듯 하다.
나는 전부터 '앞으로 제2의 서북청년단이 설칠 것'이라고 얘기해 왔다. 현재 상태만 보면 일베충들 말고는 마땅한 대안(?)도 없어 보인다. 그때가 되면 일베충 일부가 팩트 운운하면서 그런 흐름에 반기를 들기도 힘든 분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