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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경찰권을 반대하는 무소불위의 어린이집
미래경영연구소
연구원 김지혜
어린이집이 심상치 않다. 연일 매스컴에 중요 화제로 오르고 있다. 밝혀질수록 더 충격적인 행태가 들어나니, 그동안 이러한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 새삼 놀라울 정도이다. 보육보다 돈이 우선적인 행태에 그야말로 어린이집이 돈벌이 수단인 곳이 속속들이 들어난 것이다. 기업형 어린이집이라고 불리는 일부 어린이집의 경우, 큰 규모만큼 지원받는 많은 돈을 이리저리 횡령하기도 했다. 횡령 내용에는 교사를 허위등록하거나, 강사료․교재비의 가격을 올려 받고서는 차액을 가로채기도 했다. 또한 개인 유흥비를 보육교사 회식비로 기록하거나, 식재료를 푸짐하게 사서 원장 가족들이 어린이집에서 식사를 하기도 했다. 가장 기본적인 아이들의 급식에도 차마 말 못할 엉터리 재료들로 만들어 제공한 사례도 적발되었다. 식자재비 가격을 올려놓고 나중에 업자에게 돈을 돌려받기도 했다. 이 모든 돈이 다 정부 지원금, 즉 국민들의 세금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 국민들은 어린이집이 더 이상 민간이 아니라 다른 교육시설과 같은 국공립으로서 나라의 관리를 받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국공립 어린이집은 민간보다 싼 가격에 더 믿을 수 있다는 의식이 학부모 사이에 퍼져있다. 더 이상 민간에 맡겨서는 제대로 된 보육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게 다 1991년 영유아보육법으로 인해 우선적으로 숫자를 늘리기에 급급했던 행태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이때부터 어린이집 허가가 급속히 늘어, 지금은 자유롭게 팔고 살 수 있는 시장이 된 것이다. 6월 18일자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어린이집 매매 전문 인터넷 사이트에는 많게는 1억의 권리금이 붙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서울 송파구 민간어린이집, 원생 28명, 차량운행 안 해도 됨, 권리금 1억1000만원…
:namespace prefix = o /> 경기도 용인시 아파트 내 가정어린이집, 원생 20명, 권리금 6700만원, 살림 가능…
이렇게 권리금까지 붙어 있으니, 민간에서는 어린이집 운영할 때 본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어린이집 운영과 설립에는 생각보다 간단한 절차가 필요하여 진입장벽이 거의 없다는 특징이 있다. 보육교사 자격증 취득 뒤 일정기간 실무경력을 채우면 누구나 원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일선 보육교사 학원에서는 ‘좀 만 참고 견디면 어린이집 원장이 된다. 어린이집 차리면 가족들이 다 같이 일할 수 있다.’는 식으로 홍보한다고 한다. 아내는 원장, 남편은 운전기사를 하고 그 딸은 보육교사로 일하면서 온가족이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가족끼리 운영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어린이집 운영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힘들어진다.
여기에 보육교사 자격증을 따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고 한다. 3급의 경우 1년 동안 실습 1과목을 포함 12과목을 수강하면 딸 수 있고, 1~2급은 사이버대학과 평생교육원 등의 학점은행제 방식을 이용한다고 한다. 학점은행제의 경우 1년 정도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 되기에 이 방식으로 자격증을 취득하는 사람이 계속적으로 늘고 있다. 여기에 한번 교사가 돼서 2년 실무경력을 쌓으면 어린이집을 개원하는데 아무 장애가 없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단 한 번도 보육교사의 인성과 적성에 대한 테스트나 간단한 면접 등의 절차는 없다. 보육교사들은 3년마다 40시간씩 보수 교육을 받도록 되어 있는데, 이 또한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것이 전부이다.
이렇게 빈틈투성이 어린이집 운영에 정부가 조금 관리하려고 만들어 놓은 것이 정부인증제도이다. 그러나 최근 어린이집 불법 운영 적발에 85%가 우수시설로 인정된 곳으로 나타났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셈이다. 이런 배경에는 정부의 검증에 큰 구멍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평가인증 자체가 의무사항은 아니고 신청시에 평가를 하는데, 사전에 해당 어린이집에 통보하게끔 되어있다. 이러니 통보받은 2주안에 벼락치기로 서류를 작성하고, 이웃 어린이집에 교구를 빌리기도 하는 식으로 완벽한 평가를 받기위해 준비한다는 것이다. 주로 서류로 판단되어진다는 것은 악용하여, 전문적으로 서류 작성을 대행해주는 곳도 있다고 한다. 이런 허술한 평가를 통과하게 되면 3년 동안 그 인증은 유지되고, 정부의 지원금도 더 받게 된다. 이런 평가인증 시설에 불시로 조사했더니 80%가 기준미달에 해당하는 90점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더 강력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학부모들이 주장하는 것이다. 저런 식으로 유명무실한 평가인증체계로는 절대로 지금의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바라보기 힘들다. 원장들의 양심에 보육교사들의 고된 노고와 희생을 무작정 기다릴 것이 아니다. 현장을 통한 제대로 된 지원책과 평가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금번에 원장들의 입김으로 어린이집을 더 강하게 단속․관리 할 수 있는 사법경찰권이 무산되었다. 얼마나 표가 무서웠으면 공동발의 한 몇몇 의원들이 자신의 이름을 빼려고 했을까? 여기에 다른 다수의 국민의 표는 생각하고 계산한 행동인지 궁금하다. 사법경찰권을 지난 5일 재발의를 했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물론 어린이집의 원장들과 보육교사들의 말대로 열악한 환경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 아이들을 보육하기에도 힘든 상황에 이래저래 행정업무에, 근무시간 준수도 힘든 상황에서 정부의 회초리만 든다고 고쳐지는 것이 아니다. 정말 어린아이들이기에 잠시 한눈을 팔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보육교사의 역량에 맞는 정원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차량운전기사나 영양조리사 등을 지원해주어 보육교사가 보육에만 전념할 수 있게, 그리고 좀 더 양질의 급식을 제공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결국 근본적인 변화는 어린이집 교사의 처우개선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니 이러한 정책적인 지원을 해주고 권리가 늘은 만큼 책임을 다 할 수 있게 확실한 관리체계를 잡아야 할 것이다.
어린이집 원장들이 반발하는 사법경찰권은 이미 많은 곳에 활용되어지고 있는 제도이다. 어린이집만 아주 특별히 불평등하게 포함되는 것이 아니다.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5조만 보아도 검사장에 지명에 의해 인정되는 사법경찰관의 수는 많다. 42호나 되는 조문에 교도소, 식품의약품안정청, 환경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많은 부서의 공무원들이 사법경찰관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민간이기 때문에 정부의 심한 관리에 반대한다는 논리는 시장이 제대로 돌아가야만 주장할 수 있는 뻔뻔한 논리가 아닐까? 정부에서는 어린이집의 상황이 근본적이 해결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그에 맞는 사법경찰권과 같은 강력한 제제방법으로 불법을 적발하고 예방해야 할 것이다. 서울시의 한 번만 적발되면 허가가 취소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가 다른 지역에 확산되어, 어린이집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 일부 사람들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어린이집과 관련된 비상식적인 행태를 접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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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