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가 부에 기반한 차별적 과태료를 도입하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런 방식이 자본주의에 위배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오는 얘기가 소득세를 납부하고 난 세후소득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차별하면 안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런 주장과 유사한 것이 바로 '유사이래 처음부터 자본주의였고, 앞으로도 자본주의 외에 다른 것은 없다.'는 주장이다. 왕도 자본가라는 주장이나 벌금납부도 상품구매라는 주장이나 도찐개찐이다.
결국 공통점은 '자본주의'다. 두 주장을 고수하는 부류가 처음엔 싸울 지라도 나중에는 결국 '자본주의 사수'라는 한 길에서 만나게 되어 있다. 소위 '이데아적 미의식'을 통해서 미학적(?)으로는 더 빨리 뭉칠 수도 있겠다. ㅋ
유감스럽게 이데아 따위는 없다. 당연히 자본주의 이데아도 없다. 그래서 어떤 특정 제도가 자본주의에 맞고 안맞고 운운하는 그 자체가 근냥 개소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체제나 특정제도나 고정불변의 원칙이 아니라 그냥 공동체 사이에서 필요에 의해 합의된 약속에 불과하다. 당연히 상황에 따라 그 약속은 다양하게 변형이 가능하다. 애시당초 이데아 따위가 없으니까 변형이란 표현도 좀 어색하고 변화가 맞으려나?
체제나 제도를 뭔 신주단지 떠받들 듯, 이데아를 지향하듯 하면 나중에 그 체제나 제도가 제대로 작동을 안 할 때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폭력적 원리주의자로 변질된다.
피타고라스 학파가 정수론에 갖혀서 '루트 2'를 발견한 동료를 살해하거나, 역사적으로 특정종교/체제/인물에 대한 광신도들이 폭력적인 모습을 표출하는 것이 특정한 절대가치에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자본주의 이데아에 갖히면 모든 거래는 이익이란 착각 속에 빠지게 된다. (범죄와 처벌의 관계조차도) 그리고 의도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자본가와 부유층에 유리한 주장을 떠들어 댄다. 행동으로 까정 발전하면 그거이 바로 서북청년단이다.
처벌이란 것이 범죄의 댓가를 지불케 하는 것과 동시에 범죄의 발생을 억제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어느 한쪽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처벌이 범죄의 댓가로서 하찮은 경우 재발을 억제하는 기능 역시 무력화될 수도 있다. 그래서 벌금 같은 금전적 처벌의 경우 빈부격차에 따라서 차등적용하자는 주장은 자연스럽게 거론될 수 있는 것인데, 이런 논의 자체에 뭔 '자본주의'를 동원해서 반대하는 인간들이 튀어 나온다.
자본주의 원칙에 위배되니 안된다는 거다. 자본주의 광신도 중에서도 중증에 해당하는 경우가 그렇다. 이렇다 보니 벌금이면 될 가벼운 잘못도 모두 몸으로 때우게 하자는 웃지 못할 주장까정 나온다. 자본주의 광신도들에게 벌금도 상품구매니까 벌금에 차등을 두는 건 도저히 용납이 안되거덩.ㅋ
이런 광신도들이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찬성하려나? 부에 따라 벌금이 차등적용되는 것을 반대하면 계급이 높을수록 더 높은 윤리적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주장 역시 납득할 수 없을낀데.....?ㅋ
누진세가 바람직한 조세방식임에도 불구하고 잘해봐야 빈부격차가 벌어지는 속도를 약간 줄일 뿐. 빈부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을 막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첫째는 먹고사는데 들어가는 필수비용 때문.
경제학적 표현 방식으로는 '빈자의 소비성향이 부자의 소비성향보다 크다.'
빈자가 더 사치스럽다는 얘기가 아니라 소득대비 필수지출비용의 비율이 더 높다.
둘째는 회계적 비용처리로 누진세제 자체를 무력화 시킨다.
세째는 부 자체가 권력이 되고 더 많은 소득기회를 발생시킨다.
결국 실질적인 빈부격차 해소는 소득세 구간을 통과한 이후에 결과적으로 형성된 자산부분을 건드려야 가능한 것이다.
빈부격차란 그 정의부터 결국 자산격차이지 소득격차가 아니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