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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어린이집 의무화가 필요하다
미래경영연구소
연구원 김지혜
개인이 일체를 다 책임졌던 육아·보육이 이제 사회적 책임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육아와 보육이 예전처럼 가정에서 하기에는 어렵도록 우리의 사회구조가 그만큼 바뀌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성들의 대학진학률이 증가함과 더불어 사회 곳곳에서 자신의 ‘일’을 가지고 사는 여성들이 늘어났다. 그래서 예전에는 당연히 어머니 몫이라고 생각했던 보육과 육아에 대한 서비스 산업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요새 어린이집에 관한 뉴스를 보면, 안심하고 맡길 수 없는 행태가 파다하게 등장한다. 가장 기본적인 음식부터 시작해서 핵심이 되는 돌봄에 있어서까지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것이 한 개인의 비도덕적인 품성에만 기인한다면 그 개인들을 적발해 처벌을 받는 것이 옳은 대안일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관행적으로 그러려니 했던 어린이집 교사들의 처우와 여성 근로자들을 고용하는 회사들의 무관심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사실 아직도 육아·보육이 가정에서 특히 여성들만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어느 정도는 육아·보육이 여성이 더 책임져야 할 부분이 많다고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적으로 맡아서 하기에는, 직장을 다니는 어머니로서는 매우 힘들고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런데도 가까운 어린이집에 맡기면 직장을 다니는 어머니들이 더 차별을 받고 있는 불편한 현실이 있다. 아무래도 직장을 다니다보면 정해진 시간에 아이를 데리러 올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고, 더 늦은 시간까지 아이를 맡겨야 한다. 인건비 부담이 더 가중되기 싫은 어린이집에서는 직장맘은 기피대상인 것이다. 그래서 직장맘들의 꿈의 시설이라 할 수 있는 직장 어린이집이 꼭 필요한 것이다. 직장어린이집에 대한 만족도는 국공립보다도 높다는 결과도 이를 뒷받침해준다.(2012 전국보육실태조사)
때맞추어 반가운 정부의 정책이 발표되었다. 선호도가 높은 직장어린이집 확대를 위해 관련부처들이 모여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그동안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을 확충하고 여성의 경제활동 지원 및 일과 가정의 양립 활성화에 대한 목표가 있었던 바,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시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지금까지 직장어린이집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등장하며, 구체적으로는 영유아보육법에 따르고 있다. 이에 따르면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여야 하는 사업장은,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 또는 상시근로자 5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이다. 단독 설치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공동 설치 또는 위탁계약으로 민간 어린이집에 운영을 맡길 수도 있다. 이렇게 대체를 하는 경우까지 포함하더라도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지 않은 곳이 25%나 된다. 그나마 설치한 곳도 대체수단을 이용한 곳이 절반가량이다. (설치 39%, 대체수단 35%)
그렇다면 직장어린이집 설치 대상 사업대상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게 될 경우 어떻게 될까? 애석하게도 지금의 법체계에서는 별다른 제제방법이 없다. 그냥 미이행 사업장 명단 공표라는 굉장히 형식적인, 그러면서도 효과는 미미한 제제방법이 있을 뿐이다. 이 경우에도 명단 공표 제외 사유라는 것이 있어 일정부분은 발표마저 되지 않는다. 지금도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는 이러한 미이행 사업자에 대한 명단이 공표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사업장에서 설치하지 않고 버텨도 달리 쓸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공표된 목록도 보면 의외로(?) 공기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기업들과 대학시설 등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게다가 대부분 사유는 보육수요 부족이라고 밝혀놓았는데, 보육대상 영유아수가 500명이 넘는 곳도 보육수요 부족이라고 하니 우습기까지 하다. 이런데도 광고에서 가족친화 기업이라고 기업이미지를 높이려고 애쓰고 있는 현실이다.
그렇기에 이번에 정부에서 직장어린이집 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민간에게 맡겨만 두기에는 지금 제도의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 방안은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직장어린이집 설치 요건 완화 및 지원이고 두 번째는 명단 공표제도의 강화, 마지막으로는 직장어린이집 대체수단의 정비이다.
1. 직장어린이집 설치 요건 완화 및 지원 강화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지 않은 사업장들의 사유 중 눈에 띄는 것 중에 하나가 장소미확보, 예산 부족이다. 직장어린이집은 그 성격상 민간 어린이집보다 운영시간이 길어야 하고, 따라서 그에 따른 인건비 및 운영비가 많이 들어간다. 또한 법적으로 보육 정원 50인이 넘으면 놀이터 설치가 의무화 되어있는데, 사실상 건물만 이루어진 곳에서 일정규모의 옥외 놀이터를 세우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일부 직장어린이집에서는 보육 정원 50인이 넘지 않도록 49명까지만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 밖에도 평균 설치비용은 5억 9천만원인데 설치비 지원은 최대 2억원이었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용적률 규제 완화, 설치 기준(옥외·실내·대체놀이터 선택 가능) 완화 방안을 마련했다. 특히 직장어린이집이 더 부담스러운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설치와 유지비용을 인상시키고, 산업단지형(물류단지, 테크노 파크 등)에는 공동직장어린이집을 90%까지 지원해준다. 여기에 군대도 포함시켜 도시의 민간어린이집을 이용하기 힘든 군부대에도 복지의 손길이 닿게 되었다.
2. 명단 공표제도 강화
제제수단으로서의 역할을 더 강화시키기 위해 5개 이상 일간지에 게제를 하고 모범사업장에 표창을 하는 등의 방안이 만들어졌다. 또 공공기관의 경우에는 기관평가에도 반영되고, 민간기업은 가족친화기업 인증시에 가점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3. 대체수단의 정비
그동안 민간 어린이집에 위탁계약을 할 경우에는 회사는 근로자에게 일정 액수의 보육수당을 지급해야 했다. 그러나 무상보육이 확대 시행됨에 따라 이 조항의 의미가 없어져버리고 말았다. 또한 말만 대체수단이지 실질적으로 직장어린이집 설치의 장점들을 살리기 힘든 위탁계약은 회피수단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래서 2017년에 폐지하는 방안으로 대체수단을 정비한다.
바뀌는 내용들을 통해 좀 더 직장어린이집 설치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가 정한 목표인 70%를 넘으려면 그에 맞는 제제수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명단 공표제도의 강화로 유도하는 것도 좋지만 그동안 기업들이 진실로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직장어린이집을 기피했었는지 그 이면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단순히 예산이 없어서 하지 못했다면 앞으로의 운영비 지원이 끊길 시 사업장에서 직장어린이집을 유지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워킹맘들만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일하는 아버지들에게도 복지가 될 직장어린이집의 확대를 위해 더 과감한 ‘강제성’이 필요한 때이다. :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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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